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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시간 체류에 一週초청 대응
중 부시 몽골방문 하루 뒤 몽골대통령 초청발표
중국과 미국간 몽골 줄다리기 외교가 본격화하기 시작했다.
류젠차오(劉建超)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2일 정례 외교부 브리핑에서 남바린 엥흐바야르(Nambaryn Enkhbayar) 몽골 대통령이 11월 27일 12월 3일까지 중국을 방문한다고 발표했다.
중국 외교부의 몽골대통령 방중 발표는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 현직 미국 대통령으로서는 처음으로 몽골을 방문한 하루 뒤에 이루어졌다.
부시 대통령은 하루 앞선 21일 3시간 동안 몽골을 방문했는데 울란바토르에서 있은 남바린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몽골이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에 병력을 파견해 준 데 대해 사의를 표시했다. 몽골은 현재 아프가니스탄에 50명, 이라크에 120명의 병력을 파견하고 있다.
부시 대통령은 특히 이라크 주둔 몽골 군인 2명이 트럭에 폭탄을 가득 싣고 돌진하는 자살테러범을 사살해 수많은 생명을 구한 것을 언급, 칭기즈칸의 후예인 몽골의 "용감한 전사들"이라고 격찬하는 등 각별한 고마움을 표했다.
그는 정상회담 후 가진 연설에서 1990년 사회주의 독재체제에서 무혈로 민주주의로 이행한 몽골의 민주화 발전을 높이 평가하기도 했다.
류젠차오 대변인은 남바린 대통령의 방중기간 몽골과 중국의 정상은 양국의 선린(睦隣互信)동반자관계의 발전에 관해 의견을 교환할 것이라고 밝혔다. 남바린 대통령은 중국 체재기간 베이징(北京)에서 개최되는 유네스코의 제 5차 전민교육 고위급 회담에도 참석하고 지방 시찰도 할 예정이다.
역사적으로 중국과 대립해 온 몽골은 청조 멸망 후 소련의 도움으로 중국으로부터 독립한 이후 소련에 기울어진 외교정책을 펴며 중국을 견제해 왔다. 그러나 소련이 해체되고 중국과 러시아 간 화해가 진척되면서 몽골은 중국과의 관계개선을 시도하는 한편으로 미국을 비롯한 중국의 경쟁국에 접근하는 양면외교 정책을 실시해 왔다.
이 같은 몽골의 외교 노력은 중국의 주변국과의 유대강화를 통해 중국을 견제하고자하는 미국의 전략과도 박자가 맞는 것이었다.
인도-베트남-북한-몽골 등 중국 주변국을 잇는 중국 포위 벨트의 구축을 시도하였던 빌 클린턴 전임 대통령은 매들린 올브라이트 국무장관을 몽골에 파견한 바 있다. 이후 미 국무부 고위관리의 빈번한 몽골방문이 이어졌다.
조지 W 부시 대통령 취임 이후 북한과의 관계 악화와 베트남에 대한 미온적 접근으로 클린턴의 중국 포위 벨트 구상은 폐기되었지만 몽골은 인도와 함께 부시 행정부에서도 아시아 외교의 중요 공략대상의 자리를 지켰다. 몽골의 전략적 위상 외에도 북한과 베트남에 비해 상대적으로 민주화되었다는 점도 차별접근의 한 요인이었다.
올해 초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은 북한을 비판하면서 “몽골과 필리핀처럼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민주화는 더욱 촉진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발언은 몽골이 부시 행정부가 추진하는 대(對)중국 민주화 포위벨트의 한 포스트가 되었음을 공언한 것으로 해석되었다.
라이스 장관과 도널드 럼즈펠드 국방장관은 올해 중국을 방문했을 때 몽골을 들렸으며 비록 3시간 동안의 짧은 체류였지만 대통령이 직접 몽골을 방문하기에 이른 것이다.
부시 대통령은 이에 앞서 2003년 2월 바가반디 당시 대통령을 백악관에 초청해 환대를 베풀었다. 명목은 이라크에 전투병(당시 217명)을 파병해준 데 대한 감사의 자리였으나, 미 공군기지를 몽골에 설치하려는 것과 무관치 않다는 의견이 많았다. 바가반디는 부시 대통령에게 몽골과 미국 간의 자유무역협정 체결을 요구하기까지 했다.
몽골은 미국뿐만 아니라 러시아와 일본과도 관계를 강화하고 있다. 전형적인 ‘원교근공(遠交近攻)’식 대중 견제외교가 아닐 수 없다.
러시아와의 관계개선은 러시아가 새로운 전략적 관점에서 몽골에 다시 다가서는 선택을 하였기 때문이다.
시베리아 및 극동러시아의 인구감소와 이 공백을 중국인들이 채우는 현상을 우려해 온 러시아는 몽골 지원을 통해 중국의 팽창을 막자는 판단을 하기에 이르렀다.
2003년 12월31일 러시아가 수십억 달러에 달하는 대(對)몽골 차관을 98% 탕감해주겠다는 파격적 호의를 베풀었다. 이는 물이 스며들 듯 접경지대를 잠식하고 있는 중국인들에 대해 러시아 위기감이 얼마나 절박한가를 반증한다.
한편 일본은 정부 차원의 몽골 지원과 투자를 게을리 하지 않아왔으며 광산 채굴권을 상당 부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 일련의 움직임은 중국으로서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전개가 아닐 수 없다.
사실 중국의 제4세대 지도부는 그동안 몽골에 대해 적극적인 접근 정책을 펴왔다. 2003년 6월5일,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은 국가주석 취임 후 첫 해외 순방지로 몽골을 택했다.
우이(吳儀) 부총리도 올해 5월26일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일본 총리와의 회담을 “국내의 긴급한 문제”를 이유로 취소하고 귀국했지만 몽골 방문은 그대로 이행했다.
중국이 이처럼 몽골에 대해 공을 기울이는 데는 전략적 고려가 1차적이다. 하지만 그 못지않게 몽골의 무진장한 지하자원도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몽골의 전임 대통령인 바가반디가 공식석상에서 “금덩이를 깔고 앉아 굶고 있는 딱한 처지”라고 말할 정도로 몽골은 지하자원이 많다.
세계 8대 자원 부국으로 불리는 몽골은 1,000억 톤의 석탄과 5억 4,000만 톤의 구리가 매장되어 있고, 고비사막에만 50억 배럴의 원유가 매장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경제발전을 뒷받침할 에너지 및 자원 확보에 부심하고 있는 중국 입장에서는 몽골의 지하자원은 ‘앞뜰의 보물창고’가 아닐 수 없다. 이 것이 일본을 비롯한 경쟁국에 의해 잠식당하는 것을 결코 지켜 볼 수 없는 것이다.
하지만 몽골은 중국의 접근에 대해 선택적 수용자세를 취하고 있다. 비록 중국이 주도한 상히이 협력기구(SCO)에 준회원국으로 참여하고 있지만 중국이 2억 달러 이상의 저리 차관을 주겠다고 제의했을 때 몽골은 “경제가 예속되면 정치 또한 예속된다”며 거절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러한 배경에는 중국이 네이멍구(內蒙古)자치구로 부르는 내몽골 지역을 되찾아야 하는 미수복 지구로 여기는 뿌리 깊은 몽골의 반중국정서가 자리 잡고 있다. 중국의 대 몽골 외교가 순탄치 않을 것임을 쉽게 짐작할 수 있다.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몽골에 체류한 시간은 불과 3시간이었다. 이번에 중국을 방문하는 남바린 몽골 대통령의 중국 체재 기간은 일주일이다. 만주를 향해 미국의 군대가 다가 올 때 인해전술로 맞섰던 1950년 중국의 대응을 연상시킨다.
중국의 강한 위기의식이 읽히는 대목이다.<차이나워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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