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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러 선린우호협력조약과 東北亞 정세
중국과 러시아가 양국간 평화와 안정의 유지를 명시한 선린우호협력조약을 체결했다. 이것이 아시아-태평양 지역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에 비상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양국간에는 지난 50년 맺은 우호동맹상호원조조약이 있었다. 이는 미국과 일본 등을 가상적으로 하는 군사동맹조약이다.
하지만 중-소관계는 조약 체결 직후부터 악화일로를 걸으면서 조약 자체는 유명무실해졌고 결국 80년 기한 만료로 실효됐다.
지난 89년 중-소 화해가 실현했으나 소련 붕괴 이후에도 중-러간에는 새로운 기본조약이 존재하지 않은 상태가 계속돼 왔다.
다만 냉전 종식후 세계 유일의 초강대국으로 부상한 미국의 존재가 결국 중국과 러시아를 접근하게 만들었다.
양국은 최근 들어 정상간 상호 방문을 빈번히 실행하면서 전략적 협조관계를 다짐했다. 이러한 양호한 양국 관계를 배경으로 장쩌민(江澤民) 국가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신조약에 조인한 것이다.
신조약은 분쟁의 평화적 해결, 국경지역 배치 병력의 삭감 등을 규정하는 한편 경제와 군사기술 등 분야에서 협력할 것을 명시하고 있다. 조약을 유효적절히 활용할 경우 양국은 경제 발전에 보다 많은 힘을 기울일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게 가능하다.
러시아가 강력히 희망하는 극동 시베리아지역의 자원 개발 움직임이 활발해져 일본과 한국에 자금면에서 협력을 요청하는 것도 예상된다.
그러나 '북쪽의 위협'에서 해방된 중국이 대만해협과 남중국해에서 군사력을 가일층 증강시킨다면 이 지역에 대한 위협이 증대되지 않을 수 없다.
양국은 신조약이 동맹 관계를 구축하지 않는 것은 물론 제3국을 겨냥하지도 않고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중-러가 모두 안전에 위협을 당할 경우 '쌍방이 신속히 협의한다'고 대목을 조약에 삽입하고 있다. 때문에 준동맹적인 색채를 지닌 조약이라는 사실을 부정할 수 없다.
조약 체결과 동시에 발표된 공동 성명은 세계의 '다극화'를 지지하는 반면 '인도주의적 간섭'에는 반대하고 있다. 탄도탄 요격 미사일(ABM) 제한조약을 견지하는 입장을 거듭 천명했다.
미사일 방어(MD) 구상의 실현에 적극적이고 '단독주의' 경향이 있는 미국을 강하게 의식한 것이다. 조약과 성명을 기반으로 양국의 긴밀한 관계를 미국에 대한 카드로서 사용하려는 의도도 엿보인다.
다만 양국에 있어 미국과 양호한 관계를 유지하는 것은 절대 필요하다. 또한 미사일 방어에 대한 반발도 러시아 보다는 중국 쪽이 더욱 거센 점 등 양국의 입장에는 미묘한 온도차가 없지 않다.
미-중-러의 3각관계가 향후 어떠한 전개를 보일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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