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Viewpoint] 미군, 세계최강에서 종이호랑이로?
미군이 세계 최강 전력에서 '종이호랑이'로 전락하면서 자체 방위부담이 늘어나는 게 아닌가는 동맹국의 걱정이 깊어지고 있다.
막대한 미국의 재정적자 삭감에 관한 공화당과 민주당 간 협상 결렬로 국방부는 이미 확정한 10년간 4500억 달러의 예산 삭감에 더해 2013년부터 10년간 6000억 달러를 추가로 줄이지 않을 수 없는 처지에 몰렸다.
이로 인한 미군 재편에 따른 병력 감축과 차세대 스텔스 전투기 F-35의 조달, 미사일 방어(MD) 등 국방정책의 근간을 이루는 계획의 수정이 불가피하다.
중국의 군사적 대두, 북한과 이란의 핵 문제가 가열하는 가운데 세계 최강의 전력을 과시해온 미군의 약체화가 불을 보듯 뻔한 만큼 미국 내부는 물론 동맹국의 우려가 확산 중이다.
초당파 교섭이 끝내 타협점을 찾지 못하자 리언 패네타 국방장관은 21일 "국방부는 국가 방위를 갈기갈기 찢는 파멸적이고 기계적이며 전면적인 예산 삭감에 맞닥뜨리게 됐다"고 경고했다.
패네타 장관은 국방 예산의 강제 감축이 미군의 '공동화'를 가져온다고 지적하며 기능상실에 빠진 의회에 대한 불신감을 노골적으로 내보였다.
국방부는 연방채무 한도를 인상하는 법안에서 이미 4500억 달러의 국방예산을 삭감할 의무를 지게 되면서 2015년까지 육군 5만 명, 해병대 2만 명이 줄인다는 계획을 수립했다.
이에 더해 추가로 600억 달러의 예산을 감축하면 미군은 제2차 세계대전 후 최소 규모로 축소한다는 위기감이 국방부 안에선 팽배하다.
미군이 이번 사태로 장비 면에서 제일 차질을 빚는 게 F-35 전투기다.
국방부는 앞으로 20년간 3820억 달러의 예산을 투입해 총 2277대의 F-35를 넘겨받을 계획이었다.
그러나 국방예산의 대폭 삭감으로 조달 대수가 절반 정도로 줄어들면서 F-35의 코스트 상승이 예상된다.
이는 F-35를 차기 주력 전투기(FX)로 도입하려는 일본 등 동맹국에 전가될 가능성이 없지 않다.
국방예산을 줄이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이란의 중거리 미사일 위협을 염두에 두고 유럽에서 미국이 주도해온 MD 계획의 변경 공산도 커지고 있다.
대륙간 탄도 미사일(ICBM)과 잠수함발사 탄도 미사일(SLBM)의 감축도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패네타 장관은 지난 10일 기자회견에서 미군이 '종이호랑이'로 되면 다른 나라의 '적대적인 행동을 유발할 것"이라고 호소했다.
미군의 전력 저하를 근심하는 공화당의 존 매케인 상원의원 등은 국방비의 강제 삭감을 회피하는 법안 제출을 모색하고 있다.
하지만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포괄적인 삭감을 저지하는 법안에는 거부권을 행사할 방침이어서 국방비 감축을 둘러싼 논란은 계속될 양상이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