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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돌사태 장기화로 미국 여론 反中 우려
미군 정찰기와 중국 전투기의 충돌 사고로 양국 관계에 난기류가 흐르는 가운데 미국인의 對中 감정이 크게 악화되고 있다.
뉴스 전문 채널 CNN이 지난 2일 실시한 전화 여론 조사에 따르면 미국인의 87%가 중국을 '미국의 적'이라고 답해 정찰기 승무원의 귀환이 늦춰지면서 여론이 일시에 격앙되고 있다.
지난 2월 갤럽의 여론 조사에선 48%의 미국인이 중국을 '좋아한다'고 답변했고 45%는 '좋아하지 않는다'는 견해를 표시했다.
더욱이 당시 중국을 '미국의 적'으로 생각하는냐는 질문에는 이라크(38%)에 이어 14%만이 그렇다고 대답했다.
미국의 중국 전문가들은 미국내 여론이 아직까진 이번 사건을 심각하게 받아 들이지 않고 있지만 더이상 시간을 끌면 중국에 회의적인 여론이 '反중국'으로 일시에 돌변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한다.
그럴 경우 미국인은 중국에 억류중인 24명의 승무원을 '인질'이라고 부르게 될 것이며 이런 사태에 이르면 미-중 관계가 극히 위험해진다"고 우려까지 표시하고 있다.
또한 최악의 사태는 중국이 승무원을 간첨 혐의와 영공 침입죄로 재판에 회부하는 경우에 벌어질 것이라고 이들 전문가는 지적했다.
뉴욕 타임즈는 3일자 사설을 통해 '워싱턴, 베이징 어느 쪽이라도 사태 처리를 잘못하면 미-중 관계는 심각한 균열 상태에 빠질 것'이라면서 조기 수습을 촉구했다.
부시 대통령의 출신지 유력지인 달라스 모닝 뉴스도 '대통령은 중국의 강격파를 자극하지 말라'고 신중한 대응을 당부하고 있다.
동서 냉전이 종식된 뒤에도 미국은 러시아와 중국의 군사 동향을 정찰하고 있다.
반면 미-중 경제관계는 보다 긴밀해지고 있어 양측 모두 사태 악화는 피하고 싶은게 당연하다.
하지만 99년 5월 발생한 미군기의 유고 주재 중국대사관 폭격사건 때도 중국내 반미 감정이 고조되면서 동시에 미국의 반중 여론도 높아져 미국인의 60% 가까이가 중국을 '좋아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표시했다.
중국대사관 오폭사건에선 미국의 과실이 명확히 드러나 정식 사과로 이어져 사태가 원만히 수습됐다.
그러나 이번 사건 경우 부시 행정부가 사과를 해야 한다는 목소리는 전혀 찾아볼 수 없다.
교착 상태의 상황을 타개하려면 미-중간 합동 조사위 구성과 제3국에 의한 중재도 생각해 볼수 있다.
다만 문제는 사태가 장기화할 수록 부시 행정부가 '전략적 경쟁자'로 지칭하는 중국과 이전투구를 벌일 수 밖에 없는 수렁으로 빠진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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