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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만주 시대 톱스타 李香蘭 94세로 숨져
중일전쟁 당시 리샹란(李香蘭)이란 중국 예명으로 만주국 톱스타에 올랐던 일본 배우 야마구치 요시코(山口淑子)가 향년 94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
14일 일본 언론에 따르면 야마구치는 지난 7일 오전 10시42분께 심부전으로 도쿄도 내 자택에서 타계했다.
장례식과 추도식은 이미 친족만으로 치러졌다고 한다.
랴오닝성 선양(瀋陽 옛 奉天) 부근 베이옌타이(北煙台)에서 일본인을 부모로 태어난 야마구치는 단신으로 베이징에 유학 가서 여학교를 졸업했다.
귀향한 야마구치는 만주영화협회 전속 배우로 '리샹란'으로 영화에 데뷔해 큰 인기를 끌었다.
야마구치는 가수로서도 '야래향(夜來香)'을 비롯한 여러 곡을 히트시켰다.
일본 영화 '지나의 밤'과 '열사의 맹세' 등에도 출연했다.
상하이에서 제2차 세계대전 종전을 맞아 일제에 부역한 '한간(매국노)'로 재판에 넘겨졌지만, 일본 국적인 사실이 밝혀지면서 귀국할 수 있었다.
전후 야마구치 요시코로 일본에서 영화를 중심으로 연예활동을 재개했으며 할리우드에도 '셜리 야마구치'로 진출했다.
두 차례 결혼한 야마구치는 1958년 '도쿄의 휴일'을 끝으로 영화계에서 은퇴했다.
1969~70년 후지 TV 와이드쇼 '3시의 당신(３時のあなた)' 사회자를 맡아 취재차 자주 중동을 방문하기도 했다.
야마구치는 1974년 자민당 공천을 받아 참의원 선거에 출마해 당선한 이래 3선 18년간 의정 생활을 하면서 환경 정무차관 등을 역임했다.
저서에는 '리샹란 나의 반생' 등이 있으며 이 책을 바탕으로 한 연극 '뮤지컬 리샹란'이 크게 호평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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