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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일본에 “쿠릴 주권 인정이 협상 계속 전제”
라브로프 "'북방영토'라고 부르지 말라" 요구
스가 관방 "일본의 법적 입장에는 변함없다" 일축
러시아는 일본에 대해 난항을 겪어온 양국 평화조약 협상을 계속하려면 쿠릴 4개 섬(일본명 북방영토)에 러시아 주권을 인정해야 한다고 경고했다고 지지(時事)와 AFP 통신이 15일 보도했다.
매체에 따르면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전날 모스크바에서 고노 다로(河野太郞) 일본 외상과 회담을 갖고서 기자들을 만나 평화조약 교섭을 지속하기 위해선 쿠릴 4개 섬 전체가 러시아 주권 하에 있다는 것을 일본 정부가 인정하는 것이 첫걸음"이라고 언명했다.
이번 외무장관 회동은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와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작년 정상회담 때 종전 평화조약 체결을 서두르기로 합의한 후 처음 열렸지만 과거처럼 서로 주장을 고집하면서 평행선을 그렸다.
일본 측은 전후 협상에서 옛 소련군이 종전 무렵에 점령한 쿠릴 4개 섬에 대한 주권을 주장해왔다. 이로 인해 교섭은 수십 년간 사실상 교착 상태에 있다.
라브로프 외무장관은 "남 쿠릴열도 전부에 대한 러시아 주권을 포함해 일본이 제2차 세계대전 결과를 모두 논의 여지없이 승복하면 러시아 정부가 평화조약 체결에 노력할 용의가 있다"고 못 박았다.
그는 쿠릴 4개 섬에 관한 양국 입장에는 근본적인 의견차가 남아있는 것을 숨길 생각이 없다며 "일본 측이 종전 입장을 바꾸지 않는 한 진전은 어렵다"고 압박했다.
아울러 라브로프 장관은 일본이 쿠릴 4개 섬을 '북방영토'라고 지칭하는 것도 용납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다만 라브로프 장관은 그래도 푸틴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일본과 밀도 있는 협력과 신뢰 관계를 구축하고 싶다며 협상을 계속하겠다는 의향을 표시하기도 했다.
러시아로선 오는 22일 개최하는 정상회담을 비롯한 향후 교섭에서 일본 측이 자국의 주장에 귀를 기울여 양보책을 내놓을 용의가 있는지를 탐색하고자 이런 강경자세를 취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대해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일본 관방장관은 각의 후 기자회견에서 "정부의 법적 입장은 변함이 없다"고 일축했다.
일본 정부는 옛 소련이 일본의 포츠담 선언 수락 후에 쿠릴 4개 섬을 불법 점거한 상태가 계속되고 있다는 입장이다.
스가 관방장관은 양국 외무장관 회담에 관해서는 "진지한 협의를 했다는 보고를 받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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