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 : 17/07/23 19:06



[今天動向-7월6일] 7월4일 진짜로 웃고 있을 사람은

“우리의 전략적 선택을 눈여겨보았을 미국놈들이 매우 불쾌해 했을 것이다. 독립절에 우리에게서 받은 '선물 보따리'가 썩 마음에 들지 않아 할 것 같은데 앞으로 심심치 않게 크고 작은 '선물 보따리'를 자주 보내주자”
- 김정은

“북한이 방금 또 다른 미사일을 발사했다. 이 사람은 할 일이 그렇게도 없나. 한국과 일본이 이를 더 견뎌야 한다는 것이 믿기지 않는다. 아마도 중국이 북한을 더 압박해 이 난센스 같은 상황을 완전히 끝낼 것"
-도널드 트럼프

차이나워치 사이트를 꾸미는 두 사람 중 하나인 필자의 일과 첫 시작은 중국 현대사의 중요사건을 일자별로 정리한 '금천역사' 코너의 당일 자를 올려놓는 것이다.

2003년 중반부터 1년간 매일 작업을 통해 2월29일 자를 포함, 366일분을 완성하고 이를 기존으로 하여 매일 새로운 지식을 추가하거나 또는 업데이트하면서 2005년부터는 매해 원단에서 그해 마지막 날까지 13년째 매일 하루도 빠짐없이 올리고 있다.

사마천의 '전사불망 후사지사(前事不忘 後事之師)' 경구때문이다. 이제 우리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가 된 중국의 오늘을 살피고 내일을 전망하려면 앞선 일들을 환기할 필요가 있는 탓이다.

필자 일과 매뉴얼은 당일 자를 올려놓은 뒤 바로 다음날 자를 미리 살펴 고치거나 추가할 내용이 있는지를 점검하고 필요하면 교정하거나 업데이트하는 순이다.

7월4일 자를 올려놓고 7월5일 자를 보니 2006년 7월5일 북한이 새벽에 동해 쪽으로 대거 각종 미사일을 쏜 사실이 눈길을 끌지 않을 수 없었다. 최근 들어 날이 갈수록 미국과 북한이 강 대 강 대처를 강화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11년 전 그날 새벽은 생생하게 기억한다. 독일월드컵 결승전이어서 새벽에 중계를 시청하는데 자막으로 북한이 동해 상으로 미사일을 쏘았다는 긴급 자막이 굵직한 글자체로 떴고 곧바로 경기 장면 화면만을 보내는 가운데 긴급 뉴스 속보를 내보냈다.

전화로 신속하게 연결된 도쿄 특파원이 당황하는 어조로 리포팅하던 것이 인상적이었다.

결승전을 시청하던 10억 이상의 세게 각국 시청자는 북한의 미사일 시험 발사 뉴스를 거의 실시간대로 접했다.

'김정일의 북한'은 그날그날 미사일 발사 실험의 핵인 장거리 미사일 발사 실험에 실패했다. 그러나 '끼워 팔기' 효과로 '선전 초대박'을 터뜨렸다.

미국은 독립기념일 7월4일 오후 시각이었다. 마침 230주년이어서 우주왕복선 발사를 하는 등 예년과는 좀 더 풍성한 기념행사를 펼치던 중이었다. 하지만 미국의 모든 방송은 이런 기념행사 중계를 중단하고 북한 미사일 발사 뉴스로 도배했다.

4일 아침 11년 전의 그날 기억들이 파노라마처럼 떠올라 내일 북한이 도발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잠시 스쳤다.

탄도 미사일을 쏠 만큼 쏘지 않았는가. 그러면 핵실험인데…….
핵실험을 시사하는 관련 보도가 나오지 않았고 또 그것은 마지막 카드일 수 있는데…….

문재인 대통령이 미국 방문을 통해 대북 투 트랙 로드맵을 어렵사리 확보했으니 김정은 회심의 도발은 9월 초 (북한 정권 수립 기념일 9월9일 이전)이나 10월 초(중국 국경절 기간)로 미뤄두고 이번은 그냥 지나가지 않을까…….

이런 저런 생각을 두서없이 맥락 없이 하다가 일과 매뉴얼의 다음 단계로 넘어갔다.

그런데 미국 독립기념일 하루 앞서 북한이 미사일을 쏘아 올린 것이다.

우리 시각 7월4일 오전 9시(북한 평양 기준 시각으로는 오전 9시30분에 미사일을 쏘았다.

북한은 11년 전 최고지도자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아들로 최고지도자의 지위를 세습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지켜보는 가운데 평안북도 서부 구성 부근 비행장에서 탄도 미사일 한 발을 동쪽으로 발사했다.

이 미사일은 2500km를 크게 웃도는 고도에 도달했으며 39분간 비행, 933km에 떨어진 동해 상의 일본 배타적 경제수역(EEZ) 안에 낙하했다.

미국 워싱턴 시각으로는 7월3일 오후 7시였다. 2006년을 기억하는 사람에서 보자면 기습이었다.

기습하는 쪽은 상대방이 미리 예상하더라도 그 시각을 살짝 늦추거나 미루기만 하여도 기습 효과를 충분히 누릴 수 있다. 이번에도 여기에 해당한다.

북한이 쏜 미사일이 미국이 추가 핵실험과 더불어 레드라인으로 설정한 대륙간 탄도 미사일(ICBM ) 여부를 놓고 분석이 분분한 가운데 북한은 이날 오후 3시 그들이 쏘아 올린 미사일은 ICBM 화성-14형 로켓이라고 주장하는 발표를 했다.

발표 시각은 미국 워싱턴 시각으로는 7월4일 독립기념일 새벽 1시였다.

따라서 이번 미사일 발사는 미국을 겨냥한 미국 독립기념일에 맞춘 미국 맞춤형 표적 도발이었다.

북한 매체가 전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발언은 오로지 미국만을 의식했음을 보여준다.

북한의 언론 보도문에서도 이는 확인된다. 미국은 9번 언급하면서도 한국은 단 한 번도 언급 하지 않았다.

문재인 대통령이 자신 있게 그리고 정성스레 깔아놓은 대화 카펫에 눈길 대신 침을 뱉어 버렸다, 푸대접이 아니라 무대접이었다. 아니 '쪽박 깨기'였다.

분노한 문 대통령은 G20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굳은 표정으로 독일로 출국하면서 미사일 훈련 실시를 지시했다. "말 대신 행동"이라는 강한 대북 경고 발언과 함께.

한미 연합사의 포격훈련 뒤 한국군 당국자는 우리 미사일은 김정은 집무실 창문을 정확하게 맞출 수 있다고 말했다. 이는 김관진 전 청와대 안보실장이 국방장관 재임 시 북한 도발 협박에 대해 맞받아친 유명한 발언이었다.

김관진 전 실장이 박근혜 전 대통령과 함께 북한군의 사격훈련 표적대상이 된 것은 바로 임팩트가 강한 이 발언 때문이었다.

일단 한국군은 북한의 ICBM 발사로 골리앗 포스에 다윗의 돌물매로, 또 소니 리스튼과 조지 포맨의 살인펀치 또 마이크 타이슨의 핵 펀치에 무하마드 알리와 홀리필드식으로 대응한 셈이다.

'나비처럼 날아 벌처럼 쏘겠다는 것이다. '가능성 측면에서 보면 핵 공격보다는 참수작전의 실현성이 높다.

대외적 선전 효과 면에서는 북한의 압도적 승리다. 그러나 김정은과 북한 최고지도부의 계산 속에서는 완전 정반대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문재인 대통령은 당분간 전임 박근혜 대통령의 대북 프레임에서 벗어날 수 없게 됐다.

감옥에 갇힌 박근혜를 '옥중 통수권자'로 만든 것은 북한이다. 북한은 현 집권 세력의 대북 마조히즘 레드라인을 넘어섰다고 보아야 한다.

북한이 김정은 참관하에 미사일을 쏘아 올리던 날 중국 시진핑 국가 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모스크바에서 만났다. 두 정상은 올해 들어 3번째로 대면했다. 이날 김정은은 시진핑과 푸틴의 뒤통수를 동시에 때렸다.

푸틴은 시진핑에게 중국이 한반도 위기 사태 해법으로 올들어 북한과 미국에서 메아리가 없는 가운에서도 줄곧 주장해온 '쌍중단(雙中斷)'과 '쌍궤병행(雙軌竝行)'에 공개 지지를 표했다.

'쌍중단'은 북한이 핵과 미사일 활동을 중단하고 한국과 미국은 대규모 군사훈련을 중단하자는 것이다. '쌍궤병행'은 북한 핵 폐기 프로세스와 북미 평화체제 구축을 동시에 진행하자는 내용이다.

시진핑은 문재인 대통령의 화해와 압박의 병행 추진 이니셔티브에 고무된데다 푸틴으로부터 쌍중단과 쌍궤병행에 대해 동의를 끌어낸 바로 직후 북한의 미사일 발사로 보기 좋게 뒤통수를 맞은 셈이다.

문재인처럼 얼굴이 굳어지지는 않았으나 시진핑과 푸틴은 벌레
씹는 심정이었을 것이다.

미국의 압박에 우군이 될 수도 있는 문-시-푸의 감정은 김정은에게 고려 대상이 아니었다. 그는 오직 '한 놈만' 불쾌하게 하면 됐다.

김정은은 일단 국제사회의 보도에 흡족했을 것이다.

미국 안보와 외교 담당 장관들과 백악관 참모는 독립기념일 휴일에 휴일을 반납하고 한자리에 모여야 했다.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은 북한이 발사한 미사일을 ICBM이라고 확인했다. 잠시 뜸을 들이고서 미국 국방부는 ICBM급 미사일이라고 살짝 수정하기는 했으나 대기권 재진입 실험도 한 것으로 보이며 북한이 주장한 대로 이동 발사대에서 쏘아 올린 것이 맞다고 틸러슨의 다소 성급한 평가를 거들었다.

영국 좌파성향 가디언지는 '이제 트럼프가 김정은에게 햄버거 대접을 해야 할 때가 된 것 같다'라며 비아냥댔다.

트럼프와 껄끄러운 뉴욕타임스는 페리 전 국방장관의 말을 빌려 미국은 무력 옵션을 선택할 시기도 놓쳤고 그렇다고 약속을 상습적으로 파기하는 북한과 대화하는 것도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미국의 대응을 놓고 트럼프 행정부 내부에서조차 불협화음이 있다고 전해지는 가운데 6일 새벽(한국시간) 긴급 소집된 유엔 안보리 회의는 결론 없이 끝마쳤다.

미국 유엔대사는 군사적 옵션선택 가능성을 언급하며 원유공급 중단 등과 같은 더 강력한 압박 방안을 제시했으나 러시아 대사는 대화를 중국 대사는 사드 배치 철회를 내세우며 일단 딴죽을 걸었다.

그러나 김정은이 보낸 '불쾌한 선물 보따리'의 최종 수령인은 휴일을 반납하지 않고 골프를 즐겼다. 그리고 골프장에 가기 전 트위터에 서두에 적은 것과 같은 조롱조의 말을 날렸다.

트럼프는 북한을 더욱 조일 수 있는 수단을 확보함과 동시에 '쥐데텐 양보' 없이 문-시-푸 '체임벌린 트리오'를 무력화하는 호기로 이번 사태를 보고 있는 것 같은 행보다.

북한 미사일 발사 후 미국 태평양 사령부는 ICBM은 아니며 미국 본토에 위협을 주지 않을 것 같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틸러슨이 북한 발표가 나오고서 ICBM이라고 확인했다.

한참 뒤 국방부는 ICBM급 신형 미사일이라고 틸러슨의 평가를 거들면서도 딱 부러지게 ICBM이라고 말하지는 않았다.

미국의 외교적 평가와 군사적 평가가 미세한 차이를 보이는 가운데 러시아는 일찌감치 중거리 미사일이라고 평가했고 중국은 여전히 평가를 유보하고 있다.

미국은 북한의 화살이 표적점에 한층 가까이 접근했다고 '외교 전략적'으로 서둘러 입장을 정리한 감이 있다. 러시아와 중국은 그 정도까지는 아니라는 자세다.

트럼프의 골프장 행은 내심 러시아와 중국의 평가에 동의하는 것은 아닐까.

이는 다른 입장에서 한 모서리에 몰려 있는 3명의 비둘기를 일거에 제압하기 위한 복선을 시사하는 것은 아닐까.

김정은의 친구라고 자부하며 또 트럼프가 사회를 맡았던 프로그램에도 출연한 인연으로 트럼프와도 소통된다는 데니스 로드맨은 최근 북한을 방문했을 때 트럼프가 쓴 협상에 관한 책을 김정은에게 선물했다고 한다.

기선에서 상대방을 강하게 압박한다는 점에서 김정은도 트럼프 수법을 사용하는 것 같다.

그런데 그 책의 저자는 "그렇게 할 일이 없나"로 단칼에 김정은의 승부수를 평가 절하했다.

트럼프는 4월 초 김정은을 '영리한 녀석'이라고 지칭했다.

지금 진짜로 웃는 사람은 누굴까.

<盲瞰圖子>

2017/07/06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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