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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진타오 서서히 독자행보 시작
중국 제4 세대 지도부인 후진타오(胡錦濤) 체제가 출범 2개월을 맞으면서 서서히 홀로서기를 겨냥한 행보를 내딛기 시작했다.
군사위 주석을 유임해 현재로선 '반퇴'(半退) 상태에 있는 장쩌민(江澤民) 국가주석의 위세에 눌려 공식 석상에 조차 자주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후 당총서기가 조심스럽게 제목소리를 내고 있다.
지난 4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헌법 공포 20주년 기념식에 참석한 후 총서기는 "누구라도 헌법과 법률을 초월할 수는 없다"고 헌법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또한 그는 사유재산과 시장경제에 대해서도 헌법에 따른 법적보장을 해야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지난 49년 공산정권 수립이래 50여년간 법치라는 명목하에 실제로는 인치국가(人治國家)에서 헤어나지 못한 정치 특성을 겨냥, 헌법 회귀를 통해 정치개혁의 돌파구를 마련하겠다는 의도가 엿보였다.
때문에 후진타오의 이날 연설은 새로운 지도부에 거는 기대감에서 3000여 참가자로부터 9차례나 열렬한 박수 세례를 받았다.
이런 이유에서 인지 장 주석의 상하이방이 다수를 차지한 정치국 상무위에서는 후의 발언에 우려를 나타내는 목소리가 제기되는 등 일찍부터 견제 움직임도 감지되고 있다.
후진타오가 독자색을 내는 것과 관련 중국 내부사정에 정통한 홍콩의 시사 월간지 개방(開放) 1월호는 주목할만한 소식을 전하고 있다.
개방은 작년 11월 제16차 당대회 폐막후 중남해의 권력 핵심이 장짜민과 후진타오로 2극화, 당중앙이 분열 양상을 보이고 있다고 폭로하고 있다.
때문에 내부에선 사실상 권력 투쟁이 전개되고 있으며 군과 인민일보, 상하이방이 장 주석을 계속 최고 지도자로 부각시키고 있는 반면 지방 간부와 리루이환(李瑞環) 정협 주석, 좌파 세력 등은 후 총서기를 옹립해 대항하고 있는 국면이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장 주석의 최측근이자 상하이방의 대표인 쩡칭훙(曾慶紅) 정치상무위원은 자파 인사들을 국무원의 주요 포스트에 잇따라 기용하는 등 선수를 치고 있다.
쩡칭훙은 후진타오와 직접적인 마찰을 피할 목적에서 표면상 협력 자세를 취하고 있지만 정치 기반을 확대하기 위한 포석을 치밀히 진행시키고 있다는 지적이다.
상대적으로 불리한 형세에 있던 후진타오는 당대회 폐막후 이뤄지는 지방 수뇌부 교체 과정에서 자신의 최대 정치 자산인 공청단(共靑團) 출신의 40-50대를 대거 발탁하면서 균형을 맞춰가고 있다.
후 총서기가 이달 들어 공식 석상에 자주 모습을 비치고 자신의 목소리를 내는데는 차기 5세대 지도부의 주축 세력인 이들의 지지가 절대적인 배경으로 작용하고 있다.
중국에도 '자리가 힘을 갖게 한다'는 말이 있는 만큼 오는 3월 전인대에서 국가주석까지 인계받아 당-정-군 3권 가운데 당과 정부를 장악하는 후진타오의 홀로서기는 가속화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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