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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北핵-대만문제로 전략적 대립 심화
콘돌리자 라이스 미국 국무장관은 21일로 취임후 첫 아시아 6개
국 순방을 마쳤다.
하지만 마지막 방문지인 베이징에선 라이스 장관은 후진타오(胡
錦濤) 국가주석 등 중국 수뇌부와 만나 북한의 핵문제와 대만문
제에서 현격한 시각차를 드러냈다.
그 배경에는 전근대적인 일당독재체제 아래서 초강대국으로 부상
하는 중국을 미국이 '전략적 경쟁자'로 재인식하기 시작한데 있
다.
북한 총리 박봉주의 22일 방중을 앞두고 미-중 협의의 최우선 의
제인 6개국협의 재개에 대해 양측은 조기재개 필요성에 인식을
같이했을 뿐, 더이상의 진전은 없었다.
라이스 장관은 후 주석 등에 북한을 설득하는데 가일층 외교노력
을 다해줄 것을 요청하면서 북한이 6개국협의 참가를 계속 거부
할 경우 '다른 선택'을 취할 수 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이는 중국이 북한에 대한 영향력을 충분히 행사하지 않는다는 미
국의 불만을 반영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에 중국측은 '압력을 오히려 북한을 경화시킨다'고 일축하는 한편 미국의 적대정책에 대한 북한의 불안감을 해소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미-북대화를 촉구하고 나섰다.
외교 소식통에 따르면 미국은 중국의 對북한 자세를 불신하는 기운이 고조되고 있다. 후 주석이 작년 가을 4중전회에서 국내에 확산하는 부르조아 자유화사상의 경계를 역설하며 김정일 체제의 옹호 필요성을 강조했다고 전해진 것도 그 원인중 하나이다.
중국이 6개국협의의 조기개최를 위해 노력을 기울이는 것은 사실이다. 후 주석은 지난달 방북한 왕자루이(王家瑞) 당대외연락부장을 통해 김정일에 전달된 친서에서 '6개국협의에 의한 평화적 해결이 양측의 근본적인 이익'이라며 복귀를 강력히 당부했다.
6개국협의를 중국이 '자국의 이익'이라고 표현한 것은 처음으로 그만큼 북한에 대해 설득의 정도를 짐작케 하는 대목이다.
이에 김정일도 조건부이지만 6개국협의에 복귀할 의향을 표시했다. 후 주석의 체제옹호 자세에 응답한 것으로 해석되지만 중국은 방중하는 박봉주에 재차 강도높은 설득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대만문제를 둘러싼 미-중간 전략적 마찰은 보다 선명해지고 있다. 라이스 장관이 중국의 반국가분열법에 강한 우려를 표명한 것은 중국이 군사력을 계속 증강하면서 대만의 민주주의 체제를 압박하고 있다는 판단에 기인한다.
'자유와 민주주의의 확대'를 내세운 부시 행정부 2기가 미-일 공동전략목표에 '대만해협의 안정'을 포함시키고 유럽연합(EU)의 對中 무기금수 해제에 반대하는 것도 그 때문이다.
라이스 장관은 아시아 순방의 출발점을 인도로 선택해 군사교류를 비롯한 우호협력 관계의 강화를 시도하는 모습을 연출했다. 이어 방문한 파키스탄과 아프가니스탄과 함께 라이스 장관이 중국의 최중점 전략지역과 관계를 강화하는 것은 중국에 적잖은 압박을 가하는 요인이다.
중국은 다음달 원자바오(溫家寶) 총리가 뉴델리를 방문, 2003년 바지파이 총리의 방중후 급확대한 인도와 제휴강화를 모색할 예정이다.
이런 움직임 속에서 미-중간 전략적 대립은 앞으로 확전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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