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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nsées]푸에블로와 미루나무
1987년 한국의 국내 정치를 두고 당시 미국 국무부 동아시아 태평양 담당 차관보 개스턴 시거는 한동안 인구에 회자된 말을 남겼다.
“한국의 정치 상황은같은 레일 위를 기차가 마주 달리는 것과 같다.”
국민들의 민주화 요구에 12.12 쿠데타로 집권한 전두환 정권은 호헌으로 대응했다. 자신의 후계자의 대통령 당선을 보장하는 체육관 간접 선거를 그대로 밀고 나가겠다는 것이었다.
전두환 정권의 이러한 강경 선회는 국민들의 목소리를 하나로 모았다. 그것은 ‘대통령 직선제 쟁취’였다. 일부 야권 온건 정치 세력의 내각제 주장은 이에 묻혀버렸다.
시위 진압 경찰과 시민들은 전국 도시 곳곳에서 충돌했고 거리는 최루탄 가스로 자욱했다. 정권에서는 계엄령을 준비했고 시위대느 자유당 정권의 붕괴와 필리핀 마르코스 정권 축출의 재현을 열망했다.
이해 6월 민중항쟁으로 마주 달리는 같은 레일 위의 두 기차는 충돌 지점을 향해 브레이크 없는 질주를 하고 있었다. 그러나 잘 알다시피 충돌은 회피됐다. ‘체육관 대통령 후보’가 된 노태우 민정당 대통령 후보가 ‘체욱관 대통령’을 포기하겠다는 이른바 6.29 선언 때문이었다.
‘전두환 감독에 노태우 주연’의 이 정치 이벤트는 ‘속이구 선언’으로 폄하되기도 한다. 그러나 이는 마주 달리던 두 기차에 ‘윈-윈 게임’이 되었다.
집권층은 정권 재창출을 했고 국민들은 피를 흫리지 않고 직선제를 쟁취하여 시간이 좀 걸리기는 했지만 ‘민주화의 연착륙’의 교두보를 확보햇기 때문이다.
2012년 한반도의 정세는 ‘마주 달리는 기차’의 형세다.
북한은 지난 3월 16일 광명성 3호를 쏘아 올리겠다고 발표했다. 지구 관측 인공위성을 지구 궤도 상에 올리는 것이라고 설명했지만 이는 장거리 미사일 발사 실험이다.
북한과 미국은 불과 보름여 전 2.29 합의를 통해 미국의 식량 원조(영양 원조)와 북한의 우라늄 농축 프로그램(UEP) 일시 정지와 핵실험 및 미사일 발사 실험 동결 조치를 교환했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 발표 이후 한동안 우왕좌왕하는듯 보였던 미국은 입장을 정리했다.
먼저 국방부가 나섯다.
미국 국방부는 북한 내 미군 유해 발굴 사업을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미군 유해 발굴은
지난해 미국의 대북 온건 자세 전환을 배경으로 재개되었다.
이후에도 잠시 오락가락 했던 미국 국무부는 2.29 합의에 따른 영양 지원 취소를 발표했다. 북한의 광명성 3호 발사는 2.29 합의의 위배임을 명백히 한 것이다. 아울러 광명성 3호 발사가 유엔 안전보장 이사회 1874호 결의안 위반임을 지적했다.
이 결의안은 북한이 2009년 4월 5일 광명성 2호 발사를 한 뒤 이루어진 것으로 민용이든 군사용이든 장거리 로켓 발사를 금지하고 있다.
3월 26일 핵안보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한국을 방문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비무장 지대 미군 기지를 방문, “도발에는 보상이 없다”라고 대북 경고 메시지를 발표했다. 광명성 3호 발사를 인공위성 발사란 이름 아래 미사일 발사를 실험하는 ‘도발’로 규정하면서 대북 지원은 없을 것이라는 점을 재확인한 것이다.
미국은 다른 한편 광명성 3호 발사가 이루어질 것임을 대비, 태평양 함대 소속 함정을 한반도 인근 해역으로 파견했다.
한국, 일본은 광명성 3호가 자국 영해를 침범할 경우, 이를 요격하겠다고 밝히고 이에 대한 준비에 들어갔다.
한국과 일본의 이지스함이 해당 해역으로 출동했고 패트리엇 미사일 가동 준비에 들어갔다. 한편 대만 역시 패트리엇 미사일 가동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군은 광명성 3호 요격이 이루어졌을 경우, 북한의 추가 도발이 있을 경우를 상정하여 “서울에 대한 도발이 이루어지면 공격 원점과 아울러 상응한 평양에 대해 타격을 가하겠다”라고 북한에 대해 경고를 했다.
러시아가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하고 중국도 여러 차례 우려를 전달했다. 유럽연합(EU)과 아세안도 우려를 표명했다.
북한은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광명성 3호 발사를 강행할 것임을 거듭 밝히고 있다.
서울 핵안보 정상회의가 끝난 직후 북한 외무성 리근 미국 국장은 독일에서 미국과 비공식 접촉을 갖고 북한측의 강행 의사를 강조했다. 리근은 5일 평양으로 귀국하기 전 베이징 셔우두 공항에서 광명성 3호를 예정대로 발사하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미국 인공위성이 촬영한 바에 따르면 평안붇도 철산군 동창리의 발사 기지는 발사 카운드 다운에 들어간 모습이다.
북한은 여기에 한술 더 떠 일본 조총련 기관지 조선신보를 통해 발사 이후를 거론하기까지 했다.2009년 4월처럼 국제사회가 제재에 나선다면 3차 핵실험을 실시할 수도 있다고 시사했다.
지금까지 진행된 상황만 놓고 보면 광명성 3호 발사는 이루어질 것으로 보인다. 김일성의 100번째 생일과 김정일의 슬로건인 ‘강성대국 건설’ 선포와 연계되었기 때문에 북한은 더더군다나 물러설 수 없다.
북한은 광명성 3호를 4월 12일부터 16일 사이에 발사하겠다고 했다. 레일 위를 마주 달리는 두 열차의 거리는 점점 가까워지고 있다.
두 열차는 충돌할까. ‘푸에블로’와 ‘판문점 미루나무’를 상기하면 충돌이 회피될 가능성이 아주 없는 것은 아니다.
전자가 ‘미국의 굴욕’이라면 후자는 ‘북한의 굴욕’이었다.
미국은 프래그마티즘의 원칙에 따라 굴욕을 감수했고 북한은 벼량 끝에서 떨어지기 보다는 굴욕을 택GOT다. 이런 자세는북한과 미국 모두 중요한 고비에서 재현됐다.
1968년 1월 23일 동해 북한 원산항 인근 공해 상에 있던 미국 정보함 푸에블로 호가 북한 함정에 나포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북한 124군 부대의 청와대 기습 기도 사건이 벌어진 지 이틀 후였다.
한국군의 보복 공격을 견제하기 위해 무장이 제대로 갖추어지지 않은 푸에블로 호를 납치한 것인데 북한은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두었다. 남한의 보복 공격을 저지했을 뿐만 아니라 미국으로 하여금 북한 영해를 침범했다고 시인케 함으로써 납치 행위가 도발이 아닌 자위권 행사임을 국제사회에 선전할 수 있게 했기 때문이다. 도발로 도발 물타기를 하고 적반하장식 떠넘기기는 오늘까지 이어져 오고 있다.
2009년 장거리 미사일 발사 실험 도발과 2차 핵실험을 잇따라 한 것이라든가, 2010년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을 8개월 간격으로 자행한 것이 그 실레다.
푸에블로 호의 피 랍은 미국을 발칵 뒤집어 놓았다. 미국 함정이 공해상에서 적국 함정에게 나포되기는 106년만에 처음 있는 일이었기 때문이었다.
원산항에서 두손을 든 채 함정에서 내려 온 푸에블로 호 승무원들의 모습을 담은 전송 사진을 보면서 미국 조야는 치욕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다.
당시 존슨 행정부는 베트남으로 향하던 항공모함 엔터프라이즈호와 구축함 3척을 동해로 방향을 돌리도록 했다. 이어 또다른 항공모함 1척과 구축함 1척을 동해에 추가 배치했다. 전투기 22개 대대를 파견했고 1만 4천 명의 해, 공군 예비역에 대한 동원 대비를 명령했다. 잠수함 6척도 동해로 보냈다. 일전불사의 행보였다.
그러나 미국의 이러한 자세는 곧 수그러졌다. 베트남전 수렁에 빠져있던 미국은 한반도에서 또 하나의 전면전을 벌일 처지가 아니었다. 또한 포로가 된 승무원의 안전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었다.
푸에블로 호에는 장교 6명과 사병 75명 및 민간인 2명 등 총 83명이 탑승하고 있었는데 피랍 과정에서 1명이 사망하고 13명이 부상했다.
북한이 청와대 기습에 대한 보복 공격을 우려, 푸에블로호 납치를 감행했다면 그것은 ‘오버’한 것이었다.
한국일보 상무를 지낸 언론인 박용배가 1992년에 펴낸 칼럼집 ‘남과 북’에 따르면 1.21 사태 직후 박정희 대통령은 미국 대사관에 사람을 보내 북한에 보복 공격을 가하겟다고 말하며 미국측의 반응을 타진했다. 이때 개를 끌고 한가롭게 산책을 하던 벙커 주한 미 대사는 개 목줄을 잡아 당기며 할 테면 단독으로 하라고 퉁명스럽게 대답했다고 한다. 일국에 대통령 관저가 기습 당하는 초유의 사태에 대해 동맹국 대사의 처신은 우리와는 상관없다는 식이었다. 푸에블로 사건이 없었더라도 한국군이 보복 공격을 하지 못했을 것이라는 이야기다.
그러나 북한의 ‘오바’는 잠자는 호랑이의 코털을 건드린 것이 아니라 미국을 ‘종이 호랑이’로 만들었다. 치욕만이 아니라 굴욕마저 감수하게 했기 때문이다.
푸에블로호 승무원 송환 협상 과정에서 미국은 딜레마에 봉착했다. 푸에블로호의 영해 침범을 인정하라는 북한의 요구 때문이었다. 미국은 적반하장싯 요구에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북한은 푸에블로 호 부커 함장이 이를 시인한 문서를 들이대며 미국을 압박했다.
훗날 송환되어 미국에 돌아 온 부커 함장은 북한 당국이 남한의 북파 공작원을 잔혹하게 고문하는 광경을 보여주며 협박했다고 말했다. 부하들이 그같이 끔직한 고문을 당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영해 침범을 시인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변명했다. 부커의 인터뷰가 보도된 뒤 미국내 한국인들은 주변의 눈초리가 전과 달라졌음을 느꼈다고 한다. 당시 미국인들에게 남과 북의 구별은 없었다.
미국측이 이 딜레마를 해결할 수 있도록 조언해 준 이는 당시 미 백악관 고위 관리의 처였다. 이 부인은 영해 침범을 시인하고 승무원의 섟방이 이루어진 뒤 이는 승무원을 돌려받기 위한 것이었다는 성명을 발표하면 되지 않겠느냐는 것이었다.
이 조언은 받아들여져 해를 넘기지 않고 승무원의 송환이 이루어졌다. 그간 모두 30차례의 북미 접촉이 있었다. 부커 함장과 승무원 등 82명은 피랍 당시 사망한 1명의 관과 함께 12월 23일 판묹점 ‘돌아오지 않는 다리’를 넘어 돌아왔다. 북한은 미국의 ‘굴욕 감수’에 크리스마스 성물을 보낸 것이다. 송환이 이루어진 뒤 영해 침범 부인 성명이 즉각 발표됐지만 공허한 메아리였다.
부커와 백악관 고위관리 부인 모두 존 듀이의 ‘프래그마티즘 철학’에 충실했다. 이러한 정신은 2001년에도 다시 한번 구현됐다.
미국의 정보기가 중국 정찰기와 충돌하여 중국 하이난다오에 비상 착륙했을 때 조지 부시 대통령은 중국에 사과햇다. 충돌 중국 정찰기의 조종사가 실종된 것도 작용했지만 그보다는 하이난다오에 억류된 승무원들을 돌려받기 위해서였다.
푸에블로 호 사건을 통해 북한은 사실상 ‘도발 면허'를 받은 셈이 됐다. 울진과 삼척 지구에 대규모 무장 게릴라를 투입했지만 북한에 대한 보복은 없었다.
푸에블로 사건 다음해인 1969년 4월 15일 북한 미사일이 동해 상공에서 미국 정보기를 격추시켰다. 이번에는 승무원 31명이 몰사했다. 동해 북방한계선 부근을 비행하던 중이었으므로 명백한 군사 도발이었다. 그러나 푸에블로호 사건을 통해 미의 아킬레스건을 간파한 북한은 과감한 도발을 감행한 것이다. 베트남전 해결을 공 약으로 내세우며 새로 들어선 공화당의 닊슨 행정부는 존슨 행정부와 같은 ‘태산명동’ 행동 조차 하지 않았다.
미국의 견제로 대북 보복을 할 수 없었던 한국군은 대북 보복을염두에 두고 비밀리에 특수 부대를 양성했으나 이를 싪천에 옮기지 못하고 도리어 ‘실미도 사건’을 자초했다.
김정일은 1999년 원산항에 있던 푸에블로호를 대동강변으로 옮겨 반미 선전재료로 활용하였다. 김정일은 푸에블로 호를 통해 미국이 종이 호랑이라는 인식에서 벗어나지 못했을 것이다.
푸에블로가호 미국의 수치와 굴욕을 상징한다면 판문점 미루나무는 북한의 굴욕을 상징한다.
푸에블로호 사건이 일어난지 8년 뒤인 1976년 8월 18일 북한군은 판문점 공동경비 구역 내 남측 관할 지역에 있던 미루나무 가지를 자르는 작업을 감독하던 미군 장교를 공격, 살해했다. 이룬바 8.18 도끼 만행이다.
그해는 8년 전과 마찬가지로 미국에서 대선이 치러지는 해엿다. 주한 미군 철수를 공약으로 내세운 지미 카터 민주당 후보의 당선이 유력하던 상황이었다. 북한은 판문점 긴장 사태를 조성, 미군 철군 여론에 기름을 붇고자 했다. 우발적 충돌임을 부각시키기 위해 총이 아닌 도끼로 머리를 내리 쳐 살해했지만 그 과정이 생생히 카메라에 잡혀 미국인을 분노하게 했다. 피신하는 비무장 미군 장교를 쫓아가 도끼를 머리에 휘두른데서 북한의 살해 의도는 분명해졌다.
2002년 2차 연평해전에서 북한 함정의 첫 포격이 우리 참수리정 정장 이영하 대위(소령 추서)를 정확히 맞혔던 것처럼 '우발적 충돌'의 피해자는 미군 장교였고 2명이었다. 사망자는 그 두 명뿐이었다.
북한 지도부는 미국이 베트남전 수렁에서 벗어났다는 사실과 중국과 미국이 화해를 이룬 사실을 간과했다.
당시 포드 행정부는 북한을 강력하게 응징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주한 미군 사령관 스틸웰은 작전 계획을 수립했다. 우선 문제의 미루나무를 베어버리는 ‘폴 버니언(Paul Burnyan) 작전’을 수립하고 뒤이어 있을지 모르는 확전에 대응하기 위한 ‘우발 계획’을 세웠다. 폴 버니언은 미국 전설상의 나무꾼을 말한다.
미국은 미루나무를 베어내고 공동경비 구역 내 북한이 불법으로 설치한 4개의 초소와 바리케이드를 철거하기로했다. 이 과정에서 만일 북한의 무력 대응이 있으면 곧바로 응사한다는 것이었다.
전투가 확전되면 '우발계획'에 돌입하기로 했다. 북한이 포격을 가하면 개성 북쪽의 북한 포 진지를 궤멸하기로 했고 북한의 전차 부대가 밀려 내려 오면 전술 핵을 사용, 이를 무력화하고 북한에 진격하여 개성과 연백 평야를 장악한다는 계획이었다. 중국을 의식, 압록강까지는 가지 않겠지만 대동강까지는 진격하겠다는 계산이었다.
7함대 소속 항공모함 미드웨이호가 한반도로 향했고 핵 답재가 가능한 F-11기와 B-52기가 한반도 상공을 선회했다.
카투사로 위장한 한국 특전사 병력이 미루나무를 베어 넘어뜨리고 북한군이 설치한 바리케이드를 철거하는 동안 북한군은 미동도 하지 않았다. 북한이 만일 무력 대응햇다면 특전사 요원들은 트럭에 숨겨 놓은 소총과 수류탄과 크레모아로 대응할 생각이었다.
하지만 ‘폴 버니언 작전’이 완료될 때까지 북한의 어떠한 도발도 일어나지 않았다.
북한은 판문점 긴급 수석 대표회담의 소집을 요구했고 그 다음날 열린 회담 자리에서 김일성의 ‘유감 성명’이 전달됐다.
미국은 처음에는 이를 사과로 받아들일 수 없다고 일축햇으나 24시간만에 이를 수용하기로 방침을 바꿨다. 북한이 무력 대응을 하지 않고 또 김일성의 전례 없는 ‘유감 성명’이 나온 상황에서 긴장 상태를 지속하는 것은 여론의 역풍을 받을 수 있다고 포드 행정부는 생각한 듯하다.
북한의 이 ‘미루나무 굴욕’은 18년 뒤인 1994년 6월에도 다시 한번 구현됐다. 빌 클닌턴 행정부가 영변 폭격을 단행하려는 움직임을 보이자 김일성은 카터 전 대통령을 초청, 영변 핵 시설가동 동결을 약속했다.
클린턴 행정부는 이 약속을 떨떠름하게생각했지만 포드 행정부처럼 이를 수락했다.
2012년의 상황은 44년 전의 상황과 같으면서 다르다. 또 36년 전과 다르면서도 유사한 점이 있다.
1968년 존슨 행정부는 베트남전 수렁에 빠져 있어 북한의 도발에 적극 대응할 수 없었다. 현 오바마 행정부도 북한 보다는 이란에 중점을 두었다. 북한과는 오히려 화해 분위기를 조성하려 애썼다. 북한이 광명성 3호 발사라느 과감한 도발을 한 것은 바로 이런 점을 파고든 것으로 보인다.
1968년과 다른 점은 미군 장병 억류와 같은 미국을 꼼짝 못하게 할 카드가 없다는 점이다.
오바마 대통령이 3월 26일 찾은 주한 미군 기지는 ‘보니파스기지'다. 1968년 북한의 도끼 만행으로 파살된 아서 보니파스 대위의 성을 딴 것이다. 그곳에서 오바마는 “도발에는 보상이 없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미사일 발사를 이유로 군사적 압박 카드 구사에는 한계가 있다는 점에서 1976년과는 다르다.
1968년, 1976년 그리고 1994년 사태를 감안하여 2012년의 시나리오를 다음과 같이 쓰여질 수 있겠다..
‘북한이 막바지 순간에 전 미국 대통령이자 현 국무장관의 남편인 빌 클린턴 을 전격 초청, 광명성 3호 발사 유예를 약속하는 것이다.
클린턴은 김일성 탄생 100주년 기념 행사에 참석, 광명성 3호 발사 유예에 따른 북한의 체면 손상을 해소해주는 것이다.
광명성 3호가 인공위성 발사라는 북한측의 주장을 인정 ,프랑스와 같은 제3국이 대신 발사해주도록 주선하기로 약속하는 것이다.
또한 북한이 국제사회의 우려를 감안, ‘주권 행사’를 포기한 점을 인정, 이에 따른 금전적 보상을 해주도록 하는 방안을 모색한겠다고 약속한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김정은은 국제 정치 무대에 데뷔한다.’
시나리오는 전례와 최근의 움직임을 감안하면 개연성이 없지 않아 보인다. 그러나 과거의 주연들이 모두 사라진 지금 과거와 같은 반전이 이루어질 지 전망하기 어렵다. <鳩瞰圖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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