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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총통선거 승패…중국과의 거리감이 갈랐다
이번 선거의 승패는 대만인이 느끼는 중국과의 거리감이 갈랐다.
2008년 대선에서 마잉주 총통은 "양안 모두 이익을 얻는 출발점은 경제와 문화 교류의 정상화"라고 호소해 승리했다.
중국과 융화정책으로 관세를 내리고 투자 촉진, 정기편 운항까지 실현시켰으며 일방적으로 대만에 유리한 양안 무역고도 30% 넘게 늘어났으며 중국인 관광객은 이전의 13배나 되는 400만명에 달했다.
하지만 중국의 존재감이 의존도가 높아질수록 대만인 사이에는 "이대로 가다간 그대로 흡수되는 건 아닌가"는 걱정이 퍼졌다.
여기에 한층 어려워진 외부 환경에다가 국민당 정부의 경제 운영 실패가 겹치면서 살림살이도 나빠졌다.
이 같은 불만이 분출한 것이 2014년 일어난 대학생을 중심으로 한 젊은층이 입법원 본회의장을 점거한 '해바라기 운동'이다.
'해바라기' 세대인 20대 대만인의 이런 속내는 결국 표심으로 나타나 민진당의 압승으로 연결됐다. "중국인을 가까이서 보면 우리와는 다르다는 생각이 든다. 문화도 사상도 다른다. 우리는 대만 사람이다. 대만의 미래는 우리가 결정한다."
민진당 후보인 차이잉원 주석은 이런 대만 유권자의 저류를 간파하고 "자유와 민주주의 생활 방식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이는 대만의 최대 자산이다"라는 선거 전략을 밀고나가 승리를 쟁취한 것이다.
문제는 이제부터다. 민진당은 당강령에 정식으로 중국에서 독립을 내걸고 있다.
이로 인한 국민의 불안감을 의식해 차이잉원은 유세기간 내내 중국에 도발하지 않고 현실적인 양안 관계를 보전하는 '현상유지'를 하겠다고 천명하고 승리를 선언하는 기자회견에서도 반복했다.
하지만 중국이 양안 평화유지의 원점으로 생각하는 '하나의 중국'에 합의한 '92공식'(九二共識)의 수용을 확인하지 않는 차이잉원에 대한 의구심은 여전하다.
차이잉원은 집권 후 '궁극적인' 대만독립을 요체로 하는 정치개혁, 중국과 경제교류의 한계를 규정하는 틀의 제정을 추진할 것이 분명하다는 관측이다.
민진당이 대만독립을 정식으로 주장하려면 헌법개정에 관한 국민투표를 실시해야 한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선 입법원에서 정원 3분의 2인 85석 이상 세력을 확보해야 한다.
정치 전문가들은 민진당의 과반수 의석을 바탕으로 군소정당과 연대를 통해 앞으로 선거에서 자당에 유리하도록 정치개혁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제일 먼저 선거권 연령을 현행 20세 이상에서 18세 이상으로 낮추는 등 민진당 지지 성향을 강한 젊은층의 저변 확대를 시도할 전망이다.
이 같은 과정에서 중국과의 마찰이 불가피할 듯 싶다. 차이잉원은 승리 후 첫 기자회견에서 중국의 도발과 위협에는 단호히 대처하겠다고 경고, 양안관계의 험로를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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