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진타오 지방부터 정치기반 확대 지난해 11월 제16차 당대회 폐막후 지방 성-시 지도부의 인사개편을 통한 세대교체가 잇따르고 있다. 이런 과정에서 특기할 만한 것은 제4 세대의 핵심인 후진타오(胡錦濤) 당총서기의 최대 정치기반인 공산주의청년단(共靑團) 출신들의 약진이 두드러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제3 세대 지도부의 중추인 장쩌민(江澤民) 국가주석의 '반퇴'(半退)로 인해 권력이양이 제한적이던 후진타오 체제가 지방부터 서서히 기반을 다지기 시작한 것으로 분석하는 견해가 적지 않다. 지난 19일 선출된 베이징의 멍쉐눙(孟學農) 신임 시장은 기자회견을 통해 "내 정치활동의 기초는 공청단에서 배양됐다"고 밝히면서 자동차공장에 근무할 당시 공청단 간부를 지낸 경험을 떠올려 눈길을 모았다. 6000만명 이상의 입당 후보군을 보유한 공청단은 중국공산당을 지탱하는 기둥 가운데 하나로 후 총서기는 80년대 공청단 제1서기를 역임한 바 있다. 당대회후 전국의 직할시와 성, 자치구에서 이뤄지는 지방 지도부 인사에서 공청단 출신의 40-50대 신진들이 대거 기용되고 있다. 중국 최대의 9200여만 인구를 가진 허난성 당서기에는 후 총서기와 마찬가지로 공청단 제1서기를 지낸 리커창(李克强) 성장이 발탁됐다. 사영기업의 활동이 눈에 띠는 장쑤성 당서기에도 공청단 서기였던 리위안차오(李源潮) 난징시 서기가 발탁됐다. 20일 선출된 황화화(黃華華 56) 광둥성장은 80년대 공청단 성위 서기와 당조서기로 활동한 바 있고 멍 베이징 시장도 공청단 베이징시 부서기로 일한 바 있다. 지난 15일 취임한 자오러지(趙樂際) 칭하이성장 경우 성상업청 공청단 서기 출신이다. 공청단 출신의 공통점은 고학력자란 점이다. 리 허난성장은 베이징대 법학과를 졸업했고 리 장쑤성장도 같은 대학 경영관리학 석사이다. 조만간 상하이 시장에 부임할 예정인 한정(韓正 48) 상무 부시장은 MBA(경영학석사) 학위를 소지하고 있다. 후 총서기를 비롯한 4세대 지도부에는 이공계 출신이 압도적이지만 지방 간부에는 문과 출신이 다수 포진하고 있다. 중국에선 개혁-개방 정책의 심화에 따라 간부에 전문지식을 요구하는 추세로 고학력자에 대한 우대가 두드러지고 있다. 다롄시는 대학 학장을 지낸 인물이 시장에 기용됐으며 베이징에선 베이징대를 졸업한 35세의 새파란 부시장도 탄생했다. 오는 3월 개막하는 전인인민대표대회(전인대)에서도 고학력의 젊은 간부들이 대거 각료급 요직에 박탈될 전망인데 이들 대부분이 공청단을 거친 인물이어서 '공청단파'의 정점인 후진타오 총서기에 정치적 힘을 실어줄 것이 틀림없다. 공청단의 책임자인 제1서기는 중앙위원이 겸임하는 성-부급(장관) 요직으로 공청단의 간부 출신들은 단을 떠난 뒤에도 서로 연락을 주고받는 등 결속력이 강한 것으로 정평이 나있다. 역대 제1서기에는 작고한 후야오방(胡耀邦) 前총서기, 후치리(胡啓立) 前정치상무위원을 비롯해 왕자오궈(王兆國) 정치국원도 후 총서기에 앞서 제1서기를 거쳤다. 후 총서기의 후힘으론 쑹더푸(宋德福 56) 푸젠성 당서기가 유명하다. 공청단의 관련단체에는 청년단체의 총본산인 중화전국청년연합회(全靑聯), 대학 학생회를 묶은 '중화전국학생연합회', 중학생 이하의 '중국소년선봉대'등이 있는데 이곳을 거친 모두가 '범공청단파'에 속하는 셈이다.

▶ 2003/01/20 22: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