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台입법원 국민투표법안 가결
대만 입법원은 27일 중요 사안에 대해 국민투표를 실시하는 것을 허용하는 법안을 처음 가결시켰다.
그간 대만의 국민투표법 입안을 놓고선 중국측은 동법안이 장래 대만의 독립으로 이어질 것을 우려, 이전보다 한층 거세게 반발하면서 무력행사 가능성까지 위협했었다.
이날 입법원에서 통과된 법안은 많은 조건이 붙어있어 천수이볜(陳水扁) 총통이 원래 목표로 한 최초의 국민투표와 차기 총통선거(내년 3월20일) 동시 실시는 사실상 불가능해졌다.
표결은 법안 전체가 아닌 행정원과 각 당이 각각 내놓은 38개 조문을 하나씩 대상으로 하는 식으로 이뤄졌다.
이중 가장 주목된 '적용 범위'는 최대 야당 국민당과 제2 야당 친민당이 공동 제안한 각 조문이 과반수로 가결됐다. '헌법의 수정과 중대한 정책에 관한' 조문 경우 '중화민국의 영토 국명 국기의 변경' 등 중국을 자극하는 부분은 범위에서 제외했다.
따라서 법안은 대만의 독립과 국호 변경 등에 관해 국민투표를 실시하는 등 물의를 일으킨 부분을 배제하는 대신 중국의 무력 공격을 받을 경우 국민투표를 가능하게 하는 한편 헌법 개정을 인정하는 투표도 할 수 있도록 하는 조항을 넣었다.
'중화민국 국명의 방위'을 내세운 야당측의 주장이 대체로 반영돼 양안관계가 일시에 긴장상태로 비화하는 것도 피하도록 했다.
입법원은 천 총통의 민진당이 소수여당인 점에서 이날 표결 결과는 어느 정도 예측됐다. 하지만 천 총통은 그동안 국민에게 직접 호소하는 식으로 국민투표와 헌법개정을 겨냥한 여론을 부추겨 왔다.
한편 '방어적인 국민투표의 실시' 조항은 행정원안이 가결됐다. 이는 적이 점령 목적으로 대만을 공격하면 총통이 행정원에 명령해 국민투표를 실시하도록 한 것이다. 중국의 무력행사를 견제하는 내용이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