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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今天後事-5월4일]北 핵-南 사드 제로옵션 떠오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취임 100일 (4월29일)을 맞아 'K3 카드'를 던졌다.
그의 회심이 읽혀졌다. 북한 '최고 존엄'이자 동시에 세계최고 '앙팡 테리블‘을 설득해 보겠다는 트럼프는 그러나 불과 하루 만에 이를 분명하게 거둬들였다.
'K3'은 북한 최고지도자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 겸 조선민주주의 인민공화국(북한 정식 국호) 국무위원회 위원장은 김일성, 김정일에 이은 북한의 3번째 최고 지도자를 지칭한다.
김정은은 북한을 세운 김일성의 손자이며 김일성의 장남 김정일의 세 번째 아들이다. 혈통에 따라 최고 권력을 3대 세습했으니 '김씨 조선왕조'의 제3대' 왕'인 셈이다.
그래서 김정은을 'k3'으로 약칭해 보았다. 이런 기준에 따르면 김일성은 K1, 김정일은 K2가 되겠다.
트럼프가 K3 카드를 전광석화처럼 내던진 후 취한 의미 있는 행보는 그동안 한반도 사태에서 상대적으로 소외당하던 러시아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의 전화회담이었다.
한반도 문제는 이제 트럼프와 푸틴 그리고 중국 최고지도자 시진핑(習近平) 공산당 총서기 겸 국가주석 등 세계 핵 보유 빅 쓰리의 게임 단계로 접어든 것 같다.
3변 2각 협상 테이블 위에는 북한 핵과 남한 배치 사드가 올라 있다.
삼자는 모두 한반도 비핵화를 지지 한다. 사드를 놓고는 미국은 굳히기 자세에 들어갔고 중국과 러시아는 한국이 북핵 방어 목적의 제한적 기능만 갖고 있다고 강력하게 항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미사일 방어체계 (MD)로 확신하고 있다.
중국과 러시아는 한 목소리로 사드 철거를 집요하게 요구하고 있다.
사드 가동 절차를 착착 진행하는 미국도 이제는 사드가 MD 체제로 발전할 단초임을 굳이 부인하지 않고 있다. 한발 더 나가 한국에 비용 부담을 주문한다.
이런 상황을 놓고 볼 때 트럼프 아니면 시진핑과 푸틴의 다음 수는 ''한반도 북(北)핵 남(南)사드 제로 옵션'이 되지 않을까.
트럼프가 원래 합의와는 달리 난데없이 사드 비용을 한국 정부에 요구한 것도 이를 위한 장기 포석일 수도 있다. 트럼프는 지난해 2016년 12월4일 취임 47일 전 '타이완 카드'를 던져 중국은 물론 미국 조야 그리고 세계를 깜짝 놀라게 했고 긴장시켰다.
차이잉원(蔡英文) 대만 총통과의 전화통화를 통해 '타이완 카드'를 빼어낸 뒤 이를 계속 만지작거리며 '투 차이나 카드‘로까지 키워 세울 기세였다.
1979년 미중수교 후 어느 미국 대통령도 눈길조차 기울인 적이 없었던 전인미답의 길이었다. 화들짝 놀란 중국은 항모전단을 처음으로 그들이 서태평양 상에 설정한 '제1 열도선'을 넘어가게 했고 남중국해를 거쳐 대만섬을 한 바퀴 도는 무력행사를 벌였다.
미하일 고르바초프 이후 세계 질서의 신전 파괴자', 또 하나의 '삼손'이 등장하는가 하는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며 지켜보았다.
반년이 막 지난 이 시점에서 조금은 성급하게 그러나 조심스럽게 다음과 같은 평가를 내릴 수 있겠다. 트럼프는 '제2의 고르비'의 싹수는 보이지 않는다.
다만 결코 손해 보지 않기 위해 언터처블 카드를 포함 모든 카드를 던지는 ' 뛰어난 장사꾼'이자 '능란한 협상가'의 면모만 확인 시켜 주었다.
트럼프는 올해 1월20일 취임 후 상당기간 뜸을 들이다가 음력으로 설 명절을 건너 뛰어 중국 지도자의 속을 태울 대로 태운 뒤 정월 대보름에 맞추어 '하나의 중국 ' 원칙을 확인했다.
그리고 4월6일과 7일 시진핑을 플로리다 주 팜비치 자신의 호화 리조트에 불러 들여 '투 차이나 카드'를 확인 사살했다. 트럼프 최근 차이잉원 (蔡英文) 대만총통과 전화통화를 다시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트럼프는 반대급부로 중국의 대폭적인 경제적 양보와 북한 핵문제와 관련한 실질적이며 효과적인 협력 약속을 얻어냈다.
물론 '투 차이나 카드'는 휴지통으로 던져 버렸지만 '타이완 카드'는 잠시 옆으로 치워두었을 뿐으로 판단된다.
트럼프가 'K3 카드'를 끄집어 들고 키우는 방식은 '타이완 카드' 때와 마찬가지였다. 트럼프는 CBS와의 취임 100일 기념 회견에서 이전까지 아주 거친 표현으로 공박하고 비난하던 김정은에 대해 거의 180도 다른 표현으로 언급했다. "아주 영리한 녀석( pretty smart cookie )"라고 한 것이다.
어린 나이에 권좌에 올라 권력을 빼앗으려는 이들과 장군들을 잘 다루어 권력을 지켜내고 있지 않느냐가 호의적 평가의 이유였다.
이어 블룸버그 통신과의 회견에서는 “내가 그와 만나는 것이 적절하다면 반드시 '영광스럽게' 그일을 하겠다."라고 말했다.
이 보도를 처음 접한 순간 김대중 대통령이 남북 정상회담 성사에 앞서 김정은의 아버지 김정 일 국방위원장에 대해 "식견 있는 지도자"로 평가했던 것의 데자뷔를 느끼게 하였다하지만 트럼프는 김정은과 만날 용의를 밝힌 인터뷰 내용이 보도된 지 불과 하루 만에 'K3카드'를 뒤집었다.
트럼프는 인터뷰에서 '영광스럽게'란 표현을 분명 의식했다. 그는 "정치인은( 일반인이) 잘 안 쓰는 표현을 사용한다며" 자신의 입으로 '속보'라고 말하기도 했다.
아마도 ''타이완 카드'를 던졌을 때처럼 중구난방의 복잡다기한 반향을 기대했던 것 같다.
반향은 일었으나 이번에는 전혀 생각 밖의 역풍이었다. 민주당은 물론 공화당 내부에서도 강력한 비난과 반대 여론이 들끓었으며 말에 신중하라는 이야기까지 나왔다.
트럼프는 2일 폭스 뉴스와 회견에서 북핵 사태를 언급하면서 "'레드 라인'을 설정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지만 해야 할 때는 해야 한다"며 "김정은은 국제 사회의 위협이다"라고 강경 모드로 유턴했다.
거센 역풍에 K3을 주저 없이 손절매한 트럼프는 대통령 선거 해킹 개입 문제로 취임 후 일체 접촉하지 않았던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취임 후 첫 전화회담을 하였다.
러시아가 지원하는 시리아 정부군에 대한 미군기의 화학 무기 사용에 대한 징벌적 공습 문제도 논의되었지만 핵심 주의제는 북핵 문제였을 것으로 추측된다. 김정은에게 시선을 집중시키게 하다.
또 다른 의미에서 '문제적 인물'로 뉴스메이커인 푸틴에게로 시선을 돌리게 만들었으니 말이다. 트럼프 취임 후 중국은 그 어느 때보다 한반도 비핵화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인민일보 자매지인 환구시보가 미국이 북한의 핵 시설에 대한 외과수술식 폭격을 하더라도 이를 묵인할 것이라는 보도마저 내보낸 지 이미 오래다.
2일 외교부 브리핑에서는 이를 간접 확인까지 했다. 외과수술식 폭격, 다시 말해 제한적 공습 이 이루어질 때 북중 우호동맹 조약에 따른 자동 개입 조항 작동 여부에 대한 질문이 제기됐다.
외교부 대변인은 중국은 한반도 평화와 안전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질문의 핵심을 비껴나갔다.
이런 태도를 두고 유엔 안보리 제재 결의를 위배하는 북한 핵관련 도발과 관련한 공격에는 자동 개입 조항을 적용시키지 않기로 입장 정리가 된 것으로 해석하기도 한다.
1994년 6월 영변 폭격이 카운트다운에 들어간 것 아니냐는 분위기가 팽배할 때 당시 중국 외교부 선궈팡 대변인은 자동개입 조항은 북한이 정당하지 못한 공격을 받았을 때만이 적용되는 것으로 모든 공격에 기계적으로 적용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중국 외교부의 이런 입장 발표가 나온 직후 김일성은 방북한 카터와 핵개발 동결 합의가 이루어져 전운이 가시게 되었다.
트럼프는 아마도 자신이 클린턴과 카터의 1인2역을 의식, '하루 천하'로 끝난 'K3 카드'를 빼어들었던 것 같다.
그러나 국내외의 반발과는 별도로 K3이 K2와 K1이 현란하게 펼쳤던 강온 연기를 1인2역으로 도저히 감당할 수 없는 것이라는 판단을 재빨리 하고 북한은 물론 중국조차 반응을 보일 여유를 주지 않고 이 카드를 빨리 버린 것으로 보인다.
중국의 북한에 대한 압박이 갈수록 전례 없이 강화되고 있다는 증거가 속속 나오고 있다. 중국판 트위터 웨이브를 통해 최근 돌고 있는 루머 중에는 중국이 주중 북한대사관 공사를 통해북중 우호동맹 조약 파기까지 경고했다는 것이 있다.
북한이 핵실험과 ICBM 발사를 하면 원유공급 중단, 평양의 중국대사관 철수 단계를 거쳐 궁극적으로 그리고 북중 우호동맹 조약 파기 등도 취할 수 있다고 했다고 한다.
왕이 외교부장은 부부장을 배석하게 하여 초치된 북한 공사에게 직접 최후통첩을 낭독하도록 했다는 이야기도 웨이보를 통해 떠돌고 있다.
이와 동시에 중국은 한국에 배치된 사드에 대한 압력을 강화하고 있다.
지난달 27일에는 모스크바에서 열린 제6차 국제안보회의에 참석한 러시아와 중국은 사드 한반도 배치에 대한 강력한 반대 입장을 밝혔다.
러시아 장성은 미국이 한반도 위기를 빌미로 글로벌 MD를 확산시키고 있다며 한반도 사드배치는 지역의 군비 경쟁을 촉발시킨다고 경고했다.
이와 맞물려 중국에서는 러시아 장성이 주장한 군비 경쟁을 확인시켜주는 경고가 곧바로 나왔다. 미국을 직접 겨냥한 최신형 ICBM 둥펑-41의 실전배치를 공식 선언할 것이라는 경고가 바로 그것이다.
사드와 관련 러시아와 중국은 호흡이 척척 맞는다. 이는 전례가 없던 일이다. 트럼프가 뜬금없이 K3 카드를 들고 나왔던 것은 북핵 포기와 사드 배치라는 두 마리의 토끼를 잡기 위해서였던 것은 아니었을까.
K3 카드를 빛의 속도로 내던진 것은 북핵 폐기와 사드 한반도 철수를 연계시키는 '제로 옵션' 쪽으로 방향을 돌리기 위해서는 아니었을까.
그렇지 않았다면 '쿠키‘에게 '스마트한 반응'을 내놓을 기회는 주었을 것이다. 한반도 사드를 고리로 중러가 연결된다면 새로운 세력균형의 틀이 요동칠 수도 있다.
미국에게는 대단히 불리한 세력 균형의 변화가 될 수 있다. 트럼프는 고래와 게임에 집중하기 위해 더는 쿠키에 신경을 쓸 수 없다는 판단을 내린 것은 아닐까.
<盲瞰圖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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