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중전회 장쩌민 사퇴설속 권력암투 재현될듯 중국 당정치국은 7일 제16기 중앙위 4차 전체회의(4중전회)를 16일부터 4일간 베이징에서 소집, 주로 '집정능력의 건설'에 관해 집중 논의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4중전회의 주의제를 놓고선 지도체제 등의 획기적인 개혁을 주장하는 후진타오(胡錦濤) 등 신지도부와 장쩌민(江澤民)을 정점으로 한 상하이방간에 그동안 적잖은 물밑 힘겨루기가 전개됐다. 특히 장쩌민은 군통수권을 쥐고 있는 중앙군사위 주석직의 사퇴 가능성까지 흘리면서까지 후진타오 등의 개혁안에 대한 압박을 가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뉴욕타임즈의 7일 장쩌민의 사퇴표명 보도는 이 같은 기류를 뒷받침한다면서 최근의 당내 권력투쟁은 '격렬하다'고 중난하이(中南海) 사정에 정통한 베이징 소식통들은 지적한다.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이번 정치국 회의에선 당집정능력의 강화에 관해 토의한 뒤 당중앙의 결정안에 대한 당내외 의견을 수렴, 일부 수정을 가해 4중전회에 회부하기로 했다. 집정능력 강화는 공산당 일당지배 하에서 만연해온 부패와 지방주의, 관료주의로 인해 당에 대한 불신감이 증폭되는 점을 감안해 집권체제의 전면적인 수술을 단행하려는 목적을 갖는다. 지난 5월 중순 지린성을 시찰하던 후 당총서기가 처음 제기했고 6월 말 정치국 학습회에서 다시 '당건설의 중점'으로 강조하며 개혁에 매진할 방침을 나타냈다. 후 총서기는 당초 주안점을 당과 행정의 분리 등에 두어 과거 덩샤오핑(鄧小平)이 목표로 했던 정치개혁을 원안으로 채용했다. 당의 집정체제에 관해선 2002년 가을 제16차 당대회 중앙위 공작보고도 언급했지만 당시엔 단순히 '당의 지도력 강화'라는 표현에 머물렀고 제도개혁도 미뤄졌다. 6월의 정치국 학습회에선 현행 5년에 한번 개최하는 당대회를 매년 열도록 하고 200명 안팎의 중앙위원에 대해서도 신임투표를 실시하는 내용을 개혁안에 담아 이를 4중전회에서 토의하는 방향으로 의견을 모았다. 하지만 상하이방은 '총론에는 찬성'한다는 입장을 보이면서도 이들 개혁방안에는 반대했고 좌장인 장쩌민 경우 강력한 우려까지 표시하며 제동을 걸었다. 이에 후진타오는 7월 하순 총서기 취임후 처음 상하이를 찾아 상하이방이 반대하는 투자규제는 물론 집정능력의 문제도 당중앙의 방침을 관철하겠다는 의지를 표명, 사실상 선전포고를 했다. 여기에 맞서 재차 상하이방이 내놓은 것이 바로 장쩌민의 중앙군사위 주석 퇴진 카드라는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중앙군사위 제1 부주석을 겸직하지만 군을 통제하기 위해선 아직 장쩌민의 후광을 필요로 하는 후진타오로선 당분간 그의 유임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이런 사정을 꿰뚫고 있는 장쩌민측이 사임카드를 내미는 반격을 가해 후진타오에 압박을 가한다는 것이다. 장쩌민은 16차 당대회에서 중앙군사위 주석에 유임하면서 "임기 5년을 다 채울 생각은 없다. 가능한 빠른 시기에 물러나고 싶다"고 말했다고 한다. 다른 원로가 모두 완전은퇴하는 가운데 혼자만 군통수권자에 그대로 앉는 것에는 당내 불만도 적지 않았다. 하지만 기반 다지기가 시급한 후진타오가 앞장서 장쩌민의 군내 역할을 강조, 불만을 잠재웠다. 그런 후진타오가 올 봄 장쩌민 시대의 고도성장 정책이 낳은 부작용과 현안의 극복을 겨냥해 '과학적 발전관'을 내세움에 따라 노선상의 대립이 급속히 표면화하고 '脫장쩌민'의 홀로서기가 본격화한 것이다. 베이징 소식통들은 장쩌민이 여전히 정치 영향력의 행사를 원해 순순히 군통수권을 내놓을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보고 있다. 때문에 4중전회는 신-구파의 격돌로 근년 들어 보기 힘들던 치열한 권력암투의 무대로 될 수도 있다는 조심스런 관측이 나오고 있다.

▶ 2004/09/08 1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