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大특집]후진타오체제 권력인계 초점 8일 개막한 중국 공산당 제16차 당대회는 지난 13년간 집권해온 장쩌민(江澤民) 총서기를 핵심으로 하는 3세대 지도부의 퇴진이 최대의 초점이라고 할 수 있다. 3세대의 권력이양으로 후진타오(胡錦濤) 국가부주석을 비롯한 60세 전후의 4세대가 지도부의 중핵을 점유하게 된다. 당대회는 5년마다 개최돼 당의 지도체제와 기본방침을 결정하는 최대의 정치행사이다. 중국 헌법에 공산당이 국가를 지도한다고 명시돼 있는 만큼 사실상 당대회는 국가의 최고의사 결정기관이다. 통상 당대회는 약 2백명의 중앙위원 등을 선출하며 이들이 바로 제1차 중앙위 전체회의(1중전회)를 열어 최고지도부인 정치국원과 정치상무위원을 뽑게 된다. 주목되는정치상무위원 인사에선 총서기 취임이 확정된 후 부주석 외에 차기 총리로 내정된 원자바오(溫家寶) 부총리, 장 총서기의 최측근 쩡칭훙(曾慶紅) 前당조직부장이 주도적 역할을 맡을 것으로 점쳐진다. 말하자면 장 총서기를 주축으로 한 3세대 지도부에서 후-쩡-원의 4세대 '트로이카' 체제로 이행할 것이란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장 총서기는 개막일 정치공작 보고를 통해 자신의 '3개 대표'론을 당장에 삽입할 것을 제안했다. 동론은 '노동자 계급의 전위'인 공산당이 '중화민족의 전위'로서 자본가인 사영 기업인을 포함한 광범위안 인민의 근본이익을 대표하도록 해야한다는게 주된 골자이다. '3개 대표'론은 소련체제의 붕괴가 현실 사회의 변화에 대응하는 유연한 이론 구축에 실패했기 때문이라는 인식을 기초로 한다. 또한 당간부에 배금주의와 향락주의가 만연하고 오직과 부패가 팽배하는 상황 속에서 당간부의 기강숙정을 강화, 당의 구심력을 회복하려는 목적을 갖고 있다. 하지만 장 총서기의 계산은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3개 대표'론이 마르크스-레닌 주의, 마오쩌둥 사상, 덩샤오핑 이론에 이어 4번째 '행동지침'으로 자리매김될 경우 장쩌민은 향후 정치와 정책에 관한 '유권해석권'을 손에 넣게되는 셈이다. 당연히 은퇴한 뒤에도 그는 '이론적인 또는 정신적 지도자'로서 강력한 정치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게 된다. 장쩌민에 의한 '수렴청정'이 가능해지는 것이다. 물론 '수렴청정'의 요체는 인사에 있다. 때문에 장쩌민은 당 최고기관인 정치국 상무위에 과반수를 자신의 인맥으로 채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당대회를 통해 총서기 자리를 후진타오에게 물려주는 장쩌민은 내년 봄 소집되는 전인대에선 국가원수인 국가주석 포스트도 넘겨준다. 다만 군권 장악이야말로 '수렴청정'의 최후 보루인 점에서 장 총서기가 중앙군사위 주석을 이양할지 여부는 비록 퇴진설이 대세를 이루고 있으나 막판까지 사태의 추이를 지켜보아야 할 대목이다. 혁명 1세대와 2세대는 각각 마오쩌둥과 덩샤오핑이라는 강력한 카스리마를 지닌 지도자를 두고 있었다. 제3 세대 지도부는 애초에는 카리스마를 결여한 집단 지도체제로 출범했지만 군부 회유에 성공한 장쩌민이 이를 배경으로 자신의 정치기반을 확고히 했다. 장쩌민은 권력이양후에도 정치적 영향력을 당분간 유지할 것이 틀림없기 때문에 후진타오를 중심으로 한 제4 세대 지도부로선 자신의 권력기반을 다져 홀로서기에 이르기까지 상당시간을 기다려야 할 전망이다.

▶ 2002/11/08 20: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