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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일의 2차방중과 중국의 대미 응전전략
2001년 1월 20일 오후 9시 30분 중국의 수도 베이징(北京).
주방짜오(朱邦造) 외교부 대변인은 내외신 기자들을 상대로 기자회견을 가졌다. 이 날은 토요일로 화요일과 목요일의 정례 브리핑 날이 아닌 것은 물론 또 시각도 업무 시간이 훨씬 지난 때였다. 말하자면 긴급 기자회견인 셈이다.
주 대변인은 이 긴급 브리핑을 통해 북한의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이 중국 을 방문한 사실을 ‘공식’확인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15~20일 까지 중국을 ‘비공식’방문했으며 기차 편으로 먼저 상하이(上海)로 가 주룽지(朱鎔基) 총리의 안내로 하이테크 단지와 외국과의 합작기업 등을 둘러 본 뒤 베이징으로 와 20일 오후 5시부터 한 시간 가량 장쩌민(江澤民) 중국 국가주석과 회담을 갖고 밤 늦게 기차 편으로 북한으로 돌아갔다는 것이었다.
김정일의 중국 방문은 16일 한국의 일부 언론 보도로 이미 알려진 사실이었다. 또 상하이에서의 그의 동정은 연일 한국과 서방 언론을 장식했다. 그러나 ‘뒷북 치는’ 중국 외교부의 발표가 아주 의미 없는 것은 아니었다. 수행 인원, 방문 장소, 일정 등 모든 것이 베일에 싸였던 김정일의 중국 내 행적이 구체적으로 확인됐기 때문이었다. 주방짜오의 발표로 ‘아들 동행’ ‘김용순 질책’ 등 관심을 불러일으켰던 일부 언론 보도는 오보로 판명됐다.
그로부터 3시간 30분 뒤, 태평양 건너 지구 반대 편쪽 미국의 수도 워싱턴은 낮 12시였다.
그 곳에서는 조지 W 부시의 미국 제 43대 대통령 취임식이 거행됐다. 부시 신임 미 대통령은 취임 연설에서 “우리는 도전을 받는 것 이상으로 우리의 방위력을 구축할 것이다. 새로운 세기가 새로운 공포에 시달리지 않도록 대량파괴 무기에 맞설 것이다”라고 선언했다.
이는 분명 그 시각 북한으로 향하는 열차 속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을 김정일을 포함하여 겨냥한 말이었다. 부시는 이어 “우리나라의 적들이 실수를 저지르지 않아야 할 것이며 미국은 역사의 선택에 따라 계속 세계에 관여, 자유를 위한 세력 균형이 이루어지도록 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부시의 강경 발언은 계속됐다. 그는 “우리는 우리의 동맹국들과 우리의 이익을 지킬 것이다. 공격과 불신에는 결의와 힘으로 맞설 것이다. 그리고 모든 국가에 대해 우리는 우리나라의 탄생을 가져온 가치들을 대변할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김정일의 갑작스런 방중이 없었더라면 세계의 언론은 새로 출범할 부시 행정부에 온통 관심이 쏠렸을 것이다. 하지만 중국이 자신의 미래의 모습으로 대외에 과시하고 싶은 ‘상하이’에서 국제적으로 최고의 뉴스메이커 중의 하나인 ‘김정일’이 ‘신출귀몰’함으로써 국제언론의 관심은 분산됐다.
그 것은 부시의 ‘힘의 외교’의 주 대상 들이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음을 세계인들에게 각인시켜 주는데 부족함이 없었다. 미국의 새로운 도전에 중국의 응전이 예상보다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중국에서 김정일은 무엇을 했는가
김정일은 중국에서 무엇을 했는가. 이를 살피기에 앞서 김정일이 대동한 인물의 면면을 살펴보자. 김정일이 이번 중국 방문에 수행한 인물은 김영춘(金英春) 인민군 총참모장, 연형묵(延亨默) 국방위원 겸 당 중앙위원, 김국태(金國泰) 당 비서, 정하철(鄭夏哲) 당 선전선동부 부장, 강석주(姜碩柱) 외무성 제1부상, 김양건(金養建) 당 국제부장, 박송봉(朴松奉) 당 중앙위 제1부부장, 현철해, 박재경(玄哲海ㆍ 朴在慶) 군 대장 등이었다.
김정일의 상하이 방문은 북한이 중국식의 개방ㆍ개혁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이려 한다는 신호로 받아 들여졌다. 연 이틀 증권거래소를 방문했다는 과장 보도, “도대체 그 동안 뭐했느냐”며 측근인 김용순(金容淳) 아ㆍ태 평화위원장을 질책했다는 명백한 오보 등은 바로 이런 시각에서 나온 것이다. 그러나 수행 인사 면면을 보면 군 관계 인사와 외교부문 인사가 주류를 이룬다. 이는 개혁ㆍ개방 시찰단이라는 대다수 언론의 성격 규정과는 어울리지 않는다 .
수행 요인 9명 중 군관계 인사는 김영춘, 연형묵(그가 국방위원 신분임을 주목해야 한다), 현철해와 박재경 등 4명이나 된다. 반면 경제 부문 인사로 꼽자면 총리를 지낸 ‘경제통’ 연형묵과 군수산업 분야에서 오랫동안 종사해온 박송봉 둘뿐이다. 김국태와 정하철 등 당 이론과 선전 선동 분야 인사와 강석주와 김양건 등 외교부문 인사도 경제부문 인사와 마찬가지로 각 2명 씩이었다. 박송봉 역시 경력에서 살필 수 있듯이 군부와 무관하지 않다.
이 같은 수행인사의 구성은 김정일의 이번 중국 방문이 ‘개혁ㆍ개방’ 견학에 초점이 맞춰있다는 분석에 고개를 갸웃거리게 하는 것이다. 개혁ㆍ개방에 반대하는 군부 를 설득하기위해 군부 인사들을 대거 대동했다는 분석도 있으나 설득력이 있어 보이지 않는다. 이러한 수행인사의 인적 구성과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의 취임식을 불과 5일 앞두고 방문이 시작되고 또 취임식 9시간 전에 북ㆍ중 간의 정상회담이 개최되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김정일의 중국 방문은 강력한 미국을 추구하는 미국 신 행정부에 대한 양국의 대응 방안(특히 군사 분야에서의)을 조율하는 데 보다 더 무게를 둔 것이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할 듯 싶다.
주방짜오도 양국 정상이 미국의 국가미사일 방어(NMD)체제와 전역 미사일방어(TMD)체제 문제를 논의했음을 우회적으로(기자의 질문에 ‘양국 관심사와 중대 문제에 대해 논의했다’라고 답변) 확인했다.
미국에서 무슨 일이 있었기에
김정일의 ‘상하이 쇼크’가 있기 전 미국에서는 무슨 일이 벌어졌는가. 부시 신임 미대통령은 앨 고어와 지리한 개표전이 일단락 된 이후 차기행정부의 구성에 들어갔다. 국무장관 콜린 파월, 백악관 안보 보좌관 콘돌리자 라이스 등은 이미 예상된 인선이었지만 국방장관에 4반세기 전에 이미 그 직책을 역임했던 ‘매파중의 매파’ 도널드 럼스펠드를 지명한 것은 의외였다. 이는 부시의 외교 안보 팀이 당초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강성이 될 것임을 예고하는 것이었다. 부시의 외교 안보 팀의 면면을 보자.
우선 부통령 딕 체니. 그는 조지 W 부시 신임 대통령의 아버지 조지 부시 대통령 밑에서 국방장관을 지냈다. 외교문외한인 부시대통령을 대신하여 외교 분야를 사실상 관장할 것으로 알려진 체니는 89~93년 국방장관을 역임하면서 소련의 붕괴와 독일 통일을 목격했고 걸프전을 승리로 이끌었다. 그는 군사비 증대에는 반대하는 쪽에 있으나 소련의 핵확산 문제에 대해 강경한 자세를 취했고 특히 북한의 핵 부품 수입 등에 대해서 감시를 강화해야 한다는 입장을 견지해 왔다.
콜린 파월 국무장관은 걸프전 당시 합창의장으로 체니와 호흡을 맞추었던 인물이다. 그는 상원 인준 청문회에서 각국별로 자신의 외교적 견해를 설명하는 가운데 중국을 가장 먼저 언급했다.
파월은 중국을 ‘전략적 파트너’가 아닌 ‘경쟁자이자 지역 문제의 라이벌’로 규정했다. 물론 파월은 ‘하나의 중국 원칙’과 기존의 양국간 협정 등을 준수할 것임을 확인하고 또 중국이 교역 파트너임을 인정했다. 하지만 대만에 대한 무력사용에 대해서는 좌시하지 않을 것임을 강조했다.
럼스펠드 국방장관은 중국, 러시아는 물론 유럽에서도 반대하는 국가미사일방위(NMD)체제의 ‘전도사’이다. 그는 98년 북한 이란 등의 미사일 위협을 평가하기 위해 공화 민주 양당 인사 9명으로 구성된 위원회를 이끌며 만장일치로 NMD구축이 필요하다는 결론을 내린 보고서를 작성한 주역이다.
‘럼스펠드 보고서’로 불리는 이 보고서는 북한 이란 이라크 등이 5~10년 내 미국 본토를 공격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출 수 있다며 미국이 이 같은 위협을 사전에 인지할 수 있는 능력이 줄어들고 있다고 경고했다.
이 보고서가 발표된 지 불과 한달 만인 98년 8월 말 북한은 일본열도를 넘어 태평양상에 도달하는 대포동 미사일을 시험발사 하여 세계를 놀라게 했다. 그리고 이 사건은 미국의 NMD 계획 필요성의 결정적인 명분이 되어 클린턴 행정부도 이를 추진하지 않을 수 없었다.
외교 안보 보좌관이 된 콘돌리자 라이스. 파월과 함께 흑인인 라이스는 여자로서는 처음으로 백악관 안보보좌관이 되었다. 앞서의 3명과 달리 그녀는 국방부 출신은 아니다. 하지만 그녀 역시 ‘힘의 외교’를 추구하는 강경파이다. 부시의 외교 가정교사 역할을 맡아왔던 스탠포드대 교수 출신의 라이스는 “(차기)공화당 정권의 외교 정책은 국제사회의 허황한 이익에 기초를 두는 것이 아니라 국익에 바탕을 두고 추진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그녀는 두 권의 저서의 공동저자인데 한권은 독일 통일에 관한 것이고 다른 하나는 소련과 체코슬로바카아의 군에 관한 것이다. 그녀 역시 군사 분야에 상당한 지식을 같고 있음을 엿볼 수 있다.
러시아 전문가인 라이스는 그녀 스스로 ‘나는 유럽주의자’라고 말할 정도로 중국과 북한 문제에 대해서는 별다른 지식이 없다. 이 때문에 콘돌리자 라이스는 러시아와 유럽을, 파월 국무장관은 아시아를 담당하는 식으로 업무를 분장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파월은 1973~74년 한국에서 주한미군 대대장으로 근무한 경력에서 보듯 아시아와 인연을 갖고 있다.
국무부 부장관으로 내정된 리처드 아미티지를 빼놓을 수 없다. 아미티지는 클린턴 행정부의 대북 정책의 지침서 구실을 한 ‘페리보고서’에 대항하여 공화당의 독자적 대북정책 보고서인 ‘아미티지 보고서’의 작성을 주관한 인물이다. 국방장관 물망에도 올랐던 그는 역시 국방장관 후보로 거론되었던 풀 월포위츠 국방부 부장관 등 11명의 한반도 문제 전문가들과 함께 이 보고서 작성에 참여했다.
대표집필을 맡은 아미티지는 1994년 제네바 핵 합의를 기초로 한 클린턴 행정부의 대북 정책은 미국의 기본 목표인 ▲북한의 대량살상 무기 개발 방지와 ▲북한의 단계적 개혁ㆍ개방 등에서 실패했다고 규정했다.
그는 북한을 미국의 목표에 맞게 변화시키려면 ▲식량원조 ▲국제금융기구의 자금지원 등 유인책을 구사해야 하며 만일 이 같은 외교적 노력이 실패로 돌아간다면 봉쇄와 주한미군 증강 등 힘에 의한 억지정책을 추진해야 하며 최악의 경우는 ‘선제 공격’도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는 북한과 미국과 동맹국들이 상호 위협을 줄이면서 호혜관계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1단계로 북한의 미사일 발사 중지와 미국의 대북 경제제재 해제 ▲2 단계로 북한의 핵과 미사일 개발 중단을 거쳐 ▲3단계로 북미, 북일 관계 정상화와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등 3단계의 프로세스를 진행시키되 북한이 거부할 경우 취할 강력한 조치 중 직접 공격을 언급하지 않은 페리 보고서와 큰 차이를 갖고 있다.
중국과 북한에 대해 강경한 입장을 취하고 있는 이 같은 면면을 볼 때 부시 행정부의 외교 정책 노선이 중국을 ‘전략적 파트너’로 삼고 북한에 대해서도 유화적인 정책을 추진해 왔던 클린턴 정권의 노선과는 완전히 상반된 방향으로 흐를 것임을 예고하는 것이었다.
클린턴의 방북 포기
클린턴 대통령은 부시 당선자가 럼스펠드를 국방장관으로 지명한 12월 28일 북한 방문을 포기했다. 고어의 낙선이 결정된 이후에도 북한 방문의 미련을 버리지 못했던 클린턴은 성명에서 “북한 미사일 문제 해결을 위한 우리의 노력을 계속할 충분한 전망이 있다”며 부시 행정부가 미ㆍ북 협상 결과를 계승해 줄 것을 권고했다. 그러나 부시는 럼스펠드 지명자와 가진 기자회견에서 NMD의 신속한 구축을 천명, 이를 정면에서 거부했다.
사실 클린턴이 페리 프로세스에 따른 대북 유화책을 밟으면서 NMD계획을 추진하는 것은 모순이었다. 페리 프로세스의 추진은 미사일 분야에 있어서 미국과 북한의 의견이 접점을 찾아나간다는 인식을 배경에 깔고 있는데 이는 NMD의 추진명분을 약화시키는 것이다.
클린턴 행정부가 3차에 걸친 NMD 미사일 발사실험 발사 실패 후 이 계획의 추진여부를 차기 행정부로 넘기겠다고 한 것은 러시아 중국 등의 강력한 반발도 있었지만 이러한 대외전략 추진상의 ‘자기 분열’을 치유하기 위해 불가피한 선택이었다. 부시의 모순 극복 방법은 이와는 정반대이다. NMD추진을 선택했고 따라서 그 동안 북한이 보여준 변화를 애써 외면하고 중국에게 강경하게 나오고 있는 것이다.
클린턴의 세계전략 vs 부시의 세계전략
클린턴은 존 F 케네디의 뉴 프런티어 정신의 세례를 받은 정치인답게 미국의 외교지평을 확장하려는 외교노선을 취했다. 반면 레이건과 아버지 부시 전 대통령의 정치적 상속자인 부시의 외교노선은 보수적이며 반동적인 색채마저 짙다. 클린턴의 구체적 외교 노선의 밑바탕에는 헌팅턴의 ‘문명 충돌’ 개념이 자리잡고 있다. 냉전 시대의 이데올로기 대립 시각에서 벗어나 문명간의 대립에 따라 장차 미국의 이익을 위협할 새로운 ‘주적’을 견제하는 방안에 골몰했다.
반면 부시는 새로운 상황변화에 냉전시기에 공산주의의 팽창을 저지하는데 성공을 거둔 ‘롤백 정책’을 부활시키는 방식으로 대처하려 하고 있다.
클린턴에게도 부시에게도 미래의 미국의 주적은 중국이다. 클린턴은 중인 국경선, 중월 국경선, 그리고 압록강으로 문명충돌의 경계선을 삼으려는 적극적인 확장전략을 취했다. 국경을 접하고 있는 중국과 주변 국가간의 역사적으로 뿌리깊은 대립관계가 냉전 종식 이후 되살아 날 것이라는 인식 아래 이들 중국 주변 국가들과의 관계를 개선함으로써 중국 포위망을 완성시키려 했던 것이다.
클린턴은 2000년 3월 인도, 2000년 11월에는 베트남을 방문했고 퇴임 전 북한 방문을 진지하게 추진했다. 냉전 시기 이들 3개국은 모두 미국의 적대국이었다. 베트남과 북한과는 전쟁을 치뤘으며 인도는 냉전 시기 소련의 우호국으로서 미국과 대립했다. 북한 방문이 이루어졌다면 중국 포위망 구축의 단초를 마련한 셈이 된다. 클린턴이 부시의 당선이 확정된 이후에도 북한 방문의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또 방북 포기를 발표하면서도 부시가 계속 이를 추진할 것을 당부했던 것도 바로 이런 이유에서였다.
하지만 부시는 한반도와 관련해서 냉전 당시에 설정된 휴전선을 중국과의 대결의 최전선으로 삼으려 하는 입장이기 때문에 이를 일축했다. 부시는 아이젠하워 대통령 당시 덜레스 국무장관의 ‘롤백 정책’과 레이건 행정부 당시 추진했던 군비경쟁을 통한 ‘신냉전 정책’을 중국을 견제하기위해 부활시키려 하고 있는 것이다.
파월은 인준 청문회에서 중국을 ‘공산주의 리더십을 지향하고 있는 대국(giant)’으로 또 김정일을 ‘독재자’로 표현했다. 소련을 ‘악의 제국’이라고 지칭한 레이건의 표현보다는 덜 자극적이나 대결적 자세를 취하고 있다는 점에서 양자는 동일하다.
한 가지 흥미로운 점은 클린턴의 세계전략 개념이 레이건 당시의 것과 유사하다는 것이다. 레이건은 주적인 소련과 대항하기위해 중국과의 협력을 강화하였다. 레이건은 반공주의자였지만 ‘적의 적’은 우군이라는 실용주의적 접근 방법을 통해 중국과 군사 기술이전과 같은 조치도 마다하지 않았던 것이다.
클린턴의 방식은 주적인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적의 적(인도와 베트남)에게 접근하는 한편, 중국의 혈맹인 북한도 자신의 편으로 끌어들이려 시도했던 것이다.
다만 클린턴은 레이건과는 달리 군사적 지원이 아닌 경제력을 지렛대로 사용하려 한 점에서 차이를 보였다. 클린턴이 자신의 외교전략이 공화당 정권에게 승계될 수 있을 것이라고 ‘착각’했던 것은 공화당 레이건행정부의 세계 전략을 탈 냉전의 상황에 맡게 변용한 것이기 때문에 부시도 이를 받아들일 것이라는 생각 때문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부시가 레이건에게서 차용한 것은 군비경쟁 방식이었다.
부시가 채택하고자 하는 세계전략은 50년대 초 덜레스의 ‘롤백 정책’을 되살린 것이다. 당시 덜레스는 공산 진영 모두를 한 묶음, 한통속으로 본 전략개념을 채택했다. 부시의 세계전략은 중국과 북한을 여전히 공산주의 이데올로기를 신봉하는 동맹국으로 보고 있는 것이다.
김정일의 중국 방문은 갑작스럽게 결정
미국의 이러한 전략 선회에 중국과 북한은 기존의 대응전략을 재정비할 필요성이 제기됐다. 양국의 상황인식 공유가 김정일의 방중을 가져왔던 것이다. 김정일의 중국 방문이 ‘개혁ㆍ개방 학습’이 아니라 미국의 강경노선으로 선회에 따른 양국간 전략적 대응 조율에 있다는 것은 김정일의 방중이 갑작스럽게 결정됐다는 사실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한국정부의 한 관계자는 김정일의 방중은 “꽤 오래 전인 3~4개월 전에 태동됐다”며 다만 구체적 방중일자는 “아주 급박하게 합의된 것 같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보름 전, 그러니까 1월 초에 결정된 것으로 추측했다.
1월 초라면 부시 당선자가 ‘NMD의 사도’ 럼스펠드를 국방장관에 지명한 직후이다. 그리고 3~4개월 전에는 미국과 북한간의 중요한 외교 이벤트가 있었다. 북한의 권력 서열 3위이며 실질적인 2인자인 조명록 차수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특사 자격으로 미국을 방문한 것이다(방미 기간 10월 9~12일). 조명록은 군복을 입은 채로 클린턴 대통령과도 만나 북한을 방문해달라는 김정일 위원장의 요청을 전달했다.
조명록의 미국 방문은 미국에게는 6월 15일 남북 정상회담 이후 대북 교섭의 주도권을 한국 정부에 빼앗긴듯한 기분으로 당황하고 있던 클린턴 행정부에게는 ‘가뭄속 단비’가 아닐 수 없었다.
클린턴은 군복을 입은 김정일 특사를 마주 대하면서 군사문제는 미국과 상대하겠다는 북한의 메시지를 읽었을 것이다. 그리고 또 자신의 퇴임 전에 중국을 겨냥한 포위망 구축의 단초를 완성시킬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기대감에 부풀게 했다. 클린턴은 10월 올브라이트 국무장관을 북한으로 보내 북한의 추파에 호응했다.
북한과 미국의 이러한 접근은 이 번에는 중국을 당황하게 했다. 6월 15일 남북 정상회담 당시 미국이 느꼈던 것과 같은 당황이었다. 클린턴의 인도와 베트남 방문에 맞불방문(베트남의 경우, 장쩌민의 라오스 캄보디아 방문) 혹은 정상 초청(인도의 경우) 등으로 민감하게 대응했던 중국은 클린턴의 북한 방문이 몰고 올 파장에 지극히 우려하지 않을 수 없었다. 김정일의 중국 재방문 태동은 미ㆍ북간의 이러한 사태 전개와 결코 무관할 수가 없는 것이다. 이 당시는 중국이 아쉬운 입장이고 북한은 여유있는 입장이었다.
럼스펠드의 국방장관 지명은 북한과 중국 모두를 긴장시키고 같은 배에 타게됐다는 인식을 갖게했다. 이런 배경에서 김정일의 중국 방문 일자가 갑작스럽게 결정된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부시 신행정부 출범에 따른 북한의 전략적 입지
부시의 강경노선이 공식화되기 전까지 북한의 전략적 입지는 그 어느 때보다도 유리한 위치에 놓여 있었다. 남북정상회담 이후 북한은 국제적 위상이 호전됨과 동시에 상당한 경제적 실리를 챙겼다.
또한 미국과 중국이 북한에 대한 영향력 행사를 놓고 경쟁하는 상황을 유도함으로써 중소대립 당시와 같은 상황에 놓이게 된 것이다. 또한 그 결과 미사일 등과 관련한 군사적인 압박의 정도가 완화되었다. 북한이 클린턴의 방문포기를 아쉬워했던 것은 만일 클린턴의 방북이 성사되었다면 북한의 외교적 입지가 더욱 강화되었을 수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북한은 중국에 대해서는 '미국카드'. 미국에 대해서는 '중국카드'를 구사하며 실리를 챙길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될 수 있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부시의 강경외교 노선으로의 선회로 북한의 입지는 한 순간에 궁색해졌다. 북한이 그 동안 보여 준 변화의 모습을 부시 행정부의 외교 안보팀은 ‘단지 말뿐이며 구체적 실천이 없다’며 아예 무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북한의 개혁 개방은 가능한 것인가
김정일의 상하이 방문 이후 북한이 개혁 ·개방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대세를 이루었다. 그렇지만 이러한 전망을 뒷받침할 북한 당국의 공식적 발언은 나오지 않았다. 김정일의 중국 방문이 끝날 시점인 20일 북한의 중앙통신이 보도한 내용은 이러한 전망을 오히려 무색하게 하는 것이었다.
중앙통신은 19일 노동신문에 보도된 김정일의 발언을 인용했는데 그 내용은 “21세기 조선의 전략은 선군정치로 정치 군사적 기초를 다지고 그힘에 의거해 최단 시간 내에 강력한 국가경쟁력을 마련해 ２１세기 세계 경제강국의 대열에 당당히 들어서는것＂이라고 말했다.
이 발언에서 보듯 북한은 경제발전의 전제 조건으로 정치 군사적기초다지기를 강조하고 있다．이는 결국 북한이 현 시점에서는 개혁과 개방보다는 군사강국화하는데 더 역점을 두고 있음을 보여준다. 북한의 개방은 결코 이러한 전제를 넘어서는 것은 아니다．
또한 북한이 중국식의 개혁 개방을 위해서는 덩샤오핑이 마오쩌둥을 재평가한 것처럼 현 북한체제를 움직여 온 김일성의 유전을 재평가해야 한다．그 것은 김정일에게 쉽지않은 선택이 될 것이다． 요컨대 북한이 중국식 개방으로 나서기까지에는 중대한 노선변화를 수행하여야하는데 ２０일 중앙통신의 보도는 그럴 뜻이 없음을 분명히 하고 있는 것이다．
김정일의 상하이 방문은 중국과 한국을 고무시키는 외교 이벤트임이 분명하지만 부시의 미국은 이에 눈도 꿈적하지읺을 것이라는 데 북한의 고민이 있는 것이다．
부시 신행정부 출범에 따른 중국의 전략적 입지
이처럼 북한의 전략적 입지가 궁색해진데 반해 중국의 전략적 입지는 상대적으로 호전되었다．
우선 북한에 대한 영향력을 강화할 수 있게됐다．김정일의 상하이 이벤트의 각본은 중국이 쓴 냄새가 짙다．김정일이 대동한 수행한 면면은 앞서 지적한 바처럼 북한의이번 중국 방문의 의도가 중국의 개혁 개방 쇼윈도를 견학하는데 주목적이 있는 것 같지 않기 때문이다．이 것만보아도 중국의 대북한 영향력이 증대되었음을 엿볼 수 있으며 앞으로 중국의 영향력은 더욱 증대될 것으로예상된다．
두번 째로는 미국이 냉전시대의 전략개념으로 돌아감으로써클린턴이 상당히 공들여 그 단초를 마련한 ＇대중국 포위망＇의 우려에서 당분간 벗어날 수 있게 됐다．
NMD 추진과 중국과 미국의 계산
물론 부시의 신전략이 중국에게 상당한 부담을 주는 것은 사실이다．미국의 ＮＭＤ추진에 따라 중국이 군비경쟁에 나선 다면 이는 경제건설에 상당한 지장을 초래할 것이다．레이건 행정부 당시 미국의 군비경쟁으로 소련이 거덜난 것과 같은 상황까지는 가지 않겠지만 중국이 자신이 설정한 경제 목표를 실천하는데 상당한 지장을 줄 것임은 분명하다．
또 중국의 군비강화는 대만의 원심력을 가속화시킬 것이고 또한 주변국의 우려를 불러일으켜 중국과의 유대가 손상될 위험성도 있다． 미국 역시 이러한 점을 노리고 있다． 중국의 영향력의 팽창을 견제하고 경제력 증대를 억제하는 두 마리의 토끼를 잡을 수 있는 것이다．
중국의 외교적 대응
중국은 미국의 정권 교체에 대해 다각적으로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앞서 상세히 살핀 것처럼 부시의 대통령 취임 전에 NMD 추진의 중요한 빌미를 제공하고 있는 북한을 상하이로 불러들여 북한의 적극적인 개혁 개방의지를 과시케 한 것이 그 한 예이다.
게다가 주미대사를 교체했다. 새로 주미대사가 된 인물은 양졔치(楊潔篪)로 그는 부시 가문과의 꽌시(關係)가 있는 인물이다. 부시 대통령의 부친인 부시 전대통령이 중국을 방문했을 때 그의 쓰촨(四川)성 여행에 안내와 통역을 맡았던 인연을 갖고 있다. 부시가 새 각료의 인선을 아직 채 끝내지도 않은 12월 27일에 주미대사의 교체를 발표할 정도로 아주 발 빠른 행보였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눈 여겨 볼 대목은 중국이 NMD 교섭에 나섰다는 점이다. 중국은 그 동안 미국의 NMD추진 계획에 대해 강력한 어조로 반대 의사를 표명해왔다. 츠하오톈(遲浩田) 국방부장은 2000년 7월 13일 “NMD는 세계전략 균형과 안정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다”라고 말했으며 장쩌민 주석도 그 5일 뒤 “NMD가 세계의 힘의 균형을 깨는 새로운 군비경쟁을 촉발, 지역 안보를 위태롭게 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미국 부시 행정부가 NMD추진 강행의사를 밝힌 뒤 이러한 입장은 재확인되었다.
중국의 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2001년 1월 9일자에서 “부시의 NMD추진 강행은 군비경쟁을 촉발, 지역 안보를 위태롭게 할 것이다”라고 주장했던 것이다. 중국이 이처럼 NMD에 대해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는 것이 아시아권에서의 NMD와 TMD추진의 명분은 북한이지만 겨냥하는 진정한 목표는 중국이라는 사실을 잘 알기 때문이다.
이러한 가운데 미국의 뉴욕타임스는 1월 29일자에서 미국의 민간 군사 전문가들이 최근 중국을 방문, 중국의 정부관리 및 민간학자와 NMD문제를 논의하였다는 기사를 보도하였다. 이 회동에서 양측의 입장은 평행선을 달렸다.
미국측은 NMD추진 과정에서 중국이 NMD가 방어목표로 삼고 있는 국가(물론 북한을 지칭한다)에 중국이 미사일 및 NMD의 대응수단을 제공하는 것에 대해 우려를 나타냈다.
반면 중국은 NMD가 북한을 포함한 ‘불량국가’들의 공격에 대비하기 위한 방어체제라는 데 이의를 제기하면서 NMD가 실제로는 미국의 공격력을 강화하는 것이라는 점을 지적했다.
칭화(淸華)대학의 안 쉐퉁 교수는 “NMD는 미국이 보복당하는 것을 걱정하지 않고 아무 때나 공격을 가할 수 있게 할 것”이라고 지적하고 “미국이 100% 안전하다고 느낀다면 3차대전을 우려할 필요가 없으므로 미군은 더 무모해지고 또 모두에게 위협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들의 서로의 입장을 일방적으로 상대방에 주장하는 일만 하지 않았다. 양측 전문가들은 부시 대통령이 NMD 규모를 분명히 제한하고 또 중국이 미국에 대한 핵 보복 능력을 가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는 것을 보장하는 방안에 대해 논의한 것이다.
중국은 현재 20개 미만의 장거리 미사일을 보유하고 있으나 모두 노후한 상태라 이동이 가능하고 더 정확도가 높은 신형 미사일 개발에 착수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러한 양측의 논의에 대해 미국 부루킹스 연구소의 베이츠 길 박사는 “양국의 목표는 NMD 예상규모와 중국이 개발하려는 공격용 무기 수에 관한 ‘전략적 이해’를 모색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물론 이는 공식적인 논의는 아니다. 허나 중국이 미국의 NMD 추진이 이루어질 것이라는 사실을 인정하고 이를 자국의 전략적 이해를 손상시키지 않는 통제된 상태로 추진되도록 유도하는데 관심을 보이기 시작하고 있다는 단서라는 점에서 중요하다. 실사구시적 접근이 아닐 수 없다.
미국의 대외전략에서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두 축은 ‘월스트리트’와 ‘군산 복합체’이다. 클린턴 행정부가 월스트리트에 중점을 둔 세계전략을 폈다면 부시는 클린턴 집권기간 동안 소외되온 ‘군사복합체’의 이익을 대변하는 정권이라고 볼 수 있다.
97년 아시아에 밀어닥친 환란은 월스트리이트에게는 복음이었는지는 몰라도 미국의 군사복합체에게는 그야말로 악몽이었다. 냉전 종식으로 군수 분야에 대한 수요가 줄어들고 있는 가운데 미국의 주요 무기 수입국이었던 한국 등은 환란의 와중에서 구매력을 상실, 미국의 군사복합체는 고사의 위기에 빠지게 된 것이다.
중국은 이러한 미국이 처하고 있는 상황을 잘 알기 때문에 부시의 미국이 NMD와 TMD를 결코 포기하지 못할 것임을 파악하고 이를 내심으로 인정하는 전제 하에서 대응책을 모색하고 있는 것이다.
중국의 외교적 딜레마
중국이 이처럼 신속하게 대응하고 있지만 부시 행정부의 출범은 중국의 외교전략에 대한 여러 가지 변화된 도전을 제공하고 있음은 분명하다. 파월 국무장관은 취임 첫 만나는 외교사절로 중국대사를 선택했다.
그러나 첫 대면은 우호적인 것이 아니었다. 파월은 1월 24일 이임하는 리자오싱(李肇星) 대사를 만난 자리에서 하루 전인 23일 베이징의 톈안먼 광장에서 벌어진 파룬궁(法輪功)신도 5명의 분신기도 사건을 언급했다. 그는 체포된 파룬궁 신도들을 전원 석방할 것을 촉구하고 파룬궁에 대해 관용과 법에 따른 대응을 주문했다. 더우기 그는 양국간에 이견이 발생할 때에 미국은 단호한 자세를 취할 것임을 경고했다.
중국은 이에 대해 외교부 대변인을 통해 즉각 반박하는데 그치지 않았다. 분신기도자중에 1명이 12살이라는 사실과 그들의 분신 장면을 공식 매스컴을 통해 공개함으로써 파룬궁이 중국이 규정한 것처럼 사교(邪敎)임을 강조했다. 한동안 잠잠하던 파룬궁 문제가 미국이 전통적으로 활용해온 인권카드로 사용될 것임을 우려한 탓이다.
중국의 직면한 도전으로는 대만 문제도 있다. 천수이볜(陳水扁) 대만 총통은 2000년12월 부시 후보의 대통령 당선이 확정되기 전 윈스턴 로드 전 국무차관보를 단장으로 하는 미국 외교정책 위원회 대표단을 접견한 자리에서 “(미국의 차기 정부)는 중국과 교섭할 때 대만의 이익을 희생해서는 안된다”라고 주문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클린턴이 상하이를 방문했을 당시 천명한 ‘3개의 노’정책을 언급했다. 클린턴은 대만의 독립을 지지하지 않는다, 두개의 중국, 하나의 중국 하나의 대만(一中一臺)을 지지하지 않는다. 대만의 유엔가입을 지지하지 않는다라고 선언했던 것을 환기시켰다.
천 총통은 여기에 ‘양안 문제의 무력해결을 지지않는다’를 '네번 째의 노'로 명확히 밝혀야 한다고 요구한 것이다.
파월은 상원 인준 청문회에서 이러한 대만의 주문에 화답하는 발언을 했다는 것은 앞서 언급한 바와 같다.
미국의 신 행정부 출범에 따라 파룬궁이 발호하고 또 대만의 입지가 강화되면 장쩌민은 상당히 곤혹스런 입장에 처하게 된다.
내년 16대(중국공산당 16차 전당대회)를 앞두고 덩샤오핑과 같은 ‘태상황’의 지위를 확보하려 물밑작업을 벌이고 있는 장쩌민에게 파룬궁 문제가 또 다시 불거지는 것은 보수파의 입지를 강화시켜준다는 점에서 유리할 것이 없는 사태 발전이다. 파룬궁 문제는 리펑의 측근이며 보수파의 교두보 격인 뤄간(羅幹)이 최고 책임을 맡고 있다. 대만 문제 역시 장쩌민에게 고민거리이다.
장쩌민은퇴임 이전에 대만문제를 마무리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해 왔다. 대만이 독립을 추진할 경우, 단거리 탄도 미사일과 크루즈 미사일의 개발을 통해 무력도불사하겠다는 입장을 취해왔다. 양안 긴장은 군부의 발언권을 강화시킬 것이 분명한데 장쩌민의 군부에 대한 통제력이 아직 다져지지 않은 가운데 군부 발언권의 증대는 장쩌민의 정국 구상에 심각한 타격을 줄 것은 불문가지이다.
중국의 장기적 포석
지난 해 연말 베트남의 대통령이 중국을 방문, 양국간의 오랜 난제인 국경문제를 마무리지었다. 리펑 전인대 상무위원장은 1월 9일 인도를 방문했다. 그리고 3월 중에는 한국을 방문할 예정으로 있다.
그리고 올 상반기중에 장쩌민 주석의 북한 방문이 이루어질 전망이다. 지난 해 말부터 올해 상반기에 걸쳐 중국의 정상 외교의 초점이 지난해 클린턴이 ‘중국 포위망’을 위해 적극적으로 펼쳤던 외교 경로를 되밟고 있음을 확인 할 수가 있다. 중국은 남북한을 동시에 방문한다는 점에서 미국보다 한결 유리한 고지에 서고 있다는 인상마저 준다.
중국은 이를 통해 클린턴의 전략 개념이 다시 지펴질 것은 예방하는 한편 부시의 새로운 전략에도 좀 더 체계적인 응전방안을 모색할 것이다.
여기서 주목할 것은 부시의 미국이 완전히 종결되지 않은 냉전적 질서에 의존하려는 자세를 보이는 데 반해 중국은 아직은 중화적 질서를 회복하려는 장기적 전략을 접어두려는 것 같은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미국의 강경노선이 중국의 이러한 노선 견지를 후퇴시킬 것인지의 여부가 주목거리이다. <차이나 워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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