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ewpoint]중국, 미국 아시아 전개 빌미 북한 도발에 고민 북한이 왜 위협적인 언동을 계속하는 것인지. 그 답을 아는 건 김정은이겠지만, 북한이 동맹국 중국과 관계를 헤치면서까지 적국인 미국을 이롭게 하려는 의도는 없을 것이다. 미국은 '리밸런스(rebalance)'와 '피봇(pivot to Asia)'으로 부르는 아시아 중시 전략을 북한의 호전적인 태도를 구실로 강화하고 있다. 북한보다도 미국의 행보에 신경을 곧두세우는 중국엔 지난 수개월 북한의 미사일과 핵실험이 걱정거리이긴 하지만, 이번 사태에 대한 미국 대응이 한층 부담스런 문제다. 칭화(淸華) 대학 미중관계연구센터 쑨저(孫哲) 주임은 "중국은 북한이 어떤 나라인지를 잘 이해, 북한이 지금 게임을 하고 있을 뿐이란 사실도 알고 있다"며 "가장 중요한 건 미국이 리밸런스 전략을 계속하는 구실로 군사훈련을 이용한 걸 우리 중국인이 비난한다는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미국은 북한의 반복적인 도발에 대응하려고 스텔스형 B2 전략폭격기, B52 전략폭격기, F-22 스텔스 전투기, 이지스 구축함 존 매케인 등을 동원했다. 더욱이 미국은 괌에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를 배치한다고 발표했고 일본도 지상배치형 지대공 미사일 패트리엇(PAC3) 부대를 오키나와에 상시 배치할 계획이다. 이런 미국의 군사력 전개는 대북정책을 중점으로 한 일시적인 성격도 없지 않다. 하지만 자국 주변에 미군 전력을 증강 배치하는 걸 저지하려는 중국의 군사전략에 대항하고자 미국이 이를 확대할 가능성도 생각할 수 있다. 중국이 안은 고민은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발언 속에서 읽을 수 있다. 시 주석은 지난 7일 하이난다오에서 열린 보아오(博鰲) 아시아 포럼에 참석해 기조연설을 하면서 "어떤 나라도 자신의 이익을 확보하려고 지역과 세계를 혼란에 빠트리는 건 용납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북한을 직접 거명하진 않은 점에서 이는 북한은 물론 미국도 겨냥한 것으로 추측하는 게 가능하다. 여기에는 미국의 리밸런스 전략을 우려하는 중국의 모습이 비친다. 국제위기그룹 애널리스트 스테파니 클라이네 알브란트는 "중국인 대부분 미국의 리밸런스 전략을 중국 포위를 기도하는 전략으로 간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애슈턴 카터 미국 국방부 부장관은 8일 워싱턴에서 리밸런스 전략과 북한에 대책을 브리핑했다. 중국이 미국 군사력 전개를 경계하는데 카터 부장관은 "중국이 우려를 없애고 싶으면 간단한 방법이 있다. 북한에 도발행위를 멈추라고 말하면 된다"고 압박했다. 카터 부장관은 리밸런스 전략이 미국의 전후 정책을 계승한다는 입장을 확인하며 이 같은 정책을 통해 일본과 한국, 동남아, 중국, 인도가 분쟁 없는 상태에서 정치적이고 경제적인 발전을 이룰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미국에도 지역 모두에도 좋은 것이다. 리밸런스 전략은 특정 국가를 표적으로 삼지 않는다"며 "아프가니스탄에서 본격적인 미군 철수에 따라 수상 전투함과 정찰함 등 전력도 태평양으로 이동시킬 것"이라고 카터 부장관은 덧붙였다. 하지만 리밸런스 전력이 지정학적인 근거에 충분히 기초한 것으로 보는 전문가조차 국방부 성명과 군사력 전개를 버락 오바마 행정부의 아시아 전략 핵심으로 내세워선 안된다고 당부했다. 카네기재단 국제평화연구소 아시아 담당 연구원 더글러스 펄은 "미국이 리밸런스 전략의 군사적 측면을 과대평가하는 반면 외교적 경제적인 요인을 과소평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중국 반응이 '미국이 한다면 우리도 전력 확충에 나서 대항해야 한다'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따라서 한·중·일을 취임 후 처음 순방하는 존 케리 국무장관으로선 중국에 리밸런스 전략을 소개하면서 미세 조정해야 할 듯싶다. 중국에선 당정군 지도부가 미국을 극히 회의적인 시선으로 보는 탓에 중국을 납득시키는 게 상당히 어려울 것으로 점쳐진다. '음모론'으로 의심하는 사람을 설득할 때 문제가 되는 건 어떤 말을 해도 이를 음모 일부라고 생각해 버리기에 미국이 '중국 봉쇄론'에 얽힌 '오해'를 풀기는 쉽지 않을 것 같다.

▶ 2013/04/11 15: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