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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진당정부 농어민 시위로 최대 정치위기
막대한 부실채권을 안고 있는 대만 농-어회의 신용부문 개혁에 대한 농어민의 집단 반발로 천수이볜(陳水扁) 정부가 최대위기에 직면하고 있다.
대만 각지에서 모여든 농어민 약 10만명(주최자 12만이상)이 23일 타이베이에 집결해 사상 최대규모의 거두 시위를 전개했다.
이에 따라 사태의 악화에 대한 책임을 지고 유시쿤(游錫坤) 행정원장을 필두로 린신이(林信義) 부원장겸 경제건설위 주임, 관련 개혁안을 만든 리융싼(李庸三) 재정부장, 농업위 주임 등 3명의 각료가 천 총통에 잇따라 사표를 제출해 국정불안 기미를 보이고 있다.
천 총통은 유 행정원장의 사의를 만류하는 등 진화에 나섰지만 지난 2월 직계 인물들을 대거 기용해 출범시킨 유시쿤 내각의 동요로 위기를 맞고 있다.
행정원은 지난 8월 전국에 3백개를 넘는 농-어회의 신용부문 가운데 부실채권 비율이 높은 곳의 업무정지를 골자로 하는 금융 개혁안을 마련했다.
이에 대해 세계무역기구(WTO) 가입으로 외국산 농산물과 치열한 경쟁을 벌인 결과 가격 하락에 시달려온 농민들은 금융개혁이 단행될 경우 앞으로 대출을 받기가 어려워질 것을 우려, 강력히 반발하고 나섰다.
농민들은 정부의 개혁안이 '농-어회를 소멸시키려는 음모'라고 비난해 왔으며 23일 시위에선 '농업이 망하면 나라도 망한다'는 등의 플래카드를 들고 가두행진을 벌이기도 했다.
때문에 정부측도 시위전에 개혁안의 시행 보류를 결정하는 한편 천 총통이 직접 해명에 나서는 등 시위 저지에 노력을 기울였지만 수포로 돌아갔다.
천 총통의 지지율도 19일 현지 신문의 여론조사 결과 취임후 최저수준인 36%까지 떨어졌다.
이번 시위에는 천 총통의 지지기반인 중-남부의 농-어민이 대거 참가해 정부에 대한 높은 불만을 확인시켜 2004년 차기 총통선거에서 재선을 노리는 그를 압박하고 있다.
농어민의 시위를 민진당 정부의 약체화를 위한 정치적 호재로 활용하려는 최대야당 국민당의 롄잔(連戰) 주석과 제2 야당 친민당의 쑹추위(宋楚瑜) 주석은 현장에 달려와 시위대를 격려, 이번 사태가 여야간 정쟁으로까지 비화할 조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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