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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今歷단상-1월21일] 가장 적합은 가장 강함이 아니다
마오쩌둥은 '영원한 총리' 저우언라이의 후임으로 저우 타계 13일 간의 장고 끝에 '듣보잡' 화궈펑을 지명했다.
알렉산더 대왕은 숨을 거두기 전 후계자로 누구를 지명할 것인가에 대한 질문에 "가장 강한 자에게"라는 말을 남겼다.
1976년 1월 당시 자신의 죽음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었던 마오는 후계자로 '능력'과 '실권'을 모두 배제했다.
알렉산더의 말을 빗대어 마오의 선택을 내심의 말로 표현해 보자면 '가장 적합한 자'가 되지 않을까.
수석 부총리인 상무 부총리 덩샤오핑은 외교, 국방 그리고 경제 부문에서 능력이 뛰어나고 실적으로 이를 입증했다.
그러나 덩의 궁극적 노선이 자신과는 다르다는 점을 가장 확실하고 정확하게 마오 자신이 파악하고 있었다.
마오에게 있어 보리스 옐친이 미하일 고르바초프가 여겼던 것처럼 덩샤오핑은 '허가 받은 반골'이었다. '마오는 비상도 약이다'라는 심정으로 그를 쓰고 있었던 것이다.
장춘차오는 복수의 부총리 군에서 덩 다음 서열 위치를 차지하고 있었다. 그는 자신이 확고하게 장악하던 선전 매체를 동원, 총리가 된 것처럼 김치국 마시듯 거들먹거렸다.
마오는 장춘차오가 선전과 선동에 뛰어났고 권력 탈취와 이를 유지하는 권모술수에 탁월하다는 점을 인정했고 그 이유로 중용했다.
하지만 경제는 물론 행정면에서는 대책 없이 무능했다. 더군다나 지도자의 그릇으로는 마오 자신의 비전 무게를 고스란히 담다가는 깨저버릴 사기그릇과 같은 존재라는 점을 일찌감치 파악하고 있었다.
마오는 4인방의 실질적 리더 장춘차오를 '호랑이 가면 속 여우'로 그 실체를 판단했다. '보약도 독약이 된다'는 경계심을 버리지 않았다.
그래서 선택한 인물이 능력 면에서는 덩샤오핑에 크게 뒤지고 경제와 행정면에서는 창춘차오보다는 나은 화궈펑을 택한 것이다.
화궈펑은 충성 면에서는 창춘차오 못지않았다. 아니 그 이상이었다. 그러나 창춘차오의 교활함이 없었다. 중국의 권력 세계에서 이는 치명적 약점이었다.
마오는 이 '마오이즘의 우등생'에게 권력 의지를 키우고 홀로 설 때까지 화를 지켜줄 '호위무사'를 배치하고 '병풍 체제'를 설계할 생각이었다.
다만 그 시간이 너무 짧았다. 마오는 화궈펑 총리 지명 7개월 19일 뒤 세상을 떠났다.
그러함에도 마오 노선이 자신의 사후 2년 3개월 뒤인 11기 3중전회 때까지 지속되고 또 천안문에 마오의 대형 초상화가 지금까지 여전히 걸려 있는 요인 중의 하나는 마오의 시각에서는 양 극단인 덩과 장을 모두 배제하고 중용적 인물인 화궈펑을 최후의 후계자로 선택한 때문이다.
알렉산더 대왕의 '무책임한' 유언으로 왕비와 그 자신의 어린 아들, 모친과 친인척이 그의 사후 단기간 내에 잇달아 의문의 암살을 당했고 거대한 그의 제국은 붕괴되지는 않았으나 곧바로 분열됐다.
스탈린도 구체적으로 후계자를 지명하지 않았다. 묵시적으로 알렉산더 대왕의 유언인 ‘가장 강한 자에게’란 말을 한 셈이다.
스탈린 사후 권력투쟁, 정변을 통해 흐루시초프, 브레즈네프 등 최고 권력자가 바뀌었고 '가장 강한자' 옐친에 의해 소련도 해체됐다.
덩샤오핑은 '시대에 적합한 자'를 선택했다. '유능'과 '강함'을 모두 배제했다는 점에서 마오와 같았으나 덩은 시대의 흐름'에 따를 수 있는 인물을 택했다는 것이 결정적 차이였다.
마오와 덩은 사이비 관계다. 덩의 사후 2018년까지 21년째 '붉은 중화 제국'은 하루가 다르게 부쩍부쩍 굴기하는 가운데 순항했으나 2018년 3월 말 이후 미국과의 무역 전쟁 심화로 최대의 시련을 겪고 있다.
이는 시진핑이 '가장 강한자'로 자신을 너무 성급하게 자리매김하고 '최대 강성 대국 중국' 지향을 노골화하였기 때문이 아닐까.
시진핑은 덩으로부터 독립과 극복을 추구하였다. 덩이 마오로부터 그러하였던 것처럼 말이다. 그러나 이는 한편으로 중국 내부에서 심각한 분열의 싹을 키웠다.
외우내환을 스스로 가속하였다.
<스위프트-버크왈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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