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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ewpoint] 대만 야당 민진당 주석 관계회복차 방미
대만 최대야당 민진당 차이잉원(蔡英文) 주석이 미국 방문길에 나섰다.
차이 주석은 내년 1월 총통선거 출마를 선언했고, 민진당으로선 8년 만에 정권 탈환을 시야에 두고 있다.
민진당은 천수이볜(陳水扁)이 집권한 2000~8년 대중 강경노선으로 일관하면서 대미관계까지 냉랭해졌다.
차이 주석의 방미 목적은 안정한 대중정책을 미국 조야에 설파하면서 관계를 회복하는 데 있다.
29일 방문 일정에 들어간 차이 주석은 국무부 부장관 등 미국 요인과 만나고 페이스북 본사도 찾을 예정이다.
출발 전 차이 주석은 "의견 교환을 통해 대만과 미국 관계를 심화하고 싶다"고 말했다.
대만과 미국은 '하나의 중국' 정책 탓에 정식 외교 관계를 맺진 않고 있다.
따라서 차이 주석이 가령 총통에 취임하고 나서는 미국을 방문할 수 없기에 대선 승리를 겨냥한 '사전 인사 방문'으로 민진당은 자리 매김하고 있다.
차이 주석은 2012년 총통선거에 도전했다. 당시도 미리 미국을 찾았으나 여당 국민당 후보 마잉주(馬英九) 총통에는 상대가 되지 않을 것으로 보여 냉대를 받았다.
하지만 이번에는 다르다. 작년 11월 통일 지방선거에서 민진당은 압승을 거뒀다. 그 여세로 차이 주석은 다시 민진당 대선후보 공천을 받았다. 여론조사에서도 차이 주석은 선두를 달리고 있다.
반면 국민당은 주리룬(朱立倫) 주석을 비롯한 유력 후보 3명이 대선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차이 주석에 맞설 만한 주자를 내세우지 못하고 있다.
이런 분위기를 파악한 미국의 민진당에 대한 태도도 바뀌었다. 대니얼 러셀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는 "차이 주석의 방미와 각종 문제 협의를 환영한다"는 이례적인 성명까지 내놓았다.
미국이 가장 관심을 두는 건 차이 주석의 대중정책이다. 1979년 중국과 수교하면서 대만과는 단교한 미국이지만 유사시 대만을 방위하려고 '대만관계법'을 제정했다.
양안 충돌을 방지하는 게 미국 역대 정부의 기본전략이다.
하지만 2000년 대만독립을 지향하는 민진당 천수이볜 정권이 출범함에 따라 미국을 난처하게 하는 상황이 속출했다.
민진당 정권은 2007년 대만의 유엔가입 여부를 묻는 국민투표 시행을 표명해 중국과 갈등을 증폭했다.
미국이 반대했으나 응하지 않으면서 민진당에 대한 불신감은 깊어졌다.
2008년 정권을 되찾은 국민당은 마 총통이 대중 융화정책을 추진했다.
미국도 양안관계가 중대 진전을 보았다고 평가했다. 남중국해 문제로 중국과 갈등을 빚는 미국으로선 여유가 없어 민진당이 정권을 탈환해 중국과 재차 대립하는 걸 원치 않는다.
차이 주석도 향후 대중정책에 관해 "양안 현상을 유지한다"고 강조, 마잉주 정권의 대중 융화정책을 어느 정도 용인하고 급진적인 대만독립을 추구하지 않을 자세를 내보였다.
방미를 통해 차이 주석은 이런 자세를 미국 측에 전해 '안정적인 지도자'라는 이미지와 신뢰를 얻겠다는 속셈이다.
미국은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과 안전보장 문제에 대해서도 차이 주석의 입장을 살펴볼 의향이다.
차이 주석이 기대한 대로 미국의 평가를 받는다면 총통선거에서도 상당한 플러스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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