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룬연변(法輪演變)-2 ▶[파룬연변(法輪演變)-1 2001/02/27 16:12 홍콩의 정무사장 파룬궁 집회허가 문제로 사임 의혹 97년 홍콩의 주권이 중국으로 넘어 간 이래 총리격인 정무사장직에 있던 앤슨 찬(陳方安生)여사가 1월 11일 갑작스럽게 사의를 표명한 것 역시 파룬궁 문제가 결정적 원인이 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물론 둥젠화(董建華) 행정장관과 불화를 빚어 온 앤슨 찬의 사임은 어느 정도 예고돼 왔다. 중국 정부의 입장과는 달리 둥젠화의 연임에 반대하는 입장을 공공연히 밝혀 온 찬 정무사장은 지난 해 10월 업무 보고를 위해 둥젠화와 함께 베이징(北京)을 방문했을 때 첸지천(錢其琛) 부총리로부터 중앙의 사퇴 요구를 전달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1월 그녀가 갑작스럽게 사임을 발표한 것은 중국 정부의 파룬궁 집회 불허 희망에도 불구하고 적법 절차를 거쳤다는 이유를 들어 집회를 허가한 것이 베이징을 자극한데 따른 것이라는 분석이다. 둥젠화 행정장관은 2월 8일 입법회에 출석, "정부는 파룬궁 수련자들의 행동을 정밀 감시하고 홍콩 또는 중국 내 공공질서를 위협하는 어떠한 행동도 허용치 않을 것"이라고 밝혀 앤슨 찬 사임과 파룬궁 문제가 연결되어 있다는 추측을 뒷받침했다. 이처럼 파룬궁에 대한 중국의 공세적 대응은 외교 마찰까지 불러 일으켰다. 홍콩을 거쳐 2월 초 방중하기로 한 네덜란드 외무장관이 방문 직전 일정을 돌연 취소했다. 중국 외교부가 홍콩에서 파룬궁 신도들과 접촉하려 한데 대해 그를 비난하자 타국의 외교 활동에 간섭하는 것이라고 반발한 때문이다. 최근 들어 중국 당국이 파룬궁 문제에 대해 한층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데는새로 들어 선 부시 행정부가 파룬궁 문제를 對中 인권 압력의 지렛대로 사용하려는 의사를 노골화하고 있는 탓도 없지 않다. 부시 행정부가 출범한 지 이틀 뒤인 1월 22일-춘제(春節 : 설날) 전날-텐안먼 광장에서 파룬궁 신도 5명의 분신기도가 있었다. 당초 7명이 분신을 감행하려 했으나 2명은 순찰 중인 공안원에 제지되어 5명만이 몸에 불을 붙였고 그 중 2명이 사망했다. 분신이라는 극단적인 항의 표시에 대해 파룬궁측은 이를 반대한다는 취지의 성명을 내놓았다. 파룬궁은 "우리는 자살을 포함한 모든 종류의 살생을 금하고 있는 점에서 분신자는 파룬궁 수련자들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이는 분신이 파룬궁을 사교집단으로 규정한 중국 당국의 주장을 뒷받침할 수 있는 과격한 행동인 까닭이다. 당사자인 파룬궁측의 반응이 이렇게 조심스러운데 반해 미국 신 정부는 이를 중국의 인권탄압에 의해 초래된 비극으로 인식하는 자세를 보였다. 콜린 파월 국무장관은 취임한 뒤 처음 만나는 외교사절로 중국의 주미대사인 리자오싱(李肇星)을 선택하고 파룬궁 문제를 거론했다. 파월은 파룬궁에 대한 탄압을 철회할 것을 강력히 요구했다. 중국 외교부는 즉각 반박 성명을 내는 한편, CC-TV을 통해 파룬궁 신도들의 분신 장면을 공개하는 등 反파룬궁 캠페인을 전개했다. 분신을 기도한 신도 중에 12살 먹은 소녀도 포함된 사실을 공개해 파룬궁이 '극악한' 사교 집단임을 부각시키려 했다. 아울러 지난 해 4월 5일 파룬궁 신도 한명이 자신의 몸에 폭약을 장치하고 폭사하려다가 순찰하던 공안에 발각되어 실패했던 사실을 인민일보 평론을 통해 밝혔다. 10개월 동안 발표하지 않아온 사실을 공개한 뜻은 신도들이 죽음마저도 불사할 정도로 맹목적인 신앙을 갖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한 것임은 두말할 나위도 없다. 중국 당국 파룬궁과 미국과의 연계 의심 중국 당국이 파룬궁 문제에 관해 극도로 예민하게 반응하는 것과 관련하여 홍콩에서 흥미로운 기사가 나왔다. 홍콩 월간지 경보(鏡報)는 미국의 정부 기관인 국제개발처(AID)가 파룬궁에 2,000만 달러의 자금을 지원했다고 보도한 것이다. 잡지는 미국 의회도 파룬궁 창시자인 리훙즈(李洪志) 등이 미국 라디오를 통해 매일 2시간 동안 중국 대륙을 향해 파룬궁을 선전하는 방송을 할 수 있도록 자금을 대왔다고 주장했다. 또한 AP, 미국의 소리(VOA), 월 스트리트 저널, 뉴욕 타임즈 등 미국 유력 언론 매체들이 그간 중국에서 여러 차례 파룬궁에 대한 여론 조사를 실시했으나 미국이 당초 기대한 결과와 전략 목표에 부합하지 않은 결과가 나옴에 따라 공개하고 있지 않다고도 주장하기도 했다. '미국 파룬궁을 반체제세력의 대안카드로 활용' 경보는 미국 당국이 이 같이 파룬궁에 대해 지원과 관심을 기울이는 것은 웨이징성(魏京生) 등 미국으로 망명한 반체제 인사들의 이용가치가 부정적으로 나타나자 리훙즈를 대체 카드로 활용하려 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러한 보도는 그 사실 여부를 떠나 중국이 파룬궁 문제에 관한 미국의 공세를 어떻게 인식하고 있는가를 잘 보여준다. '파룬연변', 즉 파룬궁 문제를 통해 중국 체제를 뒤흔들려 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중국 당국이 2월 12일 파룬궁에 대한 박멸 전쟁을 벌이겠다고 선언한 것도 이러한 인식에 바탕을 둔 것이다. 중국 당국은 파룬궁과의 전쟁은 개혁과 개방을 지키기 위한 것이며 파룬궁의 배후에는 서방세력이 도사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사태가 전개되는 양상과 파룬궁 문제와 관련한 對美-對서방 인식이 덩샤오핑이 '반화평연변론'을 들고 나올 때와 너무 흡사하다. 새로운 대항 이데올로기로서 '반파룬연변론'은 태동되는가 2월 5일 중국의 CC-TV는 파룬궁과 관련한 좌담회를 반영했다. 이 좌담회에서 참석한 중국 인권 발전 기금회의 부회장인 린보청(林伯承)과 좌담을 결론 짓는 사회자의 발언은 중국의 반파룬궁 캠페인이 앞으로 이데올로기적 공세로 발전할 가능성을 점치게 한다. 린보청의 발언은 다음과 같이 요약된다. -파룬궁은 인간의 생명을 해치고 생명을 해치는 죄악을 저질렀다. 리훙즈와 그 집단은 파룬궁을 수련하면 모든 것이 다 잘될 것이라는 요사스런 말을 퍼뜨려, 맹신자들을 분신자살로 이끌었다. 인명을 가볍게 본 이같은 처사는 사람의 생명권을 유린한 행위이다. -파룬궁은 '파룬다파'(法輪大法)만을 믿고 오직 그들의 사부만을 따르게 만들어 다른 신앙을 외면하도록 유도했다. 이 같은 행위는 인민의 정치권을 심각하게 침해한 행위이다. -파룬궁은 인민 군중의 정상적인 생활권을 빼앗았으며, 사회 안정을 깨뜨리고 소요를 일으켜 사회질서를 무너뜨렸다. 좌담회 사회자는 "리훙즈의 파룬궁은 국제적 반중세력과 힘을 합쳐 중국의 인권 상황을 헐뜯고 중국의 안정을 해치려 한다"며 "중국의 발전과 개방을 망치려 드는 반중세력의 도구로 전락했다"고 결론을 내렸다. 덩샤오핑의 '반화평연변론'은 톈안먼 사태를 야기한 중국내 민주화 세력과, 이들 세력에 대한 탄압을 비난하며 압력을 가하는 미국을 중심으로 한 서방 세력 양쪽을 겨냥한 것이었다. 마찬가지로 현재 '반파룬연변론'이라고 이름을 붙여 봄직한 중국 당국의 이데올로기적 공세는 한편으로는 공산 체제의 권위를 위협하고 사회주의에 대한 대항 이념으로까지 성장이 우려되는 파룬궁을 겨냥하고 있다. 또 다른 한편으로는 파룬궁 탄압을 적극적으로 비난하는 미국 등을 겨누고 있다. 중국은 파룬궁의 위협에 왜 민감한가 중국 당국이 왜 이처럼 파룬궁에 대해 위기 의식을 갖고 있는가. 우선 엄청난 수련자 수이다. 파룬궁측은 1억명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당국은 5,000만 명으로 추산하고 있다. 파룬궁측 주장을 받아 들인다면 12억 중국인 중에서 12명에 1명 꼴로 파룬궁의 수련자인 셈이다. 또한 중국측의 발표대로라고 해도 6,000만 공산당원과 맞먹는 세력을 확보하고 있는 셈이다. 1992년 지린(吉林)성 출신의 리홍즈(1951년 생)가 창시한 파룬궁이 불과 8 년여의 짧은 시간안에 이처럼 엄청난 수련자를 모은 것은 개혁과 개방이 심화되면서 공산주의 이념이 퇴색한데다가 물질숭배적 사회분위기가 중국인들 사이에서 정신적 공백을 야기했기에 가능했다. 파룬궁은 전통적인 종교인 불교와 도교를 혼합, 진(眞), 선(善), 인(忍) 등 3 가지 덕목과 중국인에게 친숙한 기공(氣功)수련을 강조하는 비교적 단순한 교리와 수련방법으로 중국인 사이를 급속히 파고 들었다. 중국 지도부는 공산주의 이념 퇴색에 따른 이념적 공백의 대안으로 '중화 민족주의'를 들고나왔다. 하지만 이는 일부 지식층에게만 영향을 미쳤을 뿐이었다. 이에 반해 '유심론적이고' '대중 친화적인' 파룬궁은 급속도로 변화하는 중국 사회에 적응하지 못한 이농자, 실업자, 그리고 퇴직자 등 일반 하층 민중들 사이에서 폭발적인 호응을 얻어냈다. 더욱이 파룬궁을 종교로 보지 않은 지식층과 당 간부들 사이에도 적지않은 추종자를 거느리게 됐다. 중국 당국이 파룬궁에 대해 심각하게 여기기 시작한 것은 99년 4월 1만여명의 수련자가 탄압 중지를 요구하며 요인들의 거주지인 중난하이(中南海) 외곽에서 침묵시위를 벌인 때부터이다. 이 정도 규모의 시위는 89년 톈안먼 사태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후야오방(胡耀邦) 전 총서기의 갑작스런 죽음에 대한 평화적인 추모시위를 방치하다 톈안먼 사태를 야기한 경험을 갖고 있는 중국 당국은 이들이 평화적인 방법으로 시위를 벌였지만 대대적인 탄압으로 대응했다. 1999년 7월에는 파룬궁을 반정부, 반합법적인 단체이자 사교로 규정하고 조직적인 탄압을 전개했다. 공안 당국은 수십만권의 파룬궁 관련 서적을 불태웠으며, 약 4 만명의 파룬궁 수련자들을 구금했다. 또한 파룬궁 추종자들이 톈안먼 광장 등에서 시위를 벌이는 즉시 연행, 집단행동으로 발전하는 것을 방지했다. 당국의 전방위적인 탄압으로 파룬궁 문제는 표면적으로 잠잠해졌다. 그런데 부시 새 행정부가 들어서면서 파룬궁 문제에 대한 언급을 한 것이 수련자들을 고무하는 결과를 빚자 중국 당국은 극도의 경계심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반파룬연변'의 미래는 '파룬연변'은 과거 '화평연변'과 마찬가지로 국내적으로 정치 투쟁의 도구가 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화평연변'은 개혁파와 보수파간 대립의 접점 구실을 했다. 개혁파는 '화평연변'의 강조를 통한 대외 강경 노선이 중국의 개혁-개방을 지체시킨다는 시각에서 보수파를 공격했으며 마침내 '반화평연변론'을 퇴출시키는 결과를 가져왔다. 파룬궁 처리 문제와 관련해서도 이러한 양상이 보이고 있다. 최근 홍콩에서 발간된 월간 잡지 '전초'(前哨)는 지난해 10월 15기 5중전회에서 리펑 전인대 상무위원장과 리루이환(李瑞環) 정협 주석이 장쩌민 주석의 파룬궁 대책에 대해 협공했다고 보도하고 있다. 리루이환 주석은 "파룬궁 추종자들을 무력으로 진압한 것은 실패였다"고 지적하고 "온갖 탄압에도 불구하고 굴하지 않는 추종자들을 힘으로만 다루려다 보니 전체 당원과 국가의 체면이 많이 손상됐다"고 장주석을 직접 겨냥했다는 것이다. 리펑 위원장도 장주석 공격에 가세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리 위원장은 "파룬궁을 1년 이상 탄압했어도 아무 성과가 없었다"고 비판한 뒤 "반동조직이 아닌 파룬궁을 적대적으로 만든 장주석은 무능하다"고 직격탄을 날렸다고 한다. 리루이환의 정치 성향으로 보면 강경 일변도의 파룬궁 대책에 대해 비판하는 것은 충분히 납득할 수 있다. 그러나 이 잡지가 전한 리펑의 공격은 다소 의외이다. 파룬궁 강경 대책의 실무 책임자는 뤄간 정법위원회 서기로, 리펑의 직계 인물이다. 리펑의 비난은 자신의 직계 인물의 입지를 위협하는 발언일 수도 있어 신빙성에 의심이 간다. 리펑의 이러한 발언의 배경과 관련, 리펑이 한때 파룬궁을 수련했다는 소문을 드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그가 파룬궁에 대해서 동정적이기 때문에 이같은 발언을 한 것 같지는 않다. 장주석의 정치적 구상에 반대 입장을 갖고 있는 리펑이 역시 장주석과 대립하고 있는 리루이환과 연합전선을 펴기 위해 파룬궁 문제에 대해 '딴지'를 건 것 이상의 의미를 갖고 있지 않다고 보는게 타당할 듯하다. 당시 리펑 위원장은 앞서 지난해 8월 장주석이 톈안먼 시위대에 대해 동정적인 발언을 한 것에 대해 무척 불쾌하게 여겼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러한 맥락에서 보면 리펑의 발언은 '역지사지'해 보라는 일종의 비아냥으로 볼 수도 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파룬궁 문제가 '화평연변론'처럼 중국 지도부 내 정쟁의 주요 쟁점이 될 것이라는 점이다. 부시 행정부의 對中 강경 노선으로 일단은 '반파룬연변론'으로 의견이 수렴된 것으로 판단된다. 그렇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파룬궁 문제는 장주석과 反장주석파간 권력투쟁의 인계철선이 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톈안먼 사태시 대립했던 리루이환과 리펑이 공동전선을 폈던 사실은 파룬궁 문제 처리를 놓고 과거 '반화평연변론' 경우 처럼 복잡한 합종연형이 전개될 것임을 예고한다고 보아도 좋다. <차이나 워처> ▶[파룬연변(法輪演變)-1 2001/02/27 16:12

▶ 2001/02/27 17: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