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台 쑹메이링 사망으로 정체성 논란
내년 3월의 차기 총통선거를 겨냥한 대만 여야당이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다.
그 중심에 있는 것이 대만의 정체성(아이덴티티) 논쟁으로 지난 23일 장제스(蔣介石) 전총통 미망인인 쑹메이링(宋美齡) 여사의 사망을 계기로 더욱 격화되고 있다.
천수이볜(陳水扁) 총통은 31일 중미 파나마를 공식 방문하기 위해 출발한다. 가는 길에 뉴욕에 기착할 예정이나 부시 행정부는 중국을 의식해 통과체체중 활동을 대폭 제한했다. 국민투표의 실시, 신헌법 제정 등 중국을 자극하는 발언을 계속해온 천 총통에 대한 미국측의 반발이 작용한 탓이다.
때문에 이번 경우 조용한 외유로 그칠 것으로 점쳐졌다. 하지만 쑹 여사가 별세하자 천 총통은 바로 뉴욕의 빈소를 찾겠다고 발표했다. 전세계 언론매체의 주목을 받을 수 있는 호기라는 계산이 배경에 자리잡고 있다.
이에 대해 장례 준비차 26일 뉴욕에 도착한 장제스의 손자며느리 장팡즈이(蔣方智怡)는 "중화민국의 국명을 인정하지 않는다면 유족으로선 조문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다.
결국 천 총통의 조문은 결정됐으나 최대야당 국민당의 당원인 장팡즈이의 발언에는 '대만독립'을 지향하는 천 총통측에 의한 정치적 이용을 경계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천 총통은 25일 가오슝의 '국민투표를 통한 신헌법 제정' 요구시위에서 중국과 대만을 별개의 국가로 하는 '1국1변'으로 재차 표현하면서 "중화민국 헌법은 시대에 맞지 않는 혼란상태에 있어 국민투표를 거친 새헌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2006년 신헌법에 관한 협의를 갖고 2007년 5월에 초안을 공포하며 2008년 5월 시행한다'는 개헌일정까지 제시했다. 뤼수롄(呂秀蓮) 부총통도 쑤 여사의 사망을 '장쑹(蔣宋) 왕조의 종언'으로 자리매김하고 '신헌법에 의한 새로운 국가의 건설'을 촉구하는 등 거들었다.
천 총통의 노림수는 장제스 부부가 구축한 '중화민국'의 기반을 철저히 변혁시키는 것이다. 추이런(邱義仁) 총통부 비서장은 앞서 "중화민국이라는 국호는 변경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으나 중국의 대만사무판공실 대변인은 29일 "국민투표의 목적은 대만독립이다"라며 천 총통을 직접 거명해 비판했다.
내년 총통선거에 야당 단일후보로 옹립된 롄잔(連戰) 국민당 주석은 쑹 여사의 부음을 마침 로스앤젤레스 방문중에 들었다. 그는 바로 일정을 변경해 뉴욕으로 날아가 유족을 위로했으며 11월5일의 장례식에 참석하기 위해 재차 뉴욕을 방문할 예정이다.
대만독립을 지양하고 중국과 화해를 주장해온 야당으로선 '대륙수복'을 견지해온 쑹 여사의 사망이 자신의 입장을 내외에 어필할 수 있는 좋은 기회임에 분명하다. 따라서 쑹 여사의 장례식을 사실상 국민당 주도로 치루는 것도 이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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