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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극동서 중국군 상정 대규모 군사훈련
러시아가 지난 9일부터 유럽지역 배치 병력을 극동에 긴급 이동시키는 사태를 상정한 대규모 군사훈련 '모비리노스티(기동성) 2004'를 실시,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병력의 기동성을 높이기 위한 목적의 군사훈련을 러시아군이 실시하는 것은 소련 붕괴후 처음으로 인접한 군사대국 중국은 물론 아시아-태평양 지역에 전개한 미군을 겨냥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훈련중인 17일에는 중-러 정상회담이 개최될 예정이어서 러시아가 힘을 바탕으로 한 외교를 펼칠 가능성도 점쳐진다.
러시아 국방부의 발표에 따르면 이번 훈련은 30일까지 계속된다. 특히 21-25일 사이엔 유럽 지역에 주둔한 공정부대 약 800명을 중국과 국경을 접한 극동의 블라디보스톡 동북부에 긴급 전개시켜 테러집단, 첩보부대 등과 전투와 섬멸작전을 치룬다. 통신망과 물류망의 안전을 확보한다는 것이 훈련의 주된 내용이다.
국방부는 훈련이 '어떤 제3국을 상정한 것이 아니다'라고 거듭 강조하는 한편 실시 1년전에 관련국에 이를 통보했다.
하지만 이번 훈련은 러시아군의 군사적 잠재력을 대외적으로 과시할 의도가 숨겨져 있다는 것이 각국 전문가의 일치된 견해이다.
극동이 훈련 장소로 선정된 이유에 관해서도 '장기적인 불안 요인으로 부각될 중국의 존재를 우선적으로 염두에 둔 것"이라는 지적이 많다.
또한 일본과 한국에서 비슷한 내용의 기동성 훈련을 되풀이 실시하는 미군에 대항해 전략적 주도권을 찾기 위한 목적도 없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병력 수송에 동원되는 약 50기의 항공기에는 군용기 뿐만 아니라 민간 수송기도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오는 17일 우즈베키스탄의 타시켄트에선 중국과 러시아, 중앙아시아 4개국으로 이뤄진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가 열려 역내 안전보장 문제 등을 논의한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간 정상회담이 예정돼 있는 점에서 이번 훈련은 정상외교에 미묘한 파장을 일으킬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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