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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짜르’ 에서‘제2 저우언라이’...리커창
리커창(李克强)강 총리는 올해 3월 전인대 폐막 정례 총리 기자회견에서 "다음해에도 여러분들(내외신 기자들 지칭)을 닿시 만날지 모르겟다"라는 말을 햇다.
지금은 총리 교체라는 이야기는 더 이상 거론 되지는 않고 잇지만 당시 이를 두고 그가 시진핑 2기에서 총리 자리를 내놓고 전인대 상무위원장으로 옮겨 갈 것이라는 말이 나오기도 했다. 그런 전례는 있다
장쩌민 3기출범에 맞추어 총리가 리펑에서 주룽지로 교체됏다. 리펑은 전인대 상무위원 장으로 옮겻다. 1998년 3월이다.
덩샤오핑이 한 해 전 2월에 사망했고 6개월 뒤인 그해 9월 15대에서 차오스가 타의반자의반으로 정계를 은퇴했다. 리펑은 정치국 상무위원을 유지하며 당 서열 2위 자리를 고수햇으나 총리는 장과 같은 파벌인 상하이방에 속하는 주룽지에게 넘겨주어야 했다.
주룽지 총리 이래 외교와 군사는 총서기가 전담하고 경제는 총리가관장하는 체제가 이어져왔다.
주룽지 총리 시절에는 '경제 짜르 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총리의 위세는 막강햇다. 당시 반부패 사정도 총리가 주도했다.
후진타오 시대의 원자바오 총리는 그만은 못햇으나 총서기와 총리 간의 대등한 역할 분담은 확실햇다.
사실 시진핑 1기 출범을 앞두고 주룽지 총리 시절과 같은 '경제 짜르' 시대의 재래가 예견되엇으나 상황은 시나브로 정반대로 흘러갔다.
리커창의 위상과 역할은 날로 사위어져갓고 시진핑이 경제 관여가 눈에 띠게 적극화하였다. 그 상징적인 사건이오올해 1월 다보스 세계 경제 포럼에 시진핑이 중국 국가 주석으로는 처음으로 중국 대표단을 이끌고 참가한 것이다. 다보스 포럼에는 총리가 참석하는 것이 관례였다.
경제 정책 방향을 놓고 시 진핑과 리커창은크게 다르지 않다.
성장 둔화를 감수하더라도구조 개혁을 강력하게 추진하자는 것이며 내수 확대에 중점을 둔다는 것이다.
그러나 미세한 차이는 있다. '호가호위'의 시진핑의 경제 브레인들은 구조 개혁에 강한 방점을 찍고 있는 반면 리커창은 성장 을 크게 둔화시킬 정도의 과격한 개혁 보다는 적절한 성장 유지에 초점을 맞춘다.
시진핑은 이 같은 대립되는 양자 사이에서 갈짓자 행보다. 이는 시진핑이 초월적 위치에서 양자를 컨트롤 한다는 의미도 있다.
리커창은 시진핑의 이런 초월적 위상을 인정하고있다. 올해 3월 전인대 정부 공작 보고에서 시진핑을 '핵심'으로 지칭했다.
리커창은 리펑, 주룽지, 그리고 원자바오와 같은 쌍두마차의 어한쪽 말의 위치를 지키려 하지 않아 보인다.
삼륜차의 뒷 바퀴 하나에 자족하는 듯 하다. 문화대혁명 시대 마오 앞에서 실제로 무릎 꿇기까지 했던 저우언라이를 연상하게 한다. 적어도 현재까지는. 그러나 항상 그렇듯 '한길 마음 속'은 어떤지 아무도 모른다.
리커창은 1955년생으로 시진핑보다 두 살 아래다. 같은 5세대이며 최고 지도부 정점에서 1, 2위에 올라있는 두 사람이지만 공통점 보다는 다른 점이 많다.
출신 배경, 성장과정, 학연, 지지 기반, 노선, 그리고 성격 등에 이르기까지 여러 면에서 대조된다.
시진핑의 부친 시중쉰은 공산당 최고지도부 내 인사였으나 리커창의 부친은 평범한 지방 당 간부에 불과했다. 금수저와 구리 수저의 차이다.
시진핑과는 달리 문화대혁명은 리커창에게 ‘광기의 시절’ 도아아니었고 ‘상흔의 계절’도 아니었다. 과격한 문혁의 첨병도 아니었으나 그로 인해 고초를 겪지도 않았다.
시진핑이 법학박사 학위를 취득했지만 칭화대 화학공정과에 진학한 사실에서 알 수 있듯이 이공계출신이다. 리커창은 베이징대에서 법률학을 전공하고 경제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철두철미한 문과 지향이다.
장쩌민, 리펑, 주룽지 후진타오, 원자바오 등 이공계통을 전공한 사실이 보여주듯 3,4세대의 지도부는 이공계통 전공자들이 압도적으로 많다.
리커창은 보시라이, 왕치산(王岐山)과 더불어 중국 지도부 내 문과출신의 소수파를 형성하고 있다.
이는 리커창이 당대의 트렌드를 쫓지 않고 전공을 선택했음을 짐작할 수 있다. 베이징대는 예나 지금이나 중국의 최고 명문대이지만 지도부내에서는 현재 후진타오를 비롯 칭화대 출신이 절대 다수다.
이과 출신에 칭화대를 나온 시진핑에게서 대세를 거스르려 하지 않는 모습을 감지할 수 있다면 문과에 베이징대 출신인 리커창에게서 좌고우면하지 않고 자신의 적성에 맞추어 정공을 선택한 강한 개성이 엿보인다.
시진핑이 일찌감치 지방으로 내려가 경력을 쌓아 중앙으로 올라 온 반면, 리커창은 중앙에서 활약하다 지방으로 내려갔다. 리커창은 항시 주목을 받는 존재였으나 시진핑은 잠재력에도 불구하고 그렇지 못했다.
이처럼 여러모로 대조적이지만 두 사람 사이에는 공통점도 적지 않다. 일찍부터 커다란 야심을 갖고 성실하게 자기관리를 해왔다는 점은 두 사람 모두에게서 발견되는 면모이다.
리커창은 고중(高中 : 고등학교)을 졸업한 19세 때인 1974년 인민공사(人民公社) 생산대대(大隊)의 삽대(揷隊)에 배치됐다.
파리코뮌을 본 딴 인민공사는 마오의 ‘농촌 유토피아’의 구현이었다. 생산조직이면서 동시에 행정조직이었고 군사조직이자 교육조직이기도 했다. “
농촌에서 배우라”는 마오의 지침에 따라 고중 종업생 대부분은 인민공사에 배치되었는데 리커창도 예외가 아니었다. 문혁 초기 혁명의 동력이 되었던 대학은 마오의 탈권이 성공한 뒤 한동안 신입생을 받지 않고 폐쇄되었다.
홍위병 활동을 이끌던 학생운동 지도자들은 대거 하방(下放)되었다. 대학 문은 다시 열렸으나 대학 입시는 폐지되고 입학은 추천에 의해 제한적으로 허용됐다.
리커창이 인민공사에 배치되던 1974년 이해 인민공사에 있던 시진핑이 추천을 받아 칭화대락 화학공정과에 입학하였다. 시진핑의 나이 21세였다.
아버지 시중쉰은 아직 복권이 되지 않았으나 덩샤오핑이 복권되어 부총리로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리커창은 불과 2년만에 대대의 당지부 서기가 되었다. ‘문혁의 모범생’인 셈이다. 이 때 보여준 발군의 리더십과 친화력은 우수한 지적능력과 결합하여 그를 최단기간 내 권력의 정상으로 오르게 했다.
리커창은 23세 때인 1978년 베이징 대학 법률학과에 진학핷다. 문화대혁명 기간 폐지됐던 국가입시제도가 부활한지 한 해 뒤였다.
대학교육이 정상궤도를 찾아가자 중단했던 학업을 계속한 것이다.
베이징대학에 들어간 리커창은 중국 공산주의청년단, 즉 공청단(共靑團) 베이징 지부의 서기가 되었다. 공산당 청년조직인 중국 공청단은 중국 공산단 보다 1년 전인 1920년에 창설되었으며 공산주의 혁명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다.
공산정권 수립 후 공산당 당원은 청소년 시절 공청단을 거치기 마련이었기 때문에 공청단 단원 수는 공산당 당원 수와 맞먹는다. 혈기왕성한 청소년들로 구성되어 있는 공산당에 버금가는 방대한 전국조직이기 때문에 공청단은 불가피하게 정치적 ‘압력단체’의 기능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덩샤오핑의 최측근인 후야오방은 문혁으로 축출되기 전 공청단 제1서기로서 공청단을 이끌었다. 공청단 일반 단원은 14~25세의 청소년들이지만 지도부는 장년층이다.
이들 공청단 간부들은 장기간 공청단을 이끌면서 중요한 정치파벌로 성장했다. 이 파벌이 중국에서 단파(團派)로 부르는 공청단파다.
후야오방이 문혁으로 축출된 뒤 공청단의 활동이 정지되고 문혁이 끝날 때까지 활동 중단이 지속된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후야오방이 4인방 축출 후 복권된 뒤 서두른 일 중 하나가 공청단 재건이었다. 마오가 홍위병을 통해 탈권을 한 것처럼 여전히 문혁세력이 장악한 권력을 빼앗기 위해서였다.
후야오방은 마오쩌둥을 '정치 교사‘로 삼은 것이다.
공청단 재건대회 격인공청단 전국대표대회가 개최된 때는 1978년 10월로 리커창이 베이징 대학에 입학한 직후였다.
덩샤오핑과 후야오방은 공청단 재건 2개월 뒤에[ 열린 11기3중전회에서 화궈펑 등 온건 문혁파로부터 당권을 빼앗아 문혁의 관에 못질을 했다.
리커창이 공청단 베이징대 지부 서기가 된 것은 ‘문혁의 모범생’이 ‘개혁개방 시대의 모범생’이 될 예고한 것이다.
후야오방은 공청단을 문혁 기간 망가질대로 망가진 공산당 조직에 ‘새로운 피’를 공급하기 위한 인재의 산실로 만들고자 했다. 후야오방이 공청단 간부 직을 맡겨 키원낸 주요 인물은 후치리(胡啓立), 왕자오궈, 후진타오이다.
후치리는 정치국 상무위원에 올랐고 왕자오궈는 10년의 연배 차가 있는 리펑, 후치리와 더불어 1980년대 중반에 중국의 차세대를 이끌 ‘떠오르는 별’로 주목을 받았다.
1987년 1월 후야오방의 실각과 1989년 4월 15일 후야오방의 갑작스런 죽음과 뒤이은 천안문 사태로 후치리와 왕자오궈는 정치적 좌절을 겪었으나 시짱(西藏)자치구(티베트) 서기로 지방에 있던 후진타오는 정치적 소용돌이를 피할 수 있었다.
후진타오는 1992년 4세대 경쟁자들을 제치고 정치국 상무위원이 되었으며 결국 중국의 최고지도자의 위치에 오르게 되었다.
후야오방, 후치리, 후진타오를 두고 ‘쓰리 후’라고 불렀는데 후야오방과 후치리의 좌절을 딛고 후진타오가 최고 지도자가 된 것은단파의 2전3기’가 아닐 수 없다.
후진타오의 부상은 리커창에게 날개를 다. 리커창은 1985년 공청단 중앙서기가 되어 당시 공청단 중앙 제1서기로 있던 후진타오와 각벼한 인연을 맺게 되었다. 후진타오는 리커창의 뛰어난 언변과 풍부한 지식에 매료되었다.
또한 리커창이 안후이성 출신으로 동향이라는 점도 둘 사이를 더욱 밀접하게 만들었다. 후진타오는 앙후이성 지시(積溪), 리커창은 딩위안(定遠) 출신이었다.
당시 대학 담당 서기였던 리커창은 천윈(陣雲). 리셴녠(李先念), 덩잉차오(鄧潁超), 펑전(彭眞) 등 혁명원로들의 대학 초청 강연회를 기획했다. 이 기획으로 인해 리커창과 후진타오는 이들 원로들과 자주 접촉하게 되었다.
후진타오가 경쟁자들을 물리치고 선두로 나서게 된 데는 이러한 인연도 중요한 역할을 했음을 부인할 수 없다. 구 소련의 미하일 고르바초프가 유명한 온천 휴양지가 있는 지방 당 서기로 있으면서 모스크바의 최고 지도부 인사들과 친교를 쌓은 것이 그가 서기장에 선출된 주요 요인이 되었던 것을 연상시키는 대목이다.
리커창은 후진타오가 정치국 상무위에 진입한 지 7개월 뒤인 1993년 공청단 중앙 제1서기에 선출되었다. 당시 리커창의 나이는 38세로 부장(장관)급 중 최연소였다.
43세 때인 1998년 허난(河南)성 성장에 선출됐는데 성장 중 역시 최연소였다. 다음해에 허난성 서기로 승진했으며 2005년에는 랴오닝(遼寧)성 서기로 자리를 옮겼다.
2년 뒤인 2007년 3월 시진핑이 상하이 서기에 선출되어 경쟁자들을 제칠 때까지 5세대 선두주자로 가장 각광을 받았던 인물은 다름아닌 리커창이었다.
리더십, 지적능력 그리고 카리스마란 측면에서 시진핑이 리커창에게 못미친다는 것이 일반적 평가다.
5세대 최고지도부가 ‘시진핑 총서기-리커창 총리’ 구도로 갈 것이 거의 굳어진 상황에서도 이에 적합성 여부에 끊임없이 의문이 제기되었던 것은 바로 이러한 점 때문이었다.
순서가 바뀐 조합이라는 지적이었다.
2011년 5월 싱가포르 국립대학 동남아연구소 연구원 보즈웨(薄智躍) 박사의 두 인물 평가는 이러한 의문을 대변한다. 보즈웨는 시진핑 보다 리커창이 최고 지도자에 걸맞는다고 평가했다.
보즈웨가 주목한 것은 역시 리더십과 지적능력이었다.
2008년 5월 쓰촨 대지진이 발생하였을 때 리커창이 구호활동을 진두지휘하며 보여준 리더십과 영어로 의사소통이 가능할 정도로 국제적 감각을 지니고 있음을 들어 “대국의 지도자로서의 풍모”를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시진핑이 보다 대중 친화적인 장점이 있다고 평가하면서도 국제적 경험이 부족하다는 점을 지적했었다.
하지만 보즈웨는 리커창의 약점으로 지방 지도자로 활동할 때 눈에 띄일만한 업적을 쌓지 못한 점을 지적했었다. 사실 이 점은 리커창의 아킬레스건이다.
1998년 공천단 중앙 제1서기 직을 마치고 허난성 성장에 임명되었을 때 그에 대한 거는 기대는 남달랐다. 베이징 대학 시절부터 시작하여 20년 동안의 공청단 활동에서 보여준 그릐 리더십은 누구도 의심할 바 없었다.
하지만 단파의 상징적 인물인 리커창이 지방 지도자로 나가는 것은 새로운 도전이었다. 단파에게는 ‘3대3소(三大三小)’란 말이 꼬리표처럼 따라 붙었다.
재경 부문이 아닌 곳에 배치된 사람은 많지만 재경 부문이 아닌 곳에는 적다 ; 지방정부 최고 지도자는 많지만 중앙 요직을 맡고 있는 사람은 적다 ; 고학력자가 많지만 현장 실무 경력을 갖추자는 적다라는 것이다.
이러한 지적을 리커창 역시 심각하게 의식했던 듯 싶다. 리커창은 공청단 제1서기로 바쁜 와중에서도 경제학 공부에 매진, 1995년에 모교인 베이징대에서 <중국 경제의 삼원(三元)구조>라는 논문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이 학위가 단지 경력관리용 장식물이 아니었음은 이 논문이 그 해 중국 경제하계가 주는 최우수 논문상을 수상한 사실이 입증한다.
리더십과 탄탄한 경제이론 지식을 갖춘 리커창이 지방 지도자로 나가서도 능력을 발휘할 것으로 모두들 기대했다. 하지만 그가 지방 지도자로 부임한 곳에서 크고 작은 참사가 벌어져 고속도로를 내달리는 듯하던 그의 출세가도에 빨간 불이 켜지기도 했다.
그가 허난성 서기로 있을 때인 2000년 12월 25일 뤄양(洛陽)시 상가에서 대형 화재가 발생했는데 사망자만도 311명이었다.
당시 중앙정부는 곳곳에서 대형 참사가 빈발하자 일정 규모 이상의 인명사고가 발생할 경우에는 해당 지역의 최고 지도부를 인책한다는 방침을 정했다. 이러한 방침에 따라 적지 않는 지방 지도자들이 물러났으나 언제나 ‘예외없는 원칙’이란 없는 법이다.
리커창은 인책을 모면했다. 단파로 후진타오 측근이 멍쉐눙(孟學農)이 2003년 4월 베이징 시장에 임명된 지 불과 한 달 만에 사스(SARS : 중증급성 호흡기 증후군) 확산에 따라 인책, 경질됐다.
멍쉐농은 2007년 산시(山西)성 성장에 임명되어 ‘재기’의 기회를 잡았으나 다음해 산사태로 대량 인명피해가 나자 또 다시 성작 직에서 인책 사임했다.
이 당시 사망자 수는 254명이었다. 최고 지도자 후진타오가 방패막이가 될 수 없었던 이 사실에서 리커창은 정치적 행운아의 측면도 지니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농촌 지역인 허난 성을 떠나 2005년에 랴오닝성 서기로 자리를 옮겼다.
후진타오-원자바오는 균형발전 노선에 따라 낙후된 동북지방의 공업을 발전시키려는데 역점을 두었고 후진타오의 측근 리커창을 랴오닝성 서기로 보낸 것이다.
하지만 허난성에서와 마찬가지로 랴오닝성에서도 리커창은 주목할만한 업적을 쌓지는 못했다. 확실히 경제는 리더십과 경제적 지식만으로 되는 것은 아닌 듯 싶다.
이런 점에서는 확실히 시진핑이 비교 우위를 갖고 있었다. 시진핑은 저장성 서기 시절 성 1인당 GDP를 3천 달러로 광둥성을 제치고 전국 최고로 끌어올렸다.
시진핑이 상하이 서기로 발탁된데는 정치적 역학관계 등 여러 요소가 작용했었지만 저장성에서의 괄목한 성과도 중요한 역할을 했음을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싱가포르대의 보즈웨는 이러한 리커창의 약점을 지적하면서도 그가 농촌지역인 허난성과 공업지대인 랴오닝에서 축적한 경험은 보다 고위적에서 업적을 쌓는데 도움을 줄 것이라고 예상했었다.
시진핑과 리커창 보이지 않은 물밑졍쟁...2005년 두달 간격 남북한 방문
시진핑과 리커창은 오래 전부터 보이지 않은 경쟁을 벌여왔으며 그 때문에 중국 정계를 살피는 관찰자들은 둘을 함께 묶어 평가했었다.
시진핑과 리커창은 2005년 각각 저장성 서기와 랴오닝성 서기로 있을 때 2달 간격을 두고 남북한을 방문한 적이있다.
후진타오는 1993년 7월 북한을 방문했는데 이는 그가 정치국 상무위에 진입한 뒤 첫 해외방문이었다.
1998년 후가 국가부주석에 선출되어 후계자의 입지를 공고히 한 뒤 첫 방문국은 한국이었다. 후진타오의 이러한 행보는 부지불식간에 후계자를 꿈꾸는 사람들에게 남북한을 방문해야 한다는 불문율을 제시했다.
두 사람 모두 이를 의식했다. 먼저 움직인 쪽은 시진핑이었다. 되돌이켜 보면 이 것이 시진핑의 추월을 예고한 것인지 모른다.
시진핑은 2005년 7월 9일 공산당 친선방문단 단장 자격으로 북한을 방문했고 같은 달 18일에는 한국을 방문했다. 한달 사이에 남북한 모두를 방문한 것이다.
그로부터 불과 2개월 뒤인 그해 9월 6일에 리커창은 ;북한 정권 수립 기념일 참석을 위해 북한을 방문했고 같은 달 26일에는 한국을 방문했다.
한국을 방문했을 때 리커창은 삼성전자 기흥 반도체 공장을 방문한 자리에서 반도체 웨이퍼와 관련, 전문적인 질문을 퍼부어 안내하던 황창규 삼성전자 총괄사장을 진땀흘리게 만들었다는 일화를 남겼다.
앞서 언급한 바 있듯이 두 사람은 모두 일찌감치부터 큰 꿈을 갖고 있었다.
위키리크스가 폭로한 미국 외교전문에 따르면 시진핑은 어릴적부터 대단한 야심가였다.
시진핑과 친교가 깊은 한 중국 대학교수는 베이징 주재 미국 대사관과의 접촉에서 시진핑이 “청년이 된 초기부터 이례적으로 야심이 컸고 자신만만하고 집중력이 띄어났으며 상을 타는데 열중했다”고 회고했다.
익명을요구한 이 교수는 문혁이 끝난 뒤 동년배의 다른 청년들이 잃어버린 젊음을 보상받으려 한 반면 시진핑은 “오히려 더 붉어지고 공산주의 체제에서 성공하기 위해 공산주의 이론을 습득하는데 몰두한 극도의 ‘실용주의적’인물이었다”고 말했다.
시진핑이 일찌감치 지방으로 내려간 것이라든가 또한 10만 위안의 사례금도 거절할 정도로 청렴한 자세를 견지한 것도 그 큰 꿈을 위한 것으로 판단된다.
한 저명한 중국 은행가는 시진핑이 푸젠성 샤먼시에서 관리로 있던 시절 10만 위안의 뇌물성 사례금을 거절한 사례가 있다고 미국 대사관원에게 밝혔다. 이 내용 역시 위키리크스가 폭로한 미국 외교전문에 들어 있는 내용이다.
리커창 역시 베이징 대학 시절부터 최고 지도자가 되고자 하는 큰 꿈을 갖고 있었다.
리커창과 같이 대학을 다녔던 반체제 인사 왕쥔타오(王軍濤), 후핑(胡平), 리샤오민(李少民), 장웨이(張煒) 등은 리커창이 “내가 고관(高官)이 되어 과오를 저지르게 되면 나를 토벌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고 그의 젊은 시절을 기억했다.
리커창이 왕쥔타오 등의 체제 비판에 동의하지 않으면서도 그 비판적 자세는 높이 평가했다는 회고이지만 그가 자신의 미래를 중국의 최고 지도자로 맞추고 있음을 은연중 드러낸 것으로 볼 수 있다. ‘비판’등의 용어가 아닌 ‘토벌’을 사용한데서 그의 속내를 짐작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이는 시진핑에게 크게 밀려난 리커창의 '한길 속'을 살피느 한 실마리가 아닐까. <盲瞰圖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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