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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고궁박물원 분관 신설에 찬반 양론
대만에서 최근 역대 황제의 수장품 약 65만점을 보관하는 세계 굴지의 고궁박물원(故宮博物院)의 분원 설치 문제를 놓고 격렬한 논란을 빚고 있다.
천수이볜(陳水扁) 정부는 지방에 신설할 분원을 통해 중국 문물은 물론 아시아 각국의 예술품도 전시할 계획이다.
하지만 타국의 문물을 전시할 경우 분원에 고궁(故宮)이라는 명칭을 사용해선 안된다는 반발이 높아지고 있다.
고궁박물원의 두정성(杜正勝) 원장은 지난 3일 기자회견을 열고 최초의 분원을 대만섬 남서부 자이(嘉義)현에 설치한다고 발표했다. 자의현은 2005년 개통하는 고속철도의 역사가 건설돼 교통편히 한결 좋아지게 된다.
분원 1기공사의 건설비는 24억 대만달러(약 960억원)이며 2008년 개관을 목표로 하고 있다. 여기에는 전시 면적이 비좁은 고궁박물관에서 좀처럼 공대 기회가 적었던 서화 도예품 장식품 등이 전시된다.
두 원장은 분원이 고궁을 단순히 따로 옮겨 놓는 수준이 아니라 대만 고유문화를 소개하는 '아시아 박물관' 형태로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대만과 대륙은 서로 다른 독특한 문화전통을 지니고 있다'고 주장하는 천 총통의 '본성화'(대만자립화) 노선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고궁박물원 자체에 대해서도 2000년 5월 정권 교체후 여당 민진당 내부에선 '같은 명칭의 박물관이 베이징에도 있어 혼동된다. 명칭을 포모사 박물원으로 변경하자'는 의견도 나왔다.
'포모사'는 아름다운 섬이라는 의미의 포르투갈어로 대만섬의 역사적 호칭이다. 대만 독립을 지향하는 사람들이 여전히 즐겨 사용하고 있다.
이 같은 명칭 변경은 결국 보류됐지만 이번에 발표된 분원의 전시 방침은 당내 여론을 충실히 따른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여기에 대륙 출신을 중심으로 맹렬한 반대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중국 후난성 출신으로 국민당 요직을 역임한 친샤오이(秦孝儀 81) 前고궁박물원장은 "수장품은 중화민국 정부가 청조 조정에서 인수받은 것으로 송대부터 면면히 이어져온 보물을 그대로 후대에 인계해야 하기 때문에 분원 설치는 필요없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분원 설치를 통해 민진당 정부가 '탈중국화'의 공세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경계, 반대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분원 설치는 천수이볜 정부의 경제진흥책 '도전 2008년' 사업에 포함된 점에서 내년 3월 총통선거에서 재선을 노리는 천 총통의 선거대책이라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대만 고궁박물원의 수장품은 장제스(蔣介石) 총통이 이끌던 국만당 정부가 중일전쟁의 전화에서 보호하기 위해 베이징 고궁박물원에서 반출한 것으로 난징 쓰촨성을 거쳐 최종적으로 타이베이로 수송됐다.
2차대전후 베이징과 타이베이에 별도로 세워진 고궁박물원은 중-대 분단의 상징으로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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