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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총선 6개월 앞두고 정치대립구도 구체화
연말 입법원(2백25석) 선거를 6개월 앞두고 대만 정계의 개편 움직임이 본격화하고 있다.
최근 정계의 최대 특징은 소수여당 민진당의 천수이볜(陳水扁) 총통과 리덩후이(李登輝) 전총통의 '천리(陳李) 연합'과 국민당-친민당의 '야당연합'간대립 구도가 뚜렷해진 것이다.
이 같은 구도에 따라 올해 총선에서 3당 모두 과반수 의석을 차지하기는 극히 어려울 전망이다.
때문에 총선 이전은 물론 이후에도 이들 2개 정치연합의 '힘겨루기'가 정국의 동향을 좌우할게 분명해졌다.
대만독립을 강력히 지향하는 지식인을 중심으로 지난 16일 결성된 '타이완베이서'(臺灣北社) 창립식장에는 천 총통과 리 전총통이 단상에 나란히 앉아 두사람의 정치적 연대를 과시했다.
두 지도자의 이날 회동은 사실상 '천리연합'의 출범을 선언하는 자리로 대만 정계에선 받아들이고 있다.
리 전총통은 축사를 통해 "대만이 평화적인 정권 교체를 실현했는데도 불구하고 민의의 주된 흐름(主流)을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이 있다"고 밝혀 암암리에 롄잔(連戰) 국민당 주석 등을 공격했다.
이에 더해 그의 최측근인 황주원(黃主文) 전내정부장은 내달 국민당내 리덩후이파를 주축으로 하는 정치 그룹을 결성할 방침을 공언했다.
천 총통이 지난달 취임 1주년을 전후해 "총선후 이념을 같이하고 개혁을 지지하는 세력과 연립 정부를 구성하겠다"고 천명한 데 대한 화답인 것이다.
리 전총통은 주간지 신대만(新臺灣)과 인터뷰에서도 "천 총통은 지도자로서 조건을 모두 갖추고 있다"고 극찬하는 한편 "민진당이 총선에서 85석만 얻게되면 자연적으로 35석이 합류해 과반수를 차지하게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자연적으로 합류할 35석' 대목에 관해 리 전총통은 국민당내 자신의 파벌을 의미하는지 명확한 언급을 하지 않았다.
하지만 당주석 직을 물려준 롄잔 주석의 국민당에 대해 "명확한 방향성을 잃고 있다"고 비판하며 총선에서 국민당을 지원하지 않을 방침을 노골화했다.
이 같은 국민당의 내홍에 따라 롄 주석은 친민당의 쑹추위(宋楚瑜) 주석과 만나 연말 입법위원, 현-시장 선거에서 협력하기로 합의했다.
그는 또 신당(新黨)의 셰치다(謝啓大) 대표와도 회담, 3개 야당이 정치 제휴를 통해 입법원 의석의 과반수를 얻어 정국 주도권을 확보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롄 주석은 "지난 1년간 정치와 경제 모두 엉망이 되면서 사회 불안이 증폭됐다"고 민진당 정부의 실정을 신랄히 비판하고 있다.
쑹 주석도 "주민이 선택한 것은 천 총통이기 때문에 누가 그 뒤에 앉아 수렴청정을 해서는 안된다"고 지적, '천리 연합'에 창 끝을 겨누었다.
야당들은 이미 작년 10월 민진당 정부가 제4원전 공사를 일방적으로 중단하자 결속된 힘으로 이를 번복하는데 성공한 바 있다.
더우기 친민당과 신당은 지난번 총통 선거를 앞두고 리덩후이 노선에 반기를 들고 국민당에서 갈라져 나간 만큼 총선후 상황에 따라선 국민당과 재결집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리 전총통은 총통에서 물러난 뒤 초당적인 자세를 견지해 왔다. 그러나 롄잔 주석과의 노선 차이로 인한 불협화음이 계속되면서 3월의 국민당 사상 첫 주석 직선투표에도 불참하는 등 그에 대한 불지지 입장을 공공연하게 표시하고 있다.
이러한 리 전총통에 대해 국민당내에선 그를 제명해야 한다는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어 탈당이 초읽기에 들어갔다는 분석도 흘러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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