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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군용기 충돌로 일시 관계경색 우려
남중국해에서 1일 발생한 미국 해군 정찰기 EP-3와 중국 전투기간 충돌 사고는 앞서 첸지천(錢其琛) 부총리의 방미를 계기로 관계 발전을 재확인한 미-중 관계에 미묘한 파장을 불러 일으킬 전망이다.
중국측은 사건의 전책임은 미국에 있다는 강경 자세를 보이고 있어 금후 사건 처리를 둘러싼 양측간 협상에서 양보하지 않을 방침을 굳건히 하고 있다.
더욱이 군부를 중심으로 對美 비판이 분출하고 국내 여론도 빗발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비상 착륙한 PC-3 정찰기는 전파 정보의 수집 활동을 주요 임무로 하고 있으며 이번에도 임무를 수행하던 중이었다.
미군은 중국 주변에서 일상적으로 전파 정보를 수십해 왔다. 특히 중국군의 훈련이 실시되는 시기에는 감시 체제를 강화하고 있으며 중국군 항공기와 잠수함 등의 움직임이 주된 감시 대상이다.
이에 대해 중국 전투기의 미군 정찰기 추적 감시도 '정당한 비행 활동'으로 미군의 동향에 대한 중국의 대항 조치라고 할 수 있다.
때문에 이번 사고는 평소 활발한 정보전을 펼치고 있는 미-중 양국의 관계를 여실히 보여주는 것이다.
중국 군부에선 지난 1월 출범한 부시 행정부에 대한 반감과 불신감이 고조돼 왔다.
부시 행정부는 중국을 '전략적 경쟁자'로 간주하고 중국이 강력히 반대해온 국가미사일방어(NMD) 체제, 전역미사일방어(TMD) 체제를 적극 추진할 것을 공언하는 한편 대만에 이즈함 등 첨단 무기를 판매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최근들어 미국 제7함대 기함인 블루릿지호가 상하이에 기항하고 데니스 블레어 태평양 사령관 등 미군 고위 장성들이 잇따라 방중하면서 군사 교류가 활발해 지고 있었다.
그런데 충돌 사건으로 인해 중국 군부의 對美 자세가 재차 경색될 우려를 낳고 있다.
사실 그동안 중국 당국은 오는 10월 상하이 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이뤄질 장쩌민(江澤民)-부시 대통령간 회담의 성공을 위해 미국과 마찰을 되도록 이면 피해왔다.
게다가 중국은 7월 개최지가 최종 결정되는 2008년 하계올림픽의 베이징 유치와 세계무역기구(WTO) 가입을 실현하려면 미국과 관계 악화는 바람직하지 않은 상황이다.
문제는 격앙된 군부를 어떻게 다독거리는가는 것인데 대미관계의 발전이라는 장기적인 목표를 견지해온 장쩌민 주석으로선 내부적으로 상당한 압력에 직면할 듯 하다.
다만 전문가들은 결국 중국 정부가 앞으로 미국에 '사죄와 배상'을 요구하면서 부시 행정부의 對中 강경노선을 견제하는 카드로 이번 사건을 활용할 공산이 클 것이란 일치된 분석을 내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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