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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원전 공사재개..陳水扁정부 고뇌의 선택
대만의 장쥔슝(張俊雄) 행정원장은 14일 정오 기자회견을 열고 전날 입법원과 체결한 합의서에 기초해 작년 가을 중단한 제4 원전의 건설을 재개한다고 정식 발표했다.
이로써 지난해 5월 천수이볜(陳水扁) 정부 출범이래 최대 정치 현안으로 부각돼온 제4 원전을 둘러싼 1백10일간의 정쟁이 일단 막을 내렸다.
하지만 24일에는 지금껏 천수이볜 정부와 여당 민진당을 지지해온 환경보호단체 등이 반원전 시위를 계획하고 있어 민진당 정부는 지지자의 이반이라는새로운 과제에 직면하게 됐다.
이날 기자회견에 나타난 장 행정원장은 약간 긴장된 모습으로 제 4원전 공사 재개를 발표했다.
그는 먼저 "긴 터널 앞에 한줄기 서광이 비쳤다"라는 미국 헨리 키신저 前 국무장관의 말을 인용하면서 회견을 시작했다.
이는 입법원과 협상 과정에서 행정원이 일관되게 주장해온 '비핵국가'의 공감대가 이뤄졌다는 점을 '한줄기 서광'으로 평가한 것이다.
장 행정원장은 이어 "대만은 현재 경제와 사회의 전환기를 맞이 하고 있어 많은 개혁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처럼 중대 시기에 제 4원전이라는 일개 문제에 얽매여 내부 분열을 일으키는 것은 용납될 수 없는 일이다"고 지적했다.
"때문에 더이상 정쟁을 계속할 경우 경제 혼란과 사회 불안을 초래한다는 판단에서 입법원과 양원 협정을 체결하게 됐다"고 그는 배경을 설명했다.
장 행정원장은 "나에게 있어선 '고통이 따른 선택'이었지만 회피할 수만은 없는 책임이다"라고 고뇌어린 표정까지 내비쳤다.
또한 그는 향후 이러한 중요 사안에 대해선 국민투표에 의한 해결을 희망한다고 밝히면서 '공투법(공민투표법)을 여야당 협의의 주요 의제로 거론할 방침임을 천명했다.
장 행정원장은 이날 회견 도중 '고통이 따른 선택'이라는 표현을 여러 차례 되풀이해 여당이 입법원에서 소수파라는 현실을 받아 들이지 않을 수 없었던 아쉬움을 애써 감추지 않았다.
앞서 13일 오후 7시 장 행정원장과 국민당 출신의 왕진핑(王金平) 입법원장은 타이베이 빈관에 회동해 제 4원전의 공사 재개에 합의하는 양원 협정에 서명했다.
이는 행정원의 타협안을 양당측의 요구에 맞춰 재차 수정한 것으로 4개항으로 돼 있다.
행정부가 국회가 어떤 정책을 놓고 협정을 체결한다는 것은 대만은 물론 세계적으로도 극히 드문 일이다.
당초 행정원안은 지난 5일에 마련된 것으로 행정원은 야당이 요구한 '입법원의 제4 원전 재개 결의를 수용한다'라는 문구의 삽입을 완강히 거부했다.
하지만 행정원 타협안의 일부 표현, 가령 2항의 '총통에 의한 중재를 거쳐 행정원은 제 4원전 관련 예산을 집행, 공사를 재개한다. 이후 예산은 민의에 따라 새로 선출되는 입법위원이 처리한다'는 내용에서 '총통에 의한 중재'와 '민의에 따라...' 등에 야당측이 거세게 반발했다.
결국 행정원은 '총통에 의한 중재'를 '양원의 협조'로, '민의에 따라...'는 '관계법령에 의거해 처리'로 고치기로 의견을 모으면서 타협을 성사시켰다.
이로 인해 천수이볜 정부 발족후 특히 작년 10월27일 장 행정원장의 건설 중단 발표이래 정계-경제계-사회를 크게 요동치게 만든 제 4원전 문제는 고비를 넘기게 됐다.
그러나 또 하나의 불씨인 민진당내와 지지자의 반발은 앞으로 확대될 조짐을 조짐을 보이고 있다.
민진당 입법위원단의 저우보룬(周伯倫) 총소집인(원내총무격)은 13일 밤에 열린 당 정책결정 9인 소위원회에 불참, 원전 공사 재개에 대한 불만을 강력히 표시했다.
당내에선 '제 4원전은 국민투표로 결정해야 한다. 이를 관철하지 못하면 장 행정원장은 사임하라'는 강경한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24일에는 환경보호단체 등이 대규모 반원전 시위를 계획하고 있으며 더구나 여기에 린이슝(林義雄)과 야요자원(姚嘉文) 前 당주석, 펑밍민(彭明敏) 총통부 자정 등 민진당 고위 인사들이 대거 참석한다고 선언, 정부를 곤혹스럽게 하고 있다.
집권전부터 민진당의 反원전정책에 동조, 지지해온 환경보호단체와 제 4원전 건설지의 현지 주민들은 일단 공사 중단을 결정했다가 결국 야당의 압력으로 번복한 천수이볜 정부에 대해 실망과 노여움을 표시하고 있다.
이번 행정원 결정은 정국의 정상화를 가져온 반면 민진당의 강력한 지지기반의 일각을 상실하게 만들었다.
따라서 천 총통으로선 이런 후유증을 어떻게 잘 수습할지가 향후 최대 과제로 떠오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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