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對北 영향력 행사 불충분한 중국에 실망 6개국협의의 재개 전망이 아직 서지 않는 가운데 미국내에서 의장국 중국에 대한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조지 부시 대통령과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을 비롯한 고위 관리들이 잇따라 중국의 對北 영향력 행사가 불충분하다고 지적하고 나서는 것은 물론 중국에 북한에 대한 경제압력을 강화하라는 요구도 나오고 있다. 미국과 중국간에는 대만 인권 위안화 등 마찰이 불가피한 현안이 산적하지만 6개국협의는 양국에겐 드믄 기회의 협력 무대라 할 수 있다. 북한이 계속 협의 복귀를 거부하면서 협의의 틀이 붕괴하는 사태로 이어질 경우 미국내에선 '중국의 노력 부족'이라는 비판이 일거에 분출할 것으로 관측된다. 지난 24일 로버트 조지프 국무차관(군비관리 국제안전보장담당)은 위싱턴에 행한 강연을 통해 "중국은 북한에 많은 물자를 제공하고 있다. 이를 중단하라고 하진 않겠지만 중국으로선 어떻게 하면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을지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하며 북한 설득의 수단으로서 어떤 형태로든 경제협력을 이용해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6개국협의 미국 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국무차관보도 이달 초 상원 외교위 청문회에 출석해 "중국은 단순히 북한을 6개국협의에 끌어 들이는데 그치지 말고 핵개발 자체를 단념시키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밝혀 북한 핵문제 전반에 대한 중국의 자세에 강한 의문을 표시했다. 상원 외교위의 루거 위원장는 동청문회에서 "중국이 에너지와 식량지원을 북한에 대한 압력 수단으로 사용할 의사가 없는 것 같다"며 중국의 태도에 실망감을 나타냈다. 북한 핵문제를 놓고 부시 행정부의 일각에선 애초부터 북한에 대한 중국의 영향력 행사가 충분하지 않은 것이 이러한 사태를 초래했다는 목소리가 있었으며 6개국협의도 중국에 먼저 적극적인 영향력을 발휘해 해결을 유도하도록 하자는 발상에서 마련된 것이다. 때문에 미국은 중국이 의장국으로서 어느 만큼 수완을 발휘할 수 있을지를 주시해 왔다. 실제로 공화당 정책입안기관인 공화당정책위는 앞서 정리한 보고서를 통해 '6개국협의는 중국에 대한 명학한 테스트'로 자리매김해 협의체제가 무너질 경우 '중국은 건설적이지도 않고 영향력도 없는 것으로 판명돼 글로벌 파워라고 간주될 수 없을 것이고 미국의 유력한 파트너로도 될 수 없다'고 지적, 미-중 관계의 대폭 후퇴를 예측했다. 최근 미국과 중국은 대만문제와 인권문제라는 항시적으로 긴장을 일으키는 현안 외에도 위안화 개혁 문제 등 새로운 마찰 요인도 계속 생기고 있다. 이런 와중에 6개국협의는 테러대책을 위한 정보 교환과 나란히 미-중 협력의 유용한 기회로 활용돼 왔다. 따라서 6개국협의의 실패는 '마지막 협력의 끈'을 잘라 버리는 결과를 가져오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북한 문제 전문가들은 "6개국협의가 붕괴될 경우 중국이 이후 북한 핵문제를 유엔안보리에 회부해 토의하는데 적극 협력하고 제재에도 찬성하는 등 그간의 입장을 전환한다면 미-중 관계의 냉각은 피할 수 있다. 하지만 그같은 상황에서도 중국이 북한에 대해 소극적인 대응을 취하면 미국의 실망감을 불러 일으킬 것"으로 경고하고 있다.

▶ 2005/06/28 06: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