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 : 18/09/21 02:24



중국 ‘인권 상징’ 류샤오보 부인 독일로 출국...“연금 해제”

작년 7월13일 간암으로 타계한 중국 인권운동가이자 노벨평화상 수상자 류샤오보(劉曉波)의 부인 류샤(劉霞·57)가 8년간의 연금 상태에서 풀려나 10일 독일로 출국했다.

류샤는 남편의 1주기를 사흘 남기고 이날 오전 중국 당국의 허가를 받아 핀란드 항공기편으로 베를린으로 향했다.

베이징을 떠난 류샤는 핀란드 헬싱키를 거쳐 같은 날 밤 베를린에 도착했다.

그는 류샤오보 별세 이후에도 연금 상태에 계속 놓였다.

베이징 시내 자택에서 혼자 생활한 류샤는 극히 소수의 친지만을 만날 수 있었으며 우울증을 앓는 등 정신적으로 불안정한 상태에 있었다.

이런 처지는 세계의 이목을 모았고 인권에 대한 중국의 자세를 가늠할 수 있는 시금석으로 여겨졌다.

중국 정부는 본인과 국제사회의 바람에도 류샤가 해외로 나가 중국을 비판하면 시진핑(習近平) 지도부에 대미지를 가할 것을 우려, 출국을 꺼려왔다.

하지만 독일 앙겔라 메르켈 총리가 거듭 류샤의 해외 치료를 부탁하면서 이번에 출국이 성사된 것으로 보인다.

중국으로선 미국과 통상마찰을 벌이면서 관계가 악화하는 중에 인권 문제를 중시하는 유럽과 대립을 피하려는 정치적인 판단이 있은 것으로 짐작된다.

류샤의 출국은 리커창(李克强) 총리의 베를린 방문과 겹쳤다. 리 총리는 중국의 인권 문제에 관심을 표명해온 메르켈 총리와 9일 회담했다.

화춘잉(華春瑩) 외교부 대변인은 정례 기자회견에서 류샤가 치료를 위해 독일로 출발했다며 "이는 자신의 자유 의지에 의한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류샤 출국과 리 총리의 방독에는 어떤 연관성이 없다"고 설명했지만 상당히 관계가 있다는 분석이 대체적이다.

국제 인권단체 휴먼 라이츠 워치(HRW) 일레인 피어슨은 류샤를 자택연금에 계속 둠으로써 '속이 좁고 비정하며 집념이 강한' 중국 정부라는 나쁜 이미지를 세계를 향해 발신하는 것을 의식한 것 같다고 지적했다.

앞서 지난 5월 독일 공영 라디오 도이체 벨레(DW)는 류샤의 친지를 인용, 류샤가 현재 베이징 하이뎬(海澱)구에 있는 자택에서 언제라도 중국을 떠나 독일로 갈 수 있도록 채비를 끝내고 기다리는 중이라고 전하기도 했다.

류샤는 5월24~25일 방중한 메르켈 총리가 자신을 해외로 내보낼 수 있는 최대의 희망을 생각하고 있으며 당국의 출국 허용 연락을 받기 위해 전화통 옆에서 대기하고 있다고 방송은 보도했다.

도이체 벨레에 따르면 독일에 망명한 중국 작가 베이링(貝嶺)은 메르켈 총리에 보내는 공개서한에서 시진핑 국가주석, 리커창 총리를 만날 때 류샤를 조기에 독일로 보내 요양 치료를 받도록 요청해달라고 주문했다.

그간 독일 정부는 만일 류샤가 독일로 오면 언제나 환영하겠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베이링은 베이징 주재 독일대사관이 이미 류샤의 입국비자 등 준비를 완료한 상태이나 아직 류샤와 접촉한 공안부 고위관리의 허가를 받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류샤는 중국 여권 수속이 시작되면 바로 출국 가능하다고 베이링은 덧붙였다.

메르켈 총리는 방중 때 베이징에서 중국 인권변호사 위원성(余文生)의 부인 쉬옌(許豔)을 면담하고 기념사진까지 찍어 중국 인권문제에 대한 남다른 관심을 나타냈다.

이와 관련해 리 총리는 당시 메르켈 총리와 회담 후 가진 공동 기자회견에서 류샤의 연금 해제 등에 관한 질의에 "중국 헌법은 인권을 존중하고 보장한다"며 "중국 사법기관이 법에 따라 처벌을 하지만 동시에 인도주의 원칙을 존중한다"고 밝혔다.

리 총리는 류샤를 거명하지는 않았지만 "유관 개별적인 문제를 상호존중과 평등 협력의 기초 위에서 독일 측과 협의하고 싶다"고 강조, 류샤의 해외 출국을 허용할 방침을 강력히 시사했다.

중국 반체제인사 후자(胡佳)는 리 총리의 발언으로 류샤가 연금에서 풀려나 출국할 가능성이 한층 커졌다고 관측했다.

앞서 5월 홍콩 사우스 차이나 모닝 포스트는 시진핑 국가주석의 측근인 공안부 고위 당국자가 지난 2월 류샤를 만나 연금 해제와 출국 허용 방침을 전달했다고 전했다.

공안부 당국자는 춘절(설) 연휴 기간 류샤의 자택을 찾아 그와 남동생 류후이(劉暉)를 면담하면서 3월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후 연금을 해제하고 "수주일 이내(4월까지)에 해외로 출국할 수 있다"는 얘기를 했다고 한다.

당국자는 이런 조처에 대한 전제로서 류후이가 중국에 남아있어야 한다는 조건을 제시했다.

다만 신문은 이런 중국 당국의 약속에도 불구하고 무슨 이유에서인지 류샤가 연금 상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2018/07/10 2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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