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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의자와 솔베이지 노래 속에
노벨 평화상 시상식 거행
2010년 노벨 평화상 시상식이 10일 노르웨이 수도 오슬로에서 올해 수상자인 중국의 반체제 인사 류샤오보(劉曉波)도 그의 대리인도 참석하지 못한 가운데 거행됐다.
류샤오보는 중국 공산당의 일당독재 폐지를 주장하는 ‘08헌장’을 주도한 이유로 11년 형을 선고받고 수감 중이며 중국 당국은 류샤오보가 대리 참석을 당부한 그의 부인 류샤(劉霞)를 가택 연금, 그녀의 대리 참석을 봉쇄했다.
노르웨이 노벨위원회는 류샤오보의 대리인 조차 시상식에 참석할 수 없게 되자 행사장에 그의 대형 사진을 걸고 상징적 의미로 빈 의자를 배치하였다.
노벨평화상 수상자는 물론 그 대리인도 시상식에 참석하지 못하기는 앙리 뒤낭이 1901년 첫 수상한 이래 110년 노벨 평화상 시상 역사상 두 번째이다.
그 첫 번째는 1935년 수상자인 독일 언론인이자 평화주의자인 카를 폰 오시에츠키이다 . 오시에츠키는 아돌프 히틀러의 나치 정권에 의해 정치범 수용소에 수감되어 있어 시상식에 참석하지 못했으며 대리인 역시 참석하지 못했다.
오시에츠키는 1938년 수용소에서 사망했으며 국제인권연맹은 그를 기려 '오시에츠키 메달'상을 제정, 매년 수상해오고 있다.
올해 오시에츠키 메달 상 수상자는 1986년 영국 선데이타임즈에 이스라엘의 핵 개발을 제보, 폭로케 한 모르데차이 바누누로 선정됐다.
기묘하게도 이스라엘 정부 역시 바누누의 출국을 허용하지 않아 12일로 예정된 시상식이 취소됐다. 인권연맹은 대신 이스라엘 정부의 조치를 항의하는 시위를 열기로 했다.
노벨 평화상 시상식에는 노르웨이의 할라드 국왕과 소냐 왕비 및 왕족, 미국의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 노르웨이 주재 각국 대사 그리고 차이링(柴玲), 우얼카이시(吾爾開希) 등 천안문사태 주역 등 해외 망명 중국 반체제 인사 등 1000여 명이 참석, 성황을 이루었다.
시상식에는 오슬로에 주재한 각국 대사가 초청되며 매년 참석하는 것이 관례였다. 하지만 올해에는 오슬로 주재 65개국 중 17개국이 불참했다.
중국은 류샤오보가 중국의 실정법을 위반했다며 수상 발표 이후, 강력하게 반발했으며 오슬로 주재 각국 대사들에게 시상식 불참을 촉구하는 서한을 발송했다.
불참 국가 중에는 중국을 비롯, 콜롬비아, 쿠바, 이집트, 이란, 이라크, 카자흐스탄, 모로코, 파키스탄, 사우디 아리비아 , 수단, 아프가니스탄, 베트남, 베네수엘라 등이 포함됐다.
참석 국가 중 일부는 대사 대신 차석 대사가 참석하기도 했다.
노르웨이 노벨위원회 토르뵤른 야글란 위원장이 류샤오보의 올해 노벨 평화상 수상을 발표하자 행사장을 가득 채운 참석자들은 기립박수를 통해 수상자에 대해 경의를 표했다.
야글란 위원장은 평화상 수상자인 류샤오보는 어떠한 잘못도 범하지 않았다며 중국은 그를 석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류샤오보는 인권 쟁취를 위해 노력하였는데 그가 직접 상을 수상하지 못한 것은 유감이라고 말했다.
야글란 위원장은 당사지도 그 대리인도 오늘 수상을 하지 못했지만 후일에 수상이 이루어질 것이라며 이는 류샤오보에 대한 평화상 수여가 반드시 필요했고 적절했음을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그는 13억의 인구의 중국은 인류의 운명에 영향을 미친다며 중국이 사회주의 시장경제를 발전시키고 인민이 시민권리를 향유할 수 있도록 한다면 전세계에 이로울 것이지만 그렇지 못한다면 중국은 심한 후유증 겪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행사는 이날 낮 12시 할라드 5세 국와 부처와 야글란 노벨위원회 위원장이 행사장에 입장하면서 시작됐다.
시상식 개회가 선언된 뒤 노르웨이 소프라노 가수가 피아노 반주에 맞추어 노르웨이 국민 작곡자 그리그의 ‘솔베이지 노래’를 불렀다. ‘페르귄트 모음곡’의 한 대목인 이 노래는 방랑길을 떠난 연인 페르귄트가 돌아오기를 애타케 기다리는 심정을 노래하고 있다.
이어 야글란 위원장의 치사가 있었으며 치사가 끝난 뒤에는 화교출신 바이얼리니스트 장완쥔(張萬鈞)의 연주가 있었다.
노르웨이를 대표하는 배우 리브 울만이 류샤오보의 글을 낭독했으며 노르웨이 국립오페라단과 아동 합창단의 합창을 끝으로 식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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