馬英九-王金平 국민당 주석선거 격돌 대만 최대야당의 마잉주(馬英九 54) 타이베이 시장과 왕진핑(王金平 64) 입법원장이 내달 16일의 당주석 선거를 목전에 두고 치열한 투표전을 펼치고 있다. 이번 당주석 선거는 2008년의 차기 총통선거를 겨냥한 국민당의 후보자 를 사실상 선출한다는 의미도 있어 내외의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다. 주석 선거는 약 102만명으로 알려진 국민당원의 투표로 치뤄진다. 당원 투표가 도입된 지난 2001년 선거에선 롄잔(連戰 68) 현주석이 단독 출마해 신임투표 형식으로 실시됐다. 때문에 본격적인 선거전을 벌이는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현지 언론들도 '인기의 마잉주와 인맥의 왕진핑'로 대비시켜 연일 이들의 각축전을 보도하고 있다. 마 시장은 지난 98년 타이베이 시장선거 당시 현직이던 천수이볜(陳水扁) 총통을 물리치고 당선했다. 유창한 영어 실력에 배우 못지 않은 수려한 외모로 폭넓은 층의 지지를 받아 왔다. 지난 49년 중국에서 쫓겨온 대륙 출신자와 그 후손을 지칭하는 외성인(外省人)인 마 시장과 달리 왕 입법원장은 대만 남부의 가오슝(高雄) 출신의 본성인(本省人)으로 당내외에 두터운 인맥을 구축한 '조정형' 정치가이다. 對中 관계에 있어 두 사람은 적지 않은 이견차를 보이고 있다. 마 시장은 일관되게 중국과 협력자세를 표시해온데 대해 왕 원장 경우 '대만독립을 장래의 선택지로 배제해선 안된다'는 입장을 강조해 왔다. 때문에 누가 국민당의 당주석에 취임하는가에 따라 양안관계의 향방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2000년 민진당에 정권을 잃은 국민당 내에는 이번에 어떻게든 차기 대선에서 이길 수 있는 후보를 뽑아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 이런 이유에서 당원로를 중심으로 인기 높은 마 시장은 2008년 총통 후보자로, 조정력이 뛰어난 왕 원장은 당주석으로 역할을 분담시키자는 타협책까지 나왔다. 하지만 두사람 모두 추호도 양보할 기색을 보이지 않고 있어 과연 당원들이 과연 누구를 택할지 자못 궁금하다.

▶ 2005/06/12 08: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