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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ewpoint] 홍콩은행, 대중 융자 급증...부실화 우려
홍콩 은행권이 중국기업에 제공한 대출 잔고가 지난 수년간 거의 제로에서 4300억 달러로 급증하면서 부실채권화에 대한 우려를 낳고 있다.
때마침 중국의 성장둔화와 채무불이행 발생으로 홍콩 은행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중국에선 이달 초 채권시장에서 처음으로 디폴트가 발생했다.
전주에는 저장성 부동산 개발회사 저장싱룬(興潤) 치업투자가 파산하면서 사상 최고수준에 이른 기업채무가 부실화하는 조짐이 표면화했다는 분석도 나왔다.
BNP 파리바의 외환금리 전략 책임자 미르자 베이그는 "홍콩 은행의 중국기업 대출이 그간 질을 검증한 적이 없다. 채무 잔고의 급증 배후에는 이 같은 불안이 있다"고 지적했다.
국제결제은행(BIS) 자료로는 10년 전 거의 없었던 외국 은행의 대중 융자 잔고는 작년 1조 달러로 불어났다.
애널리스트는 이중 홍콩 은행의 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가장 높은 것으로 추정한다.
홍콩금융관리국(HKMA)은 융자 잔고가 4300억 달러로 홍콩 역내총생산(GDP)의 165%에 상당한다고 설명했다.
HKMA 자료는 지난해 말 홍콩 은행의 대출 잔고 가운데 중국이 약 40%를 차지하는 것으로 확인했다.
금융센터로서 홍콩과 경쟁 관계에 있는 싱가포르도 대중 융자가 급증하지만, 규모는 GDP의 15% 정도다.
홍콩과 싱가포르 은행은 금융위기 후 낮은 조달금리, 기업의 강한 차입 의욕, 중국의 높은 성장률 등을 평가해 다른 나라 은행을 대체해 대중 융자의 중심적인 역할을 맡아왔다.
캐시 홀컴 캐브갈 드라고노믹스 전략가는 "홍콩 은행이 본토와 역외의 대출금리 차이를 이용하는 거래에 치중했다"고 지적했다.
홍콩 은행의 대중 대출 내역은 확실하지 않다. 하지만 신용평가사 무디스의 금융기관 담당 스티븐 롱에 따르면 4300억 달러 중 상당 부분을 중국에 진출한 홍콩 우량기업을 대상으로 한 무역금융 등 리스크 낮은 분야로 돌리고 있다.
그러나 무역금융은 위안화 강세를 노린 투기자금 유입을 위장하는 데 쓰일 수 있다.
또 올해 들어서 위안화 약세로 채무자의 상환 능력이 떨어질 가능성도 크다.
유럽계 은행 관계자는 "이런 융자는 대부분 담보를 설정해도 환율을 완전히 헤지하지 못해 환율 변동으로 은행 측이 거액의 손실을 볼 수밖에 없다"고 관측했다.
애널리스트는 이들 융자의 상당 부분이 중국 부동산과 금융 분야 외에, 과잉생산 능력을 안아 당국이 대출 규제에 나선 철강 등 분야에 가있다고 분석했다.
확실히 홍콩 은행의 금융 안정성은 국제 기준을 크게 웃돌고 있어 HKMA는 아직 대중 융자에 경고를 발하진 않고 있다.
그래도 투자가의 경계감은 강해지고 있기에 홍콩 금융주 지수가 연초부터 전주까지 13% 이상 떨어졌다.
애널리스트는 대출 잔고에서 점유하는 대중 융자 비중이 제일 높은 은행이 46%인 동아(東亞) 은행이고 중국은행(홍콩)도 27%나 된다고 설명했다.
홍콩 은행의 부실채권율은 현재 0.5%로 사상 최저수준이다.
다만 버클레이스 캐피털 시산으론 부실채권율이 장기 평균 3.5%로 오르면 4월부터 시작하는 연도 역내은행 세전 이익 전망이 현행 수준에서 20% 가까이 절하한다고 한다.
스탠더드차타드 은행과 HSBC 등 국제적인 업무 전개를 한 대형 은행은 리스크가 낮지만 동아은행은 부실채권률이 3.5%로 상승할 때 세전 이익의 10%를 상실하게 된다.
대신은행(大新銀行)과 영형은행(永亨銀行)은 세전 이익 가운데 6분의 1을 날린다.
중국의 부실채권율은 공식 통계로는 1.0%이나 은행 관계자는 실제로 5~10%로 보고 있다.
버클레이스 은행 애널리스트 자니 웡은 구미 경제의 회복 등으로 전 세계적으로 금리가 오르고 부실채권율도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결국 홍콩 은행은 채권 관련 리스크에 대비해 대손충당금을 쌓아야만 한다.
홍콩 은행의 부실채권율과 대손충당금 규모를 살피는 게 중국 신용시장 상황을 가늠하는 수단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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