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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登輝주도 대만단결연맹 출범
대만 리덩후이(李登輝) 전총통이 정치 일선에 복귀했다. 회의적인 목소리도 적지 않으나 후임은 천수이볜(陳水扁) 총통이 정국 운영에 어려움을 겪는 것을 보고 돕기로 작정한 모양이다.
12월 입법원 선거를 1백여일 앞두고 리 전총통이 주도하는 신당 '대만단결연맹'(臺聯)이 깃발을 올렸다. 리덩후이 본인이 직접 당직을 맡지는 않은채 '정신적 지주'로 군림하면서 측근들을 내세워 당을 운영하는 변칙적인 형태로 출범했다.
대련은 연말 총선에서 일정수의 의석을 획득해 민진당 천수이볜 정부를 지원할 수 있는 힘을 얻는 것이 일차적인 목표이다.
작년 5월 발족한 민진당 정부는 입법원내 3분의 1에도 못미치는 의석 밖에 보유치 못한 소수여당이다.
정권을 상실한 국민당이 과반수 의석을 점유하는 등 야당 세력이 절대적으로 우위를 차지하면서 민진당 정부는 정치의 주도권을 장악치 못하고 있다.
제4 원전 공사 문제에서 난맥상을 보인 것이 이를 상징하고 있다. 일단 건설 중단을 발표했지만 야당의 반대에 밀려 건설을 재개할 수 밖에 없었다.
대만 경제는 미국의 경기 감속 등으로 인해 실업자가 증가하고 성장이 둔화하고 있다. 당초 6%로 예상되던 올해 실질 성장률도 하향 조정을 거듭, 2% 전후로 떨어졌다. 아시아 금융위기 와중에 있던 지난 98년의 절반 이하 수준이다.
중-대 관계도 대화가 2년 넘게 중단된 상태에 있다. 중국이 천수이볜 정부가 '하나의 중국' 원칙을 수용하지 않는다고 비판하면서 대만과 대좌를 거부하기 때문이다.
양당측은 경제 부진은 물론 양안관계의 경색도 정부의 책임이라고 비난하며 정치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리 전총통은 국민당의 전임 주석 출신이지만 현재 국민당내에선 비주류이다. 그의 제명을 요구하는 목소리에 '당을 떠나지 않겠다'고 공언하면서도 국민당의 정부 비판에는 냉담한 자세를 취하고 있다. 민진당 정부를 도와 정국을 안정시키는게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생각인 탓이다.
천 총통의 對中정책이 리 전총통의 '중국과 대만은 특수한 국가 대 국가 관계'라는 '2국론'을 거의 답습하고 있는 점도 그가 민진당 정부를 지원하려는 이유 가운데 하나이다.
'리덩후이 신당' 탄생의 배후에는 그 자신의 '흘러간 인물이 되고 싶지 않다'는 생각과 롄잔(連戰) 국민당 주석과 친민당의 쑹추위(宋楚瑜) 주석에 대한 사감도 없지 않다는 지적도 있다.
하지만 리 전총통의 정치력에 관해 '이미 과거의 인물'이라고 견해가 적지 않은 만큼 대만단결연맹이 총선에서 예상대로 성과를 거두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대만단결연맹의 탄생은 과연 정치 안정을 가져올 것인지 아니면 더욱 큰 정치 혼란의 불씨가 될 것인지 좀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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