대만 대륙탈출자 귀환놓고 여론 가열 23년전 중국으로 도망한 엘리트 장교의 귀환 문제를 놓고 대만 사회가 요동치고 있다. 주인공은 지난 29년 최일선 진먼(金門) 방위사령부 중대장으로 근무중 대륙으로 넘어간 린이푸(林毅夫 51). 현재 베이징대 교수인 린이 최근 사망한 아버지의 장례식 참석을 이유로 일시 귀향을 강력히 희망한데 대해 이의 허용 여부를 둘러싸고 현지 여론이 들끓고 있다. 행정원은 지난달 31일 린의 귀향을 허락한다고 발표하는 한편 그를 탈주병으로서 조사할 방침을 명확히 했다. 이에 대해 여론은 인도적 관점에서 처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있는가 하면 '적진'으로 도망친 당시의 엘리트 장교를 엄히 처벌해야 한다는 주장도 만만치 않은 실정이다. 린은 명문 대만대 1학년에 재학중 육군사관학교로 전학, 군인의 길을 걸게 됐지만 79년 5월 주둔지인 진먼다오에서 심야에 헤엄을 쳐서 대안의 본토로 넘어갔다. 이후 그는 '린정이'(林正義)로 개명한 뒤 베이징대에 진학했으며 미국 유학을 거쳐 현재 베이징대 중국경제연구센터 주임을 맡고 있다. 주룽지(朱鎔基) 총리의 핵심 브레인으로도 널리 알려진 린은 통일전선기구인 전국정치협상회의 위원이기도 하다. 본토로 탈출한 동기는 명확하지 않으나 당시 중-대만간 격렬한 정치-군사적 대결을 벌이고 있던 만큼 현역 장교의 도주는 대만에 적잖은 충격을 주었다. 그의 아버지는 5월에 사망했으며 장례식은 4일 고향인 이란(宜蘭)현에서 열릴 예정이다. 행정원 대륙위원회의 천밍퉁(陳明通) 부주임위원은 "인도적인 문제로 생각해 대만 입국을 승인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기자회견에 동석한 국방부 류진안(劉錦安) 군법국장은 린 본인을 직접 신문할 방침을 확인했다. 탈출 당시 군형법에 따르면 린은 탈영죄와 적진탈출죄 등으로 사형을 포함한 중형 선고가 불가피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권'과 '민주'를 내걸고 있는 천수이볜(陳水扁) 정부이지만 국기를 뒤흔든 사건이었던 만큼 국방부는 장병의 사기와 기율상 그대로 지나칠 수 없는 입장이다. 행정원이 발행한 허가장은 3일까지 린이 대만에 입국하도록 시한을 정하고 있다. 린은 5월31일 밤 베이징에서 "시대 역사 그리고 나 자신의 비극이다"라며 귀향에 대한 흉중을 털어 놓으면서 어떤 불이익도 감수하고 대만으로 갈 생각임을 밝혔다. 군검찰 당국은 린이 귀환하면 우선 신원에 관한 확인 조사를 벌일 방침인데 구체적인 처리는 추후 결정할 것이라고 천명하고 있다. 과연 '과거의 탈주병'을 처벌할지 아니면 '인도적인 관점'에서 장례식후 다시 중국으로 보낼지 최근 양안간 흐르는 난기류와 관련 그 귀추가 주목된다.

▶ 2002/06/02 14: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