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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만 야당 승리에 촉각…‘양안관계 안정 위해 분주’
대만 대선과 관련해 미국의 최대 관심사는 양안관계의 안정이다.
독립 지향의 민진당이 8년 만에 정권을 탈환함으로써 중대 관계에 새로운 불안감이 생기는 것을 미국은 경계하고 있다.
차이잉원이 중국에 도발하지 않겠다고 언명했지만, 총통에 취임하면 민진당의 정체성으로 보아 '하나의 중국' 정책을 양안관계의 시발점으로 생각하는 시진핑(習近平) 지도부에 난제를 던지게 될 것이 분명하다.
이렇게 되면 남중국해와 동중국해 영유권 분쟁으로 중국과 주변국, 미국 간 긴장이 높아져온 역내 안전보장 문제가 더욱 복잡해지는 것은 불가피하다.
미국은 대만과의 관계가 미중관계에 새로운 갈등의 씨앗을 뿌리는 것을 바라지 않는다. 그간 공식적으로 대만 선거에 관한 언급을 삼가했지만, 물밑에선 양안 쌍방에 도발적인 행동을 자제하라고 당부했다.
하지만 차이잉원이 실제로 당선함으로써 민진당 정권이 중국과 서로를 받아들이는 관계를 설정하지 못할 땐 대만이 미중 간 분쟁의 불씨가 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그래서 미국은 서둘러 월리엄 번스 전 국무부장관을 선거 직후 대만으로 보내 차기 총통에 양안관계에 대한 버락 오바마 행정부의 의향을 전달할 방침이다.
사실상 특사 자격으로 대만을 찾는 번스 전 부장관은 마잉주(馬英九) 총통과 차이잉원(蔡英文) 차기 총통, 국민당 대선후보 주리룬(朱立倫) 주석과 차례로 만나 양안관계에 관해 의견을 나눈다.
아울러 미국은 20~21일에는 토니 블링큰 국무부 부장관을 베이징에 파견해 대만정책을 주관하는 국무원 대만사무판공실 장즈쥔(張志軍) 주임과 장예쑤이(張業遂) 외교부 부부장과 만나 대만 문제를 숙의하도록 조처했다.
미국이 전현직 국무부장관을 동시에 중국과 대만에 파견하는 것은 대만 선거 후 양안관계의 안정을 겨냥한 의사소통 메커니즘을 이미 시동했다는 뜻이다.
이래도 안심하지 못하는 미국은 존 케리 국무장관까지 오는 27일 방중시킨다. 케리 국무장관은 방문은 북한의 제4차 핵실험과 관련한 공조를 설득하기 위한 측면도 있지만, 시진핑 주석을 만나 양안관계의 안정 유지를 촉구할 것이 분명하다.
1996년 국민당 후보이지만 대만 독립 성향을 가진 리덩후(李登輝) 전 총통의 재선을 방해하려고 중국은 대만해협에 미사일을 발사했다.
이에 대응해 미국이 항공모함 2척을 대만해협에 급파하면서 일촉즉발의 대만 위기가 발생했다.
차이잉원 정권이 노골적으로 '하나의 중국' 원칙에 벗어나려는 기미를 보일 때 중국이 다시 군사적으로 강경책에 쓰지 않을까 미국은 걱정하고 있다.
대만관계법으로 대만의 방위를 약속한 미국으로선 남중국해와 동중국해 분쟁과는 차원이 다른 '중국의 내정'에 개입할 수 밖에 없는 사태가 빚어지는 것은 극도로 피하고 싶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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