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시진핑 4월6~7일 플로리다서 첫 정상대좌 북핵·미사일-통상·환율 정책 등 집중 협의 미국 백악관과 중국 외교부는 30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내달 6~7일 플로리다 주 팜비치에 있는 마라라고 리조트에서 첫 정상회담을 연다고 공식 발표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시 국가주석은 이번 정상회담에서 북한 핵과 미사일 도발로 긴박해진 한반도 정세와 양국 간 통상과 환율 문제 등을 중점적으로 논의하게 된다. 직접 대면으로 양 정상이 개인적인 신뢰관계를 쌓을 수 있을지는 앞으로 미중 관계를 크게 좌우할 수 있기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1월 취임 이래 외국 정상을 자신 소유인 마라라고에 초대한 것은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에 이어 두 번째일 정도로 시 주석에 대한 예우는 각별하다. 시 주석은 방미 동안 워싱턴에는 들르지 않고 바로 마라라고로 직행한다. 정상회담과 만찬 등 공식 일정 외에도 양 정상이 함께 산책을 하면서 대화를 나누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 4월6일 만찬에는 멜라니아 여사와 펑리위안(彭麗媛) 여사도 참석하도록 준비돼 양 정상은 상호 거리를 축소하기 위해 세심한 설정을 마쳤다. 이번 회담은 중국 측에서 강력히 요청해 성사됐다. 최고지도부를 개편하는 대폭 개편하는 올가을 제19차 당 대회를 앞두고 '핵심' 위상으로 국내 권력기반을 다진 시 주석은 대미 관계의 조기 안정을 최우선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개인소유지라는 사적 공간을 회담 장소를 정한 것도 미중 관계의 중요성을 연출하려는 속셈이 있다는 지적이다. 2015년 미국을 국빈 방문했던 시 주석은 트럼프 대통령과의 대좌를 향후 50년간 미중 관계를 규정할 수 있는 자리로 간주하고 있다. 이런 중국의 요망을 수용하는 대가로 미국은 외교와 안전보장, 경제, 무역 문제 등에서 양보를 끌어내려 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고 외교 과제'인 북한 핵과 미사일 개발을 막는데 그 뒷배인 중국의 역할이 결정적이라고 인식하고 있다. 정상회동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소극적인 대북자세를 보이는 시 주석으로부터 대북제재를 철저히 이행하는 등 북한을 어떻게든 제지하겠다는 언질을 받아내려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트럼프 대통령은 막대한 대중 무역적자의 시정을 촉구하는 한편 미국에 투자를 확대하고 위안화 환율 안정도 요구할 것이 분명하다. 하지만 미중 간 입장차는 깊다. 북한 문제에서 미국이 군사력 행사 가능성을 거론할 정도로 강경하지만 중국은 북핵 6자회담이나 미북 직접대화를 통한 해결을 견지하고 있다. 주한미군에 사드(THAAD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배치, 중국이 군사기지화에 박차를 가하는 남중국해 문제 등에서 현격한 이견을 보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전인 작년 12월 초 역대 대통령이나 당선자로는 이례적으로 대만 차이잉원(蔡英文) 총통과 전화통화를 하면서 '하나의 중국' 원칙을 수정할 움직임으로 보인 것도 중국에는 우려 사항이다. 비록 트럼프 대통령이 2월 들어 시 주석과 전화회담을 하면서 '하나의 중국' 정책을 존중하겠다고 표명했지만, 그 진의에 대한 중국의 의심은 여전하다. 그 때문에 상대적으로 짧은 시 주석의 방미 일정과 미중 정상회담과 관련해 일각에서는 시 주석이 미국만 찾아 현시적인 결과물을 내지 못하면 그의 정치적 지위가 흔들릴 수 있기 때문에 큰 성과를 자랑할 수 있는 핀란드를 방문해 이를 보완하려는 것이 아닌가는 관측도 하고 있다. 아무튼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이 마리라고에서 얼마만큼 서로에 다가설 수 있을지 자못 궁금하다.

▶ 2017/03/31 15: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