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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쩌민 방북 답례방문에 중점
중국의 장쩌민(江澤民) 당총서기겸 국가주석은 5일 끝난 북한 방문을 통해 김정일 총비서와 양측간 우호협력관계를 확인함으로써 對북한 영향력을 국제사회에 각인시켰다.
내달 상하이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체(APEC) 정상회담과 이어 개최되는 미-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중국으로선 보다 유리한 환경을 조성하는데 어느 정도 성공했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기대됐던 공동성명이 발표되지 않은 점에서 생각만큼 극적인 합의는 없었던 것으로 분석된다.
11년만에 이뤄진 장 총서기의 북한 방문은 김정일 총비서이 지난달 러시아를 찾아 러-북한 관계강화를 천명한 '모스크바 선언'에 서명한 직후여서 중-북한간에도 무언가 합의문서를 발표할 것이란 관측이 유력했다.
그러나 중국 관계자들은 일찍부터 "김 총비서가 연속 2회에 걸쳐 방중한 것에 대한 답례적 요소가 강하다"고 강조, 방문 자체가 의미가 있다는 사실을 흘려왔다.
장 총서기는 방북시에는 '11년만의 방문이나 그간 양측간 우호는 불변'이라는 내용의 친서를, 방문 일정 종료후에는 '중-조간 전통적 우호협력이 새로운 세기에도 장기적으로 안정되게 발전할 것이란 충만한 자신감을 얻었다'는 감사 메시지를 각각 김 총비서에 보냈다.
김 총비서와 장 총서기는 2회의 공식 회담외에 만찬 등으로 통해 장시간 자리를 같이한 점에서 밀도있게 의견을 교환한 것으로 보여진다.
그렇지만 중국측 발표로는 장 주석이 북한에 남북대화를 권유한 것과, 미래지향의 우호협력관계 발전에 합의하는 등 지난 1월 김 총비서 방중시 내용과 별다른 차이가 없었다.
이는 중국과 북한이 나름대로 對美관계를 염두에 두고 동상이몽 아래서 이 시기에 정상회담을 연다는 사실을 내외에 과시하려는 목적이 있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중국측은 APEC과 미-중 정상회담을 겨냥해 북한에 대한 영향력을 어필, 對美 카드의 하나로 활용하겠다는 속셈이 없지 않다.
이를 위해 남북대화 재개와 미사일 실험의 동결 방침을 북한에서 받아내고 나아가선 북한을 APEC에 옵저버 자격으로 참가시키려는 시도를 했을 것으로 관측된다.
중국 당대외연락부는 5일 저녁 기자 브리핑에서 이러한 문제가 장-김 회담의 의제였는지를 명확하게 밝히지 않았다. 미국의 미사일 방어(MD) 구상에 관해서도 마찬가지였다.
다만 이는 이들 사안에 있어 중국과 북한의 생각이 일치되지 않았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현상황에서 중국과 북한 관계의 발전은 쌍방에 모두 유리한 점에서 이를 대외적으로 보여주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는 판단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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