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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今天動向-5월16일] 북한 3전4기 대박? 피박?
푸틴 한반도에 ‘돌아온 장고’
북한이 14일 새벽 5시27분께 중장거리 신형 탄도 미사일을 시험 발사했다.
우리에게는 일요일 새벽이었고 중국에는 대단히 중요한 행사가 있는 날이며 미국은 13일의 토요일 오후로 '13일의 금요일'을 연상시켰다.
평안북도 서해안 구성 부근에서 발사한 탄도 미사일은 약 30분간 비행, 발사지점에서 800 km 가까이를 비행, 동해에 낙하했다. 일본 배타적 경제수역 (EEZ) 밖이었고 러시아에 그 어느 때보다도 근접했다.
일본은 얄밉게 느꼈고 러시아는 눈을 부비고 다시 한 번 낙하지점을 보았다.
북한이 발표한 내용에 따르면 시험 발사 미사일은 지대지 전략 탄도 로켓 화성 12형으로 최고 고도 2111.5 km, 비행 거리 787 km이었다.
올들어 북한 탄도 미사일 발사 실험은 모두 7번으로 바로 앞서 3번째 발사 실험이 실패한 끝에 4번째에서 성공한 것이다. '3전 4기'다.
비행시간에 비해 비행거리가 짧은 것은 고각(高角) 발사했기 때문인데 북한 발표도 이를 확인하고 있다. 그래서 대륙간 탄도 미사일 (ICBM) 개발에 필수 불가결한 대기권 진입 실험이 이루어진 것이 아닌가는 추측이 제기됐다.
또한 이 미사일이 고도를 낮추어 비행하면 괌과 하와이 심지어 알래스카에도 이를 수 있다고 추정하는 전문가도 있었다.
미국 태평양 사령부와 우주항공 방위국은 ICBM은 아니라고 했으나 일본에서는 ICBM에 버금가는 중장거리 미사일이라고 평가했다.
발사 시점은 북미 반관반민 오슬로 접촉을 마치고 최선희 외교부 북미국장이 베이징에서 언론 인터뷰를 마치고 평양에 도착한 바로 다음날 새벽이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한과의 대화 용의를 밝히고 중국이 이를 환영한 분위기 속에 이루어진 북미 1.5 트랙 접촉의 북한 측 단장인 최선희는 "여건이 갖춰지면 (트럼프 행정부와) 대화할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국내외 거센 반발과 심각한 우려에도 불구하고 적극적인 의욕을 보이는 남북대화에 대해서는 "하는 모습을 지켜보겠다."고 덧붙였다.
대선 이전부터 문재인 대통령은 줄곧 개성공단 재개와 확대 그리고 금강산 관광 재개 등 한국이 북핵 관련 대북 압박카드를 일거에 내던지는 대북 유화책을 제시해왔다.
문재인 정부가 '김삼룡과 이주하' 플러스알파를 생각해보기도 전에 '기습'을 당한 셈이었다. 대통령 당선 나흘째이고 대통령 취임 사흘 뒤 정권 출범 첫 휴일이었다.
중국으로서는 잔칫날 꼭두새벽(베이징 시각은 새벽 4시27분)에 뒤통수를 맞은 셈이다. 이날은 시진핑( 習近平) 국가주석이 유라시아 대륙을 바닷길과 땅길로 연결하는 21세기의 새로운 실크로드를 구축하겠다는 대담하고 만리장성과 대운하 국가인 중국의 지극히 중국적인 글로벌 프로젝트인 '일대일로(一帶一路)' 정상포럼 개막식이 열리는 날이다.
중국이 북한이 도발하지 않았으면 하는 날들의 리스트를 만들었다면 최상단에 있었을 날을 북한은 콕집었다. 중국 지도부는 설마했을 것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전직 관리, 전문가와 학자로 이루어진 1.5 트랙 미국 대표단으로부터 회담 내용의 브리핑을 받기도 전이었다. 허를 찔린 것처럼 보이는 모양새다.
모두 긴장을 풀고 오히려 정반대의 상황을 기대하던 시점에 이루어진 '도발'이니 기습 효과와 선전 효과는 만점이었다.북한으로부터 여러 번 기습적인 도발을 받아왔지만 그 학습 효과는 '제로'다.
'열 포졸이 한 도둑을 막지 못 한다'는 말이 있지만 '기습하려는 자에게는 새로운 기회가 창조된다'는 말도 나올 수 있겠다.
그러니 우리 입장에서는 최초 기습은 피할 수 없다는 각오 아래 대비책을 세워야 할 지 모른다.
15일 오전 6시 톱뉴스는 북한 미사일 발사였다. 중국의 일대일로 정상포럼 뉴스가 그 다음이었고 랜섬 바이러스 해킹 뉴스가 뒤를 따랐다. '제2 워터게이트 사건'으로 불거질 것이냐 여부에 촉각이 곤두선 트럼프의 FBI 국장 해임 후폭풍 기사는 네 번째이었다.
CNN 런던 지국 15일 오후 9시 뉴스의 머리기사 역시 북한 미사일 발사 후속 기사였다. '김정은이 양 초강대국 미국과 중국에 도전'이 헤드라인 제목이었다.
김정은의 북한이 기습발사 실험 성공으로 존재감을 과시함으로써 선전전에서 대박을 터뜨렸음을 부인하지 않을 수 없다. 실질적인 실험 성공 여부와 기술 진전에 관해서는 이론이 분분한 가운데 대체적으로 성과를 거둔 것으로 보고 있다.
북한이 국제적 압박이 강화하는 가운데 외교적으로 좀 더 버틸 수 있는 벼랑끝 입지를 확보했다는 평가 아래 이번 도발이 총체적으로 대박을 쳤다는 견해가 나올 수 있다.
하지만 피박일 수도 있다.북한의 허를 찌르는 기습 도발과 시험 발사 성공은 미국의 허허실실 전략에 의해 고도로 설계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바로 앞서 북한의 3연속 실패 중 두 번은 발사 5~6초 만에 공중 폭발한 것이고 나머지 한 발은 60km 정도만 날아가다가 추락했다.
북한 미사일 기술 능력은 파키스탄과 핵폭탄 제조 기술을 서로 맞교환 했을 정도로 국제 무기시장에서 상당히 높게 인정 받아왔다.
그런 북한의 미사일이 3번이나 연속적으로 실패한데 대해 전문가들은 북한의 의도적 실패 아니면 미국의 전파 교란작전 때문으로 분석하기도 한다.
전자 해석은 북한 탄도 미사일 능력이 ICBM 수준까지 도달하기에는 아직 많은 시간이 남아 있다는 속임수로 외과수술적 선제 타격을 피하며 개발에 박차를 가하려는 속셈이라는 것이다.
후자의 분석은 북핵 위기 해결을 위해 압박 강화를 여전히 주공으로 견지하면서도 대화 가능성을 타진하는 1.5 트랙이 가동되고 있기 때문에 북한의 미사일 개발 진척 수준을 측정하기 위해 교란 작전을 대비하지 않아 기습 도발이 성공하도록 만들었다는 것으로 연결된다.
후자의 분석에 따른다면 '이 설계된 도발 대박'은 새로 들어선 대북 유화적인 한국 문재인 정권으로 하여금 대국 경계감을 강화하도록 하는 외교적 목적도 아울러 담겨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그러나 더욱 큰 목적은 한반도비핵화와 북한의 도발 중단에 미국과 한 목소리를 내면서도 도 결정적 단계를 놓고는 2%가 부족한 중국과 러시아를 벼랑끝 쪽으로 좀 더 끌어 당기기위해서라는 것이다.
특히 이번의 북한의 '허가 받은 대박'은 러시아를 의식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북한 김일성 왕조의 '대리모'인 소련을 승계한 러시아는 한국전 이후 '유모'와 '후견인' 역할을 꾸준히 수행해온 중국에 비해 영향력과 발언권이 크게 약화했음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었다.
하지만 최근 북한 핵 위기가 고조하면서 러시아의 행동과 목소리는 전례 없이 강화하고 높아지고 있다.
한미 군사훈련에 대응하여 국경 지역의 군사 이동과 경계가 강화하였다는 뉴스가 나오고 사드 배치에 대해서는 중국 이상으로 강력한 반대 의사를 눈에 띨 정도로 자주 표명하고 있다.
트럼프가 미국 대선전서 해킹 개입 의혹 문제로 접촉을 피해왔던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취임 100일이 지나서야 첫 전화회담을 하였는데 그 주제는 북핵 위기였다.
이는 한반도 사태에 대한 러시아의 지분이 날로 확대하고 있다는 증거다.
푸틴은 북한 미사일 시험 발사 도발 당일 일대일로 정상포럼 참석을 위해 마침 중국을 방문 중이었다. 그는 무력 도발을 비난하면서 한반도 비핵화, 대화와 외교적 수단으로 사태를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렇지만 여전히 2%가 부족한 이러한 입장 표명보다 더 주목할 점이 있다.
러시아 두마(의회)의 군사위원장은 " 북한이 우리를 겨냥한 것은 아니겠지만 극동의 우리군이 미사일 발사에 대한 방어 태세에 들어갔다"고 말했다.
이는 러시아가 북한 핵과 미사일 개발에 대해 러시아 버전의 사드 대비에 나선 것이라는 시사로도 볼 수 있는 의미 있는 발언이 아닐 수 없다.
미국 사드 배치에 사드로 맞서겠다는 것이며 중국에 대한 협력 용의를 던지는 추파일 수도 있다.
한편 미국에서는 북한의 미사일 탄착점이 날로 러시아 쪽으로 접근해 가고 있다고 환기하였다고 한다.
이 역시 미래 군수산업의 블루오션인 사드 체제를 놓고 적대적 경쟁과 공존을 손짓하는 애드벌룬으로도 해석할 수도 있다.
북한은 벼랑끝 버티기의 버팀목으로 원유를 제공할 수 있는 러시아를 기대하는 것 같다.
그러나 푸틴은 미의 미사일 방어체제(MD)의 독주를 지연 저지하기 위해 중국과 공조하기 위한 카드로 북한을 이용하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미국에 김정은의 북한은 '여전히 대단히 쓸모 있는 악한'이라면 러시아에게는 '쓸모 있는 바보'인지 모른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북한의 이번 미사일 도발은 대박으로 보이지만 결과적으로 피박일지 모른다.
<盲瞰圖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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