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今天動向-9월7일] 시황디 확실하게 ‘동쪽 잔치’ 외면하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9일 지난달 31일부터 베이징에서 열린 중-아프리카 협력포럼의 피날레를 장식한다. 이어 러시아 연해주의 블라디보스토크에서 11일부터 이틀간 열리는 제4차 러시아 동방경제 포럼에 참석한다. 9일은 북한 정권수립 70 주년 기념일이다. 시진핑을 중심으로 하면 북한 정권 고희연 당일 군사 퍼레이드가 펼칠 평양을 등지고 있는 형국이다. 열흘간 행사를 마치고 아프리카 각국 대표들이 베이징을 떠나 서쪽 아프리카 대륙으로 떠나기 때문이다. 서쪽으로 떠나는 빈객들을 배웅하면 동쪽과는 등지고 서는 포즈라는 비유다. 이 행사를 마치고 시진핑은 베이징에서 북쪽에 위치한 블라디보스토크로 떠나는데 이 역시 영락없이 북한을 외면하는 자세다. 올들어 3월과 5월 그리고 6월 3차례나 중국을 다녀온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처지에서는 시진핑의 '노골적인 홀대쇼'에 속이 부글부글 탈 것이다. 3차례의 방중 첫 번째는 할아버지와 아버지처럼 열차편이었으나 두 번은 항공기를 이용했다. 아니 이용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 사이 낀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에 참석하려면 어찌됐던 비행기를 이용해야 했기 때문이다. '암살 공포 울렁증'을 견뎌내야 하는 강요당한 '극기 훈련'이기도 했었다. 이처럼 자존심을 구긴 '비례과공'의 저자세 외교를 펼쳤으나 그 보상은 '등지고 외면'인 셈이다. 중국도 이를 의식했음인지 전례와 확실하게 다른 의전 격상을 설계했다. 6일 베이징 주재 북한 대사관에서 열린 정권 수립 기념행사에 권력 서열 4위인 정협주석 왕양이 한반도 사무 특별 대표를 맡은 쿵쉬안유 외교부 부부장을 대동하고 참석했다. 지난해에는 외교부장 부장조리이던 쿵쉬안유가 참석했던 데 비해 보면 격을 아주 크게 높인 것이다. 9일 평양의 9·9절에는 리잔수 전인대 상무위원장(국회의장 격)이 참석하는데 3년전에 서열 5위 류윈산 상무위원이 방문한데 비하면 이 역시 방문 인사의 비중을 높인 것이다. 그러나 두 경우 모두 권력 서열 2위이며 외교와 의전 활동에서는 국가주석을 대신하는 리커창 총리는 아니었다. '시황디' 시진핑 국가주석에게 북한은 '제후국' 대우를 넘어서지 못했고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중국 권력 서열 3위 카운터파트 대접이 최고인 셈이다. 90세인 말레이시아의 마하티르 모하마드가 다시 총리에 선출되어 중국을 방문했을 때 공항에 영접 나선 중국 측 인사는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 왕이었다. 그리고 시진핑 이하 권력 서열 1위부터 7위까지 정치국 상무위원 모두 따로 따로 그를 접견했다. 시진핑이 역점을 두고 있는 새로운 실크로드 프로젝트의 출발점 말레이시아의 전략적 가치를 중시하기 때문이었다. 문재인 대통령의 지난해 말 방중 시 공항 영접을 나온 중국 관리는 당시 외교부 부장조리(차관보)이던 쿵쉬안유이었다. 부부장으로 승진이 내정됐으나 당시에는 아직 말석 부부장조차 되기 전이었다. 그리고 문 대통령은 베이징에서 총리로부터 식사 대접을 받지 못해 '혼밥' 해프닝을 연출했다. 시진핑이 본받고자 하는 마오쩌둥 시대 전인대는 '고무도장 취급을 받았고 정협은 ‘박수부대'였다. 2017년과 2018년 한반도의 남북한은 똑같이 홀대 받았다. 하지만 한국보다 경제력은 물론 종합국력 면에서 크게 뒤진 말레이시아는 미국급 의전 예우를 받았다. '시황디 시대'에도 '이소역대(以小逆大)'는 반드시 '불가(不可)' 하지 않다. <盲瞰圖子>

▶ 2018/09/07 17: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