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진핑 오른팔 왕치산 10월 당대회서 퇴진 확정
중국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 겸 당 총서기의 '오른팔'로 부패척결의 선봉에 섰던 왕치산(王岐山·69) 당 중앙 기율검사위 서기 겸 정치국 상무위원이 내달 열리는 제19차 당 대회에서 퇴진이 확정됐다고 아사히 신문이 21일 보도했다.
신문은 복수의 중국 중앙기율검사위 관계 소식통을 인용해 왕치산 상무위원이 기율검사위 서기 직에서 물러나게 됐다고 전했다.
관계 소식통들에 따르면 시 주석은 '반부패투쟁'을 진두 지휘해온 왕 상무위원을 유임시키려 했지만 강력한 당내 저항에 부딪혀 그를 퇴진시킬 수밖에 없었다고 한다.
1인체제를 구축하고자 권력기반을 착실히 닦아온 시 주석이지만 관례를 깬 왕치산의 유임 시도에 대한 거센 반발을 받으면서 앞으로 신중한 정국 운영에 몰릴 공산이 농후하다고 신문은 분석했다.
왕치산은 2012년 시진핑 지도부 출범 이래 기율검사위 서기로서 당정군의 정적 세력의 거물들을 차례로 숙정하는 뛰어난 수완을 발휘했다.
당 권력서열은 6번째였지만 실제로는 시 주석 다음 가는 실력자로서 그의 거취는 시진핑 지도부 2기의 향방을 점칠 수 있는 최대의 관심사였다.
정치국 상무위원은 '68년 정년'이라는 관례는 지난 30여년 동안 지켜져왔기에 69세의 왕치산 퇴진을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시 주석은 왕치산이 주도한 부패척결을 통해 당내외 지지를 규합하면서 권력 장악을 진행해온 만큼 그의 유임을 강력히 원했다.
왕치산이 물러남에 따라 그의 후임에는 시 주석의 최측근 중 하나로 꼽히는 리잔수(栗戰書·66) 당중앙 판공청 주임(대통령 비서실장 격)이 유력시되고 있다고 신문은 지적했다.
다만 신문은 중국 지도부 인사를 놓고선 당내 암투와 정치적 거래가 이어지고 있어 왕치산의 진퇴에 유동적인 측면도 아직은 남아있다고 관측했다.
앞서 지난 18일 홍콩 명보(明報)는 왕치산과 가까운 원로 자제 출신의 태자당(太子黨) 인사의 전언으로 그가 조만간 일선에서 물러날 뜻을 표시했다고 전했다.
'훙얼다이(紅二代)'라고도 부르는 태자당에 속하는 인사는 근래 왕치산을 만나 19차 당 대회 후 직위 변동이 있느냐고 묻자 웃으면서 "계속 일만하는 건 불가능하다. 이제 잘 쉴 때가 됐다"고 답했다고 밝혔다.
또한 신문은 지난 1개월 사이에 중앙 기율검사위 내부에서 대폭적인 인사이동이 이뤄졌다면서 이는 왕치산이 기율검사위를 떠날 것이라는 강력한 신호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왕치산이 최근 들어 사정작업 과정에서 뛰어난 수완을 발휘한 수 명의 간부를 기율검사위 감찰실 주임으로 발탁한 것도 그의 퇴임을 예고하는 것이라고 신문은 분석했다.
제19차 당 대회는 10월18일 개막하는데 최대 관심은 정치국 상무위원 7명 가운데 왕치산이 다시 뽑힐지에 쏠리고 있다.
그간 중국 내외에선 시 주석이 사정기관을 맡아 정적을 솎아내는 등 자신의 1인체제 정립에 가장 큰 공을 세운 왕 서기를 '68세 정년'의 관례를 깨서라도 정치국 상무위원에 유임시킬 것으로 점쳐왔다.
반면 당 내부에서는 왕 서기가 68세 정년 규정에 예외 없이 관례를 존중해 정치국 상무위원 직 등에서 물러나는 것이 당연하다는 분위기라는 견해도 제기됐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