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 : 17/11/17 23:49



[걸리버記實-11월12일]No skipping ROK, but passing CR

우리나라 첫 여성 외교부 장관인 강경화 장관이 10월 마지막 날에 모처럼 한나라의 외교 수장에 걸맞은 존재감을 드러냈다.

정치 성향에 따라 호불호가 극명히 갈리게 만들 너무나도 뚜렷한 한미동맹의 '엇박자 스텝'을 선명하게 밟았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그것도 반짝이었다. 열흘도 못 지나 문재인 정부의 '외교 상왕' 문정인 청와대 외교안보 특보의 아지랑이가 강경화 버전의 문재인 정부 외교 안보 비전을 더욱 혼란스럽게 우구려 뜨렸기 때문이다.

강 장관의 결국 거품이 된 존재감은 '쓰리 노우(3 No)', 즉 '삼불(三不) 정을 통해 깜짝 등장했다.

강 장관은 그때까지 이낙연 총리와 더불어 정치적 비중에도 불구하고 어디에서 무엇을 하느냐는 말을 들을 정도로 존재감 제로이었다.

장관 취임 후 북한의 6차 핵실험과 탄도 미사일 발사 등 북한 핵 위기가 최고로 치달았기에 더욱 '투명인간'으로서 존재감은 도드라져 보였다.

전술핵과 전략핵의 차이에 대한 질문에 국민 모두가 지켜보는 가운데 핀트가 완전히 빗나간 답변을 했다. 국감장에서 상식 차원의 질문을 제기한 사람은 다름 아닌 더불어 민주당 의원이었다. 외교관 출신의 그 의원은 강 장관 면전에서 낙제점을 주고 모범 답안을 들려주기까지 했다.

이런 상황이니 '무발언' '무정책'이 최선의 처신이라는 비아냥거림이 나왔을 정도다.

강 장관의 '3 No'는 사드(THAAD 고도도 미사일 방어체계)의 추가 배치는 없을 것이며 미국의 미사일 방어(MD 체제에 편입하지 않을 것이고 한미일 군사 동맹은 없다는 것이었다.

현재 북핵 위기에서 우리의 선택지로 적절한 것이냐 여부와는 관계없이 귀를 쫑긋하게 하는 '센 주장'이었다.

강경화 외교장관의 발언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한국 국빈 방문을 일주일 앞두고 국회 국정 감사 발언에서 나왔다.

북한의 핵 도발이 요즘 잠시 숨고르는 듯한 양상을 보이기는 하나 여전히 정점을 지나지 않았다는 판단을 거둘 수 없는 상황에서 강 장관의 발언은 명백히 국제사회에서 김정은 정권에 상대적으로 유화적인 중국을 기쁘게 하였다. 또한 미국에게는 지극히 불편한 내용이었다.

시진핑(習近平) 집권 2기의 중국 외교부는 환영을 표시하고 냉랭해진 한중 관계의 해동을 예고했다. 반면 미국 백악관은 심각한 우려를 나타냈다.

중국 외교부는 한국 정부의 "약속 "이행을 지켜보겠다고 흐뭇한 표정을 감추지 않았고 미국 백악관 허버트 맥매스터 국가안보 보좌관은 한국 정부가 주권 사항을 양보할 것으로 생각하지는 않는다는 말로 반대 입장을 나타냈다.

대북 유화적이며 친중적인 입장을 숨기지 않았던 문재인 정부는 북한이 6차 핵실험을 도발하자 사드 성주 배치를 강행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는 ‘울며 겨자 먹기’의 미국으로 전략적 스윙이었다.

박근혜 정부가 2015년 9월 초 대통령이 직접 천안문 망루에 서서 중국 인민해방군의 행진을 지켜본 11개월 뒤인 2016년 7월 8일 그동안 중미 사이에서 취해 오던 전략적 모호성을 걷어치우고 사드의 주한미군 기지 배치를 전격적으로 허용한 것을 연상시킬 수 있다.

천안문 망루와 사드 배치 허용 결정 사이에 북한의 5차 핵실험이 있었다. 이는 문제인 정부가 처했던 상황과 아주 유사하다.

그러나 박근혜 정부의 스윙과 문재인 정부의 스윙은 '사이비(似而非)'관계다.

문재인 정부의 대북유화 자세를 마조히즘적 행동으로 비난하고 대중 편향을 사대주의적 행태라고 의심의 눈초리를 거두지 않았던 보수세력은 주체적인 국가라면 강대국이던 약소국이던 반드시 외교의 기본원칙으로 견지하는 '전략적 탄력성'을 너무 쉽게 던져버린 강경화의 발언에 경악했다.

중국에 주권을 넘겨준 것이다라는 말과 함께 또 다른 '삼전도 굴욕'과 '을사늑약'이라는 말도 나왔다.
삼전도 굴욕은 병자호란에서 패배했기 때문이었고 을사늑약은 러일전쟁에서 일본이 승리했기에 외세에 의해 강압적으로 이루어졌다.

그렇지만 중국의 사드 보복은 한국 경제에 전혀 치명적이지 않았다. 심각한 타격조차 가하지 못했고 중국에도 적지 않은 손해를 안긴 것으로 정리되고 있다. 한국 경제의 손해를 100이라고 하면 중국의 손해도 70은 된다는 평가마저 나온다.

중국 정부가 환호작약하고 미국 정부가 기가 막혀 하는 이유는 바로 한국 정부가 중국에 대해 '과천부터 미리 기기' 자세를 취한 탓이다.

한국 외교부는 서둘러 진화에 나섰다. 강경화 장관의 발언은 약속이 아니라 입장 표명이라면서 탄력성과 모호성'을 보강하려 하였으나 이미 물은 엎질러진 상황이었다.

자청해서 '족쇄'를 채웠으니 말이다. 중국은 이제 한국 스스로 족쇄를 풀 수 없도록 간헐적으로 죄기만 하면 된다.

트럼프는 11월 7일과 8일 1박2일 동안 한국 방문 기간 동안 '전략적 은유'로 방한 일주일 전에 미리 보낸 문재인 정부의 '뜨거운 감자' 선물에 '한국 국회 연설'로 답례했다.

그것은 한국 정부 즉 문재인 정부뿐만 아니라 한국민 전체를 향한 것이었고 북한과 중국 그리고 러시아를 겨냥한 것이었다.

트럼프는 한국 국회 연설에서 모두를 괄목상대하게 만들었다

반(反 )트럼프적인 미국 주류 언론의 보도를 받아쓰기에 바빴던 우리나라 모든 언론에 의해 세뇌되었던 한국 일반 국민은 TV 화면을 통해 그가 전혀 '돌아이'가 아니라는 사실을 분명하게 확인했다.

트럼프는 미국 US오픈 여자골프대회에서 우승한 박성현 선수가 세계 랭킹 10위라고 언급한 사실이 상징하듯 한국전쟁 이후 한국 역사와 오늘을 말하면서 구체적이며 정확한 통계를 제시했다.

그런 신뢰감을 주는 통계를 씨줄과 날줄로 엮으면서 자신의 입장을 펼쳐나갔다.

트럼프는 '사우스 코리아'를 전쟁의 폐허를 딛고 기적을 일궈낸 '성공한 국가로 규정했다. 그리고 북한을 70여년 전 남한과 동일 선상에서 출발했으나 경제적으로 실패했을 뿐만 아니라 인권 유린과 1인 독재국가이자 폭정의 참혹한 지옥 국가가 되었다고 단죄했다.

듣는 이로 하여금 북한은 '헬 조선'이고 남한은 ‘파라다이스 한국'라는 추임새를 터져 나오게 하였다.

트럼프는 북핵 위기와 관련 미국 핵 항공모함 3개 전단이 한반도 부근 해역에 전개된 사실을 확인하면서 힘에 의한 평화를 강조했다.

또한 북한이 (핵무기로) 미국과 동맹국을 위협하고 남한 위에 서려는 시도를 결코 허용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트럼프는 미국의 강력한 협력과 향후 다짐을 말하면서도 우리 국민이 연설이 끝날 때까지 조마조마하게 신경을 곤두세웠던 미국의 요구 목록을 구체적으로는 언급하지 않았다.

미국의 반트럼프 언론도 트럼프가 한국 국회 연설에서 돌출 발언도 하지 않았고 강경한 대북 자세를 견지하면서도 감성에 호소하고 북한에 대한 유화적 손짓도 빼놓지 않았다고 '떨떠름한 긍정 평가'를 내놓았다.

트럼프는 한국과 한국민의 성취를 골고루 상찬하였다. 경제 기적과 민주화를 모두 언급했다.

산업화에 주력한 한국민과 민주화에 모든 것을 바친 또 다른 한국민 모두를 만족시키는 것이었다.

그러나 일부 한국인 누구보다도 문재인 정부와 그 지지 세력이 가장 듣고 싶어했을 한마디 단어는 확실하게 빼놓았다. 그것은 '촛불혁명(CR: candle revolution)이었다.

문재인 대통령은 각종 기념사와 발언 기회가 잇을 때마다 '촛불혁명'을 반드시 넣거나 언급해왔다. 유엔 총회 연설에서도 당연히 들어갔다.

트럼프와 그의 스피치 라이터들도 이를 몰랐을 리 없다.

트럼프는 국회 연설에서 한국민이 정부를 민주적으로 선택한 1987년 선거를 언급했지만 바로 한해 전의 촛불혁명을 확실하게 무시했다.

문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을 환대했다. 무엇보다도 한미 동맹의 강화를 강조하고 북한 압박에 동참할 것임을 분명히 하였다.

하지만 트럼프정부는 방한 일주일 전 강경화의 '3 No' 발언을 잊지 않았다.

'촛불'을 확실하고 철저하게 배제한 것은 두루미의 호리병 대접에 여우가 접시로 응수한 셈이다.

국회 연설 하루 전 한미 양국 정상회담 후 가진 기자 회견에서 '코리아 패싱'에 대한 한국 기자 질문에 트럼프는 다음과 같은 답변을 했다.

트럼프의 답변 원문은 다음과 같다.

"South Korea, Republic of Korea, Korea is very important to me and there will be no skipping South Korea. I can tell you that right now I developing great friendship not only a president With Others. we not gonna let them down They not gonna let us down. we are doing a lot for them."

번역하면 이런 뜻이다.

"남한, 대한민국, 코리아는 나에게 매우 중요합니다. 그리고 남한을 우회(패싱) 하는 일은 없을 것입니다. 나는 깊은 우정을 쌓아가고 있습니다. 대통령만이 아니고 다른 사람과도 함께 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그들을 실망시키지 않을 것입니다. 그들도 우리를 실망 시키지 않을 것이고 우리는 그들을 위해 많은 것을 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고의적으로 건너뛰다 또는 빼버리다'라는 의미로 '패싱(passing)'란 영어 표현을 쓰고 있는데 콩글리쉬인 듯 하다. 트럼프는 대신 'skipping'이란 단어를 사용했다.

트럼프는 우리나라를 'South Korea, Republic of Korea, Korea'로 중복해서 지칭했다.

'남한'은 국제 사회에서 일반적으로 지칭하는 용어이며 '대한민국'은 국명이고 '코리아' 경우 한반도 전체와 우리 민족 모두를 아우르는 지칭이다. 우리 국민의 모두를 의식한 세심한 배려다.

트럼프는 문 대통령과 고궁산책 대화에서 세 용어 중 어떤 것이 가장 좋겠느냐고 물었는데 문 대통령은 '코리아'라는 표현이 가장 좋다고 답변했다고 한다.

트럼프는 국회 연설에서 '코리아'를 압도적으로 가장 많이 사용하고 남한과 대한민국은 각각 4번씩 사용했다고 한다.

트럼프의 '패싱' 관련 답변에서 "대통령만이 아니고 다른 사람과도 함께 깊은 우정을 쌓고 있습니다. 우리는 그들을 실망 시키지 않을 것입니다. 그들도 우리를 실망시키지 않을 것이고 우리는 그들을 위해 많은 것을 하고 있습니다"라는 표현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여기에서 트럼프는 문 대통령을 고유명사로 특정하지 않고 ' President'라고 보통명사로 언급하였다. 대통령과 다른 사람을 동급으로 취급한 셈이다.

이는 미국을 실망시키지 않은 그들 한국인을 '패싱'하지 않겠다는 다짐으로 받아들여진다. 이는 바꿔 말해 문재인 정부가 신뢰를 주지 못한다면 '패싱'할 수 있다는 정치적 운유를 함축하고 있다고도 해석할 수 있다

트럼프의 이런 고도의 노림수를 깨달았을까.

트럼프가 중국으로 떠나고 문 대통령이 인도네시아 순방을 시작한 첫 날인 9일 청와대 김현철 경제보좌관은 인도네시아 현지에서 트럼프 방한 중 양국 정상의 공동 언론발표 첫 항을 뭉개버리는 발언을 하였다.

공동 언론발표문의 첫 항은 ‘트럼프 대통령은 상호 신뢰와 자유·민주주의·인권·법치 등 공동의 가치에 기반을 둔 한미동맹이 인도 태평양 지역의 안보, 안정과 번영을 위한 핵심 축임을 강조하였다’라고 돼 있다.

김 보좌관은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현지 브리핑에서 “일본이 인도-태평양(India-Pacific) 라인이라고 해서 일본·호주·인도·미국을 연결하는 그런 외교적 라인을 구축하려고 하지만, 우리는 거기에 편입될 필요가 없다”며“우리는 그런 대결구도가 아니고 이 부분의 전략적인 요충지를 전략적으로 잘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경제 보좌관의 발언은 '우리는 인도 태평양 라인에 편입하지 않겠다'는 것으로 강경화의 '3 No'에 또 하나의 'No'를 추가하는 것이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한국 방문 시 하지 않았던 돌출 발언을 일개 청와대 보좌관 그것도 외교안보 담당자가 아닌 인사가 한 것이니 '맹랑하다'고 치부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이후 전개된 상황은 문재인 정부 청와대의 '작심‘으로 단지 김현철 보좌관이 총대를 멨다는 추측을 하지 않을 수 없게 한다.

청와대 측은 공동발표문의 첫 항은 트럼프 대통령이 주어로 양국 정상이 합의한 것이 아니라 트럼프 대통령의 (일방적으로) 강조한 의사 표현이라는 논리를 펼쳤다.

여기에 문재인 대통령은 인도-태평양 라인의 개념을 처음 알게 되었다고 '정말 이상한' 말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외교부에서는 인도-태평양 라인은 우리에게도 중요하다는 해명이 나왔다가 불과 2시간 뒤에 합의 사항이 아니니 협의가 필요하다고 뒤로 뺐다.

한미 정상 공동발표문이 하루 만에 번복된 셈이다. '잉크가 마르기도 전'에 라는 표현이 나오지 않을 수 없다.

트럼프는 한국 국회 연설에서 북한을 향해 '미국을 시험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북한의 트럼프를 시험하는 특별한 행동이 나오지 않는 가운데 엉뚱하게도 한국 정부로부터 '시험'을 당한 꼴이다.

트럼프가 서울을 떠나던 날 미국 보수 유력지 월스트리트저널은 ‘베이징에 머리 숙이다'라는 제하의 사설을 통해 문재인 대통령을 '믿을 수 없는 사람'이라고 노골적으로 비난했다.

바로 그날 문재인 정부 청와대는 이를 행동으로 입증했다.

사실 '인도-태평양 라인'이란 개념은 중국 지도부가 옛소련 말기 크렘린 지도부가 추진하던 세계전략이었던 ' 중국 포위망'의 미국 버전으로 간주하는 민감한 용어다.

한미 정상의 공동 발표문의 첫 항에 이런 민감성을 알고도 우리 정부가 삽입하는데 동의했다면 '3 No' 이니셔티브로 균형이 중국으로 크게 기울어진 한반도 전략 포지션을 수평으로 조정하는 무게 추 내려놓기 역할을 시도했다고 평가할 수 있다.

다만 무심하게 동의했다가 중국으로부터 전혀 예상하지 못한 강력한 반발에 이런 해프닝을 연출했다면 좌우로 혹을 연거푸 덧붙인 셈이다.

1998년 김대중 대통령의 국민의 정부 초대 외교통상부 장관에 임명됐던 박정수 장관은 러시아 프리마코프 외무장관으로부터 친미 반러 자세라는 노골적 비난을 받은 끝에 5개월 만에 하차해야 했다.

2001년에는 이정빈 외교 통상부 장관과 반기문 차관이 동시 퇴진하지 않을 수 없었는데 이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방한 때 탄도 요격 미사일(ABM) 제한협정 지지를 표명했다가 미국으로부터 거센 반발을 불러왔기 때문이었다.

미국이 미사일 방어 체제를 구축의 족쇄가 되는 ABM 제한협정이라는 족쇄를 풀려하려는 즈음에 한국이 엉뚱하게 딴죽을 건 셈이 되었기 때문이었다( 미국은 2002년 ABM제한 협정을 파기했다).

강대국의 '스팅(sting)', 즉 '전략적 급소 찌르기'에 애꿎게 약소국 장관과 차관의 목이 순식간에 날아간 것이다.

이번도 트럼프의 '찌르기' 에 문재인 정분의 외교안보 라인이 넋 놓고 당했을 공산이 크다.

한국 외교안보 라인의 난맥상과 뒤죽박죽 대응에 중국도 시선이 곱지 않을 듯 보이며 미국은 모욕감을 느끼게 한 트럼프 뒤통수 때리기에 대한 '배싱(bashing)'을 단단히 벼를 것으로 ㅖ상된다.

여기서 북한과 화해를 통한 햇볕정책 시즌2를 추구하고도 적극적인 친중 접근을 위해 한미동맹 감수 파괴 카드를 지속적으로 흔들고 있는 '언터처블' 문정인의 존재가 어른거린다.

<스위프트-버크왈드>

[걸리버記實]과 필자 크레디트<스위프트-버크왈드> 소개2010/12/11 14:36

2017/11/12 2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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