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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시 對中외교 첫 시험대
남중국해 상공에서 미군 정찰기와 중국 전투기가 충돌한 사건을 계기로 부시 행정부의 對中 정책이 출범후 처음으로 시험대에 올랐다.
미-중간 긴장을 고조시키지 않은채 정찰기와 승무원의 신속한 송환을 실현하는 동시에 최근 들어 중국에 대한 강경 자세를 강화하는 의회내 보수파를 어떻게 다독거릴 수 있는지가 주목되고 있다.
정찰기가 불시착한 하이난다오(海南島)에서 미국 특사와 승무원간 면담은 이뤄졌으나 중국측의 경색된 태도로 보아선 완전 해결까지는 상당한 우여곡절이 예상되고 있다.
조지 부시 대통령으로선 선거 공약인 감세안 등 내정 문제를 당면 처리해야 하는 시기에 조기 해결이 어려운 외교 문제에만 전념할 수 없는 만큼 정치적 수완의 발휘가 요구되는 처지에 몰리고 있다.
이와 관련 국가안전보장회의(NSC) 관계자는 부시 대통령의 지금까지 대응 자세에 대해 "단호한 면을 보여주기도 한 반면 자제도 하고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실제로 부시 대통령은 지난 2일 백악관 기자회견에서 중국측의 소극적인 사고 처리에 '곤혹감'을 숨기지 않은채 하이난다오에 긴급 착륙한 정찰기와 승무원의 조속 송환을 강력히 요청했다.
다른 한편으로는 승무원을 '인질'로 간주하는지를 묻는 기자단의 질문에는 언급을 피하고 주변 해역에 대기중인 3척의 구축함에 현장에서 이탈하라고 명령하는 등 위기 분위기가 조성되지 않도록 배려했다.
그러나 문제는 미국측의 의도대로 사태 해결을 위해 중국이 따라주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특사와 승무원간 면회는 실현됐지만 중국측이 미국의 거듭된 경고를 무시하고 이미 정찰기내에 진입, 첨단 도청 장비와 기밀 자료를 외부로 반출했다는 보도가 흘러 나오고 있다.
또한 중국 당국은 벌써 여러차례 미국의 사과와 배상을 강력히 요구하는 동시에 하이난다오 관할 부대에 1급 전투준비 태세를 발령, 오히려 양국간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다.
게다가 對中 강경파가 이번 사태를 통해 '중국 때리기'를 강화하면서 의회내 여론을 주도하고 있다. 2일에는 하원에서 '중국이 승무원을 인질로 삼으로 한다'는 우려가 제기돼 분위기를 격앙시킨 것으로 전해졌다.
부시 행정부는 현재 상원에서 가결된 정치자금 규제법안, 선거 공약 사항인 감세안 등 산적한 내정 문제에 직면하고 있다.
내정 우선을 내세워 당선된 만큼 부시 대통령은 내정 문제를 경시할 수 없는 처지이다.
경험이 미숙한 외교 분야에선 아직 진용이 본격 가동할만 수준까지 갖춰지지 않은 데다가 콜린 파월 국무장관과 도널드 럼스펠드 국방장관간 주도권을 둘러싼 알력설도 심심치 않게 들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지금은 미-중 양측이 서로의 입장을 표시하고 상대방의 대응을 탐색하는 단계로 이러한 내부 상황이 달리 문제가 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본격적인 협상 단계로 진입할 경우 외교의 최종 결정권자로서 부시 대통령은 정치력과 지도력을 발휘해야만 할 것이라고 이들은 관측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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