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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헌법재판소, 동성혼 금지 위헌 판결
대만 헌법재판소인 사법원(司法院) 대법관 회의는 24일 동성혼을 인정하지 않는 현행 민법 규정이 위헌이라고 판시했다.
중앙통신에 따르면 사법원 대법관 회의는 이날 동성혼에 관해 이 같은 헌법해석을 내리고 2년 이내에 관련법 개정을 명령했다.
이로써 대만은 아시아에서 처음으로 동성혼을 용인하게 됐다.
차이잉원(蔡英文) 민진당 정부는 그간 동성혼을 허용하는 법안 제정을 추진했는데 사법원의 위헌 판결은 이를 강력히 뒷받침하는 모양새가 됐다.
대법관 회의는 현행 민법이 "혼인의 자유와 인민의 평등을 정한 헌법에 위배한다"고 지적했다.
회의는 동성혼을 인정해도 "이성혼이 쌓은 사회 질서는 변하지 않는다"는 설명했다.
또한 회의는 민법 개정이 2년 안으로 끝나지 않을 경우 증인이 있으면 동성혼을 신고 등기할 수 있도록 했다.
사법원 대법관 회의는 대만 유일의 위헌심사 기관으로 주로 법조계 출신으로 총통이 지명하는 대법관 15명으로 이뤄졌다.
위헌 결정에는 3분의 2 이상 대법관의 찬성이 필요하며 현재 대법관 회의 구성은 마잉주(馬英九) 전 총통이 지명한 8명과 차이 총통이 제청한 7명이다.
동성혼 위헌 결정에는 12명이 찬성하고 2명은 반대했으며 1명이 기권했다.
차이 총통은 작년 5월 취임하기 전부터 동성혼 지지를 표명했다.
입법원 사법제도위원회는 지난해 말 여야당 입법위원이 제안한 복수의 민법 개정안을 수정 통과시키고 각 당 대표자 협의에 처리를 맡겼다.
하지만 법안을 놓고선 찬반 세력이 각자 시위를 하는 등 대립이 격화했다.
이에 차이 총통은 지난 2월 찬반 세력 대표를 만나 절충을 시도했지만 이견을 좁히지 못해 법안 심의가 중단됐다.
대법관 회의의 파격적인 헌법 해석이 나오자 동성혼 추진 단체는 "아시아뿐만 아니라 세계에도 역사적인 순간"이라고 환영했다.
동성혼 허용 법안 통과에 애써온 여당 민진당의 입법위원은 "심의에 2년이 걸리지 않을 것"이라며 조기 성립에 의욕을 보였다.
대만 총통부 우자오셰(吳釗燮) 비서장은 행정원에 새로운 법안을 제출하도록 요청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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