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ewpoint] 중국, 영유권 분쟁에 어선을 동원하고 있다 과거 소련군처럼 중국이 요즘 해양전략 수단으로 어선을 이용해 주목을 사고 있다. 이와 관련, 지난달 아시아 타임스는 중국이 주변국과 영유권을 다투는 해역에 출어하는 중국 어선이 정부에서 뭔가 보상을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비슷한 얘기는 냉전시대 현역 복무하던 미국 해군 장병이라면 모두 아는 사실이다. 당시 어떤 특수부대도 소련 정보수집함(AGI)의 움직임을 체크하지 않고선 미국 항구를 떠날 수 없었다. AGI는 고속항행 가능하게 개조한 어선으로 미국 군함이 영해를 벗어나면 바로 따라붙었다. 고기잡이를 허울로 AGI는 적 군함 동향을 추적하고 통신을 도청하는가 하면 미국 해군의 해상행동 전술을 감시했다. 전 세계를 둘러봐도 이처럼 해상 정찰활동에 민간 어선을 동원하는 나라는 많지 않다. 해군 함대와 해병대원만이 아니라 민간 선박과 선원까지 사용한다. 바야흐로 해양전략은 공공, 민간을 가지지 않고 정부가 쓸 수 있는 수단 모두를 이용해 권익확대를 도모하는 총력전으로 변하고 있다. AGI는 해상감시와 통신도청 등 방어적인 활동을 중심으로 하나 중국 어선은 한층 적극적인 임무를 맡아 군사행동에 나서기도 한다. 기뢰의 설치와 제거는 그 일례다. 중국과 해양상 권익을 다투는 주변국에 대해 '한정적인 대립'을 일으키는 수단으로도 쓰인다. 아시아 타임스는 중국이 이웃나라와 영유권 분쟁을 벌이는 영토와 영해에 관해 국내 여론을 환기하거나 내정에 대한 국민의 불만을 다른 곳으로 돌리고 싶을 때, 대만에 압력을 가하고자 할 때 이런 전략을 구사한다고 지적했다. 일본과 필리핀같이 중국과 영유권 갈등을 펼치는 나라는 특히 '한정적인 대립'의 표적이 되고 있다. 2010년 댜오위다오(釣魚島 일본명 센카쿠열도)를 둘러싸고 중국과 일본이 비난전을 전개한 계기도 중국 어선 때문이었다. 현재 필리핀이 실효 지배하는 스카보러섬(중국명 黃岩島)을 놓고 양국이 갈등을 계속하고 있는데 그 선두에 있는 게 중국 어선이다. 중국 정부가 중국 어선의 행동을 직접 지시했다고는 단정할 순 없다. 아마 의도적인 지시를 내린 적도 있고 우연한 충돌사고를 이용하는 사례도 있는 듯하다. 명백한 사실은 중국 정부가 어선에 분쟁수역에서 조업을 장려하고 문제가 생기면 바로 직접 나선다는 점이다. 주변국 연안경비대와 해군이 중국 어선을 쫓으려 하면 중국 정부가 개입할 수 있는 적당한 구실을 제공하는 셈이다. 댜오위다오 중국 어선 사건처럼 중국이 외교적으로 나설 수도 있고 스카보러섬 경우같이 자국 어민 보호를 빌미로 국가해양국의 순시선을 보낼 수도 있다. 중국의 전략은 '대포 없는 포함외교'라고 부를 수 있다. 적어도 눈에 띄는 무력을 과시하진 않는다. 인민해방군은 모습을 모이지 않은 채 대기하고 있을 뿐이다. 필리핀처럼 상대국의 군사력이 중국보다 압도적으로 열세인 경우는 전면에 등장하지 않는 해군이 큰 억지력으로 작용한다. 필리핀이 중국 군사력을 도외시하고 위험한 도박을 감행한다고는 상상조차 할 수 없는 탓이다.

▶ 2012/06/28 16: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