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상하이幇-공청단派 권력암투 치열
오는 11월8일 개최되는 중국공산당 제16차 당대회를 앞두고 최고 지도부 인선을 둘러싼 당내 물밑 암투가 격화하고 있다.
군부와 상하이방 등은 장쩌민(江澤民) 총서기의 유임을 지지한다고 공공연히 목소를 높이고 있는 반면 칭화대와 공청단 출신 간부들은 후진타오(胡錦濤) 국가부주석에 의한 세대교체를 주장, 분열상을 노출하고 있다.
사영 기업인의 입당 문제에 반발하는 정통 좌파도 후 부주석을 전면 지지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번 당대회의 최대 초점은 당총서기 국가주석 중앙군사위주석의 당-정-군 최고 포스트를 독점해온 장쩌민이 과연 완전퇴진(全退)할 것인지 아니면 일부 유임(半退)할 것인지에 쏠리고 있다.
국가주석직은 내년 봄 임기 만료와 함께 3선금지 조항에 해당되기 때문에 사임이 기정사실로 굳어지고 있다.
문제는 총서기와 중앙군사위 주석직책의 퇴진 여부인데 이에 대해선 엇갈린관측이 나오고 있다.
홍콩의 중국문제 유력 시사월간지 개방(開放) 9월호에 따르면 지난 8월 지도부 인사를 논의하기 위해 열린 베이다이허(北戴河) 회의에선 장 총서기의 유임이 제안됐다.
하지만 정치국 상무위원 7명 가운데 주룽지(朱鎔基) 총리와 리루이환(李瑞環) 정협주석, 웨이젠싱(尉健行) 중앙기율검사위 서기, 후진타오 부주석이 반대 의사를 표명했다.
리펑(李鵬) 전인대 위원장은 자신의 유임을 조건으로 지지를 나타냈으며 리란칭(李嵐淸) 부총리는 애매한 태도로 일관하다가 결국 찬성했다.
인사 문제에 대한 당내 의견통일이 난항을 겪으면서 예년보다 일정이 4일이나 길어진 베이다이허 회의는 비공개의 정치국원 예비선거까지 실시됐다.
장 총서기의 측근인사들인 상하이방 출신 7명의 득표수는 총투표수의 절반 이하를 기록하는 참패를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심복인 쩡칭훙(曾慶紅) 당조직부장 경우 현재의 정치국 후보위원에서 정치 상무위원으로 2계급 승진에 대한 반발이 예상으로 강한 사실이 확인됐다.
정치국원 예비선거에는 3백50명이 참가했다. 샤먼(厦門) 밀수사건 연루 의혹을 받아온 자칭린(賈慶林) 베이징 당서기가 불과 90여표, 리톄잉(李鐵映) 사회과학원장은 1백여표를 각각 얻었고 왕자오궈(王兆國) 통일전선 공작부장과 황쥐(黃菊) 상하이 당서기, 리창춘(李長春) 광둥성 당서기도 1백30표 정도에 그쳤다.
천즈리(陳至立) 교육부장은 1백42표, 쩡 조직부장은 1백502표로 모두 과반수 득표에 실패했다.
반면 예비선거의 최고 득표는 의외로 2백90여표를 획득한 원자바오(溫家寶) 부총리가 차지했고 다른 非상하이방 인사들도 2백표에서 20백30표를 얻어 장쩌민 측근들과 확연한 차이를 보였다.
현재 당내는 군주류파와 상하이방을 중심으로 하는 유임파(勸留派)와 당간부를 양성하는 공청단과 칭화대학 출신자를 주축으로 하는 퇴진파(勸進派)로 갈려 있다.
당대회 이후에도 계속 권력을 유지하려는 유임파에 대해 퇴진파는 세대교체를 명분으로 그간 착실히 세력을 확대해 왔다. 후 부주석의 출신지인 안후이성과 상하이 등 지방간부들의 참여가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군부 소장파의 지지도 높아지고 있다.
또한 완리(萬里) 쑹핑(宋平) 등 원로가 당지도부의 연경화를 이유로 후진타오 진영에 가세하고 있는 것은 물론 덩리췬(鄧力群)를 비롯한 골수 좌파세력도 합류할 기세를 나타내고 있다.
정통 좌파세력은 그동안 만언서 등을 통해 장쩌민을 '종신제 폐지'에 역행하는 '수정주의자'로 비판하고 그의 전면 퇴진을 요구하면서 '후 부주석이야말로 공산주의의 본질을 변질시키지 않은채 유지할 수 있다'고 주장해 왔다.
하지만 이들 좌파가 후 부주석을 중국공산당과 사회주의의 마지막 구세주라는 식으로 과도한 기대감을 보이는 것은 그의 이미지를 퇴색시키는 '역풍'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
최고명문 칭화대학 출신으로 공청단파의 대표주자인 후진타오는 좌파에 가까운 원로 쑹핑의 눈에 들면서 고속출세의 길을 달려 왔다.
쑹핑은 보수파의 좌장이던 천윈(陳雲)의 정치적 후계자로서 좌파 세력에서 '정통 사회주의와 중국공산당을 다시 부흥시킬 능력이 있다'는 기대감을 한몸에 받아왔다.
앞으로 좌파 세력이 의도적으로 후 부주석에 대한 선호 자세를 노골화할 경우 전당적인 지지를 받기 시작한 최근의 정치 흐름이 급전환, 장쩌민의 총서기와 군사위 주석 유임으로 방향이 틀어질 가능성도 없지 않다.
이는 후 부주석의 최대 라이벌로 개혁파 성향을 보여온 쩡칭훙에 대한 지지도 상승으로 연결될 수도 있는 만큼 앞으로 당대회 개막 1개월간 각파벌의 숨막히는 수면하 각축전이 더욱 가열될 전망이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