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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頓悟頓修]사건 뒤 여자 그리고 만리장성 쌓기
한국서도 '존재와 무' 놓고 헛된 천리장성 쌓기
벨 아미, 도리언 그레이 그리고 다윗에서 골리앗으로
중국 당국이 최근 한국의 대표적 포털사이트 네이버를 차단한 데 이어 제2포털 사이트 다음도 막았다는 소식이다.
중국이 '사이버 만리장성'을 한국까지 확대한 것은 중국의 여배우 '판빙빙' 때문이라고 한다.
중국 당국은 지난해 3월에 발단 후반기까지 이어지며 활활 타올랐던 '판빙빙 스캔들'이 중국 권력세계의 '넘버투 맨'으로 간주하기까지 하는 왕치산 국가부주석마저 언급되는 사태로 치닫자 이를 탈세사건으로 축소지향 정리했다.
초범이라는 이유로 막대한 금액의 벌금을 판빙빙에게 부과하는 선에서 사건을 매듭지었다.
판빙빙의 신병처리를 하지 않아 불길이 더는 번져나가지 않게 한 뒤 이 사건과 관련한 중국 내부의 뉴스 전파를 원천부터 막았다.
그야말로 옥석은 물론 '진짜 진짜' 가짜 뉴스가 마구 뒤섞인 채 쓰나미처럼 중국 사이버 공간으로 밀려 들어온 중화권의 관련 뉴스들의 전파를 차단하고 추가 진입을 원천 봉쇄했다.
하지만 전혀 생각지 않았던 한국이 사이버 공간의 만리장성을 붕괴로 몰고 갈 틈이 되고 있다는 판단을 중국 당국은 내리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한국어로 된 판빙빙 관련 뉴스들도 그의 한국 내 인기 때문에 적지 않았는데 이들 뉴스가 구글의 자동번역 시스템 등을 이용 중국어로 번역되고 나서 중국 내에 번지자 중국 당국이 급기야 네이버와 다음 사이트까지 접속을 차단하기에 이른 것으로 보인다는 분석이다.
'사건 뒤에 여자가 있다'라는 말이 있다. 또 '하룻밤이면 만리장성을 쌓는다'는 말도 있다.
전자는 천지를 뒤흔들만한 사건의 발화점에는 필연적으로 '여자'가 있다는 말인데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그 사례는 허다하다.
후자는 해석이 여러 판본이 있지만 만리장성을 쌓느라 생과부가 된 여인과 하룻밤을 지내 그에게 남편을 돌아오도록 해주기 위해 대신 만리장성을 쌓으러 간다는 것도 그중 하나다.
우리로서는 중국 당국이 갑자기 취한 '사이버 만리장성' 추가 축성은 아닌 밤중의 홍두깨요 뜬금포다.
그러나 곰곰이 생각해 보면 '사건의 여인이 만리장성을 만들게 하였다'라고 정리할 수도 있겠다.
중국 당국의 뜬금포식 '만리장성 쌓기'와 비슷한 시기에 우리나라에서도 '사건 뒤의 여성'이 사이버 공간을 뒤흔들고 있다.
같은 정치 성향의 매스컴 슈퍼스타와 얼마 전까지 분명 '듣보잡' 신세 처지였던 프리랜서 기자 간의 술집 폭행과 공갈 협박 맞고소 사건이 배임 혐의 고발로 비화하더니 급기야 '여자찾기 숨바꼭질'로 압축되고 있다.
슈퍼스타 측은 현재 한국 사이버 공간의 쓰나미 현상으로 발전한 사건의 인화점인 2016년 4월16일 오후 10시 차량 접촉 사건 당시 승용차 조수석에 '젊은 여성이 없었다'는 주장이다.
반면 프리랜서 기자는 '30대 여성이 있었다'는 제보를 받았으며 취재 결과 밀회 가능성에 대한 합리적 의문을 배제할 수 없는 정황적 상황과 증언이 충분하다'는 자세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을 몰고간 일련의 보도를 주도하며 이후 한국 매스컴계의 '울트라 슈퍼스타'로 군림해온 접촉사고 가해자와 그 소속 회사는 가해 당사자와 종편에서 공동 앵커로 활동해온 여성 아나운서의 실명을 스스로 적시하면서 이 여성 이 조수석에 앉아 있었다는 의혹을 제기한 SNS 유튜브 등 온라인상 기사 작성자는 '가짜 뉴스'를 만들었다며 사법적 대응을 하겠다고 경고하고 나섰다.
'듣보잡'에서 '자고 일어나 보니 유명해졌다'의 주인공이 된 프리랜서 기자는 슈퍼스타 접촉 사고 가해자를 '진보의 요람이 키워낸 괴물'로 개념 규정을 하고 공세에 맞서고 있다.
'있다와 없다'라는 명제를 놓고 다투는 '존재와 무'의 철학적 논전으로까지 확대해 볼 수도 있는 사건이 되고 말았다.
중국에서처럼 '사건 뒤에 여자가 있다'는 정황은 비슷하다. 그러나 서해 저편의 '만리장성 쌓기'는 효과적일지 몰라도 우리나라에서 '천리장성 쌓기'는 불가능하다.
프랑스 모파상의 소설 '밸아미'는 핸섬한 용모의 '나쁜 남자'가 문필 재능이 뛰어난 여성과 결혼 자신의 외모와 부인의 재능을 결합하여 신언서판의 언론인으로 포장하고서 온갖 지저분한 책략으로 출세가도를 달려 그 정점에 오르는 과정을 그렸다.
비슷한 시기 도버해협 건너편의 오스카 와일드도 뛰어난 용모를 지녔으나 온갖 악덕으로 가득 찬 한 남자의 일생을 그렸다. 제목은 '도리안 그레이의 초상화'다.
주인공 남자는 나이가 들어도 전혀 늙지 않는데 다만 그의 집안에 걸어둔 젊은 날의 초상화는 시간이 감에 따라 얼굴 모습이 늙어가는 모습으로 변하였다.
온갖 추접스런 일을 거듭한 이 멋진 용모의 '나쁜 남자'는 성공을 거듭하면 할수록 초상화의 얼굴은 기괴하고 추잡하게 늙어갔다.
비슷한 캐릭터의 남자를 주인공으로 한 도버해협 양안의 두 작가 소설의 엔딩은 서로 다르다. 극과 극이다.
모파상은 해피엔딩으로 오스카 와일드는 그로테스크한 권선징악으로 작품을 끝맺었다.
'벨아미'는 출세의 정점에 오른 뒤 출세의 사다리가 된 부인을 걷어차고 다른 젊은 여인과 화려하게 재혼한다.
소설의 끝 대목은 귀빈 하객들로 성시를 이룬 가운데 벨아미의 재혼 결혼식은 햇살마저 눈부신 가운데 화창한 날씨 속에 이루어졌다로 마친다.
벨아미의 부인 내쫓기 계략은 그가 구사한 것 중 백미다. 결혼 전에 각자의 사생활은 서로 간섭치 말자는 재능있는 여인의 요구를 받아들여 결혼하고서 혼외정사를 내버려두다가 결정적 순간에 외도 현장을 경찰과 함께 덮쳐 이혼 요구에 꼼짝달싹 할수 없이 받아들이도록 하였다.
오스카 와일드의 '도리언 그레이의 초상화' 주인공은 막판에 결국 온갖 비리와 음모 그리고 너저분한 책략들이 모두 탄로 나 파멸한다.
주인공은 그가 숨기고 자신만이 살펴보던 밀실의 대형 초상화에 얼굴을 박고 죽었다.
죽은 그의 얼굴을 되돌려본 사람들은 경악한다. 어제까지만 해도 동안의 신선한 용모의 그의 얼굴은 시간에 따라 변한 초상화의 모습과 똑같이 늙고 기괴해진 상태였다.
우리나라 현 매스컴계의 '울트라 슈퍼스타'는 2017년 3월 골리앗을 쓰러뜨린 다윗의 존재로 비쳤다.
물론 탄핵 반대자들은 그 수려한 동안의 얼굴은 대중을 속이는 가면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진면목은 추악하고 기괴하다고 목청을 높였다. 시간이 가면 갈수록 그 목소리는 아주 아주 커졌다.
이제 '듣보잡' 프리랜서 기자의 '다위 돌물매'에 참수 직전의 골리앗처럼 비틀대고 있다.
'사건 뒤의 여성'을 두고 '존재와 무'의 다툼을 벌일 이 슈퍼스타의 엔딩은 모파상의 '벨아미'가 될까 아니면 '도리언 그레이'가 될까 자못 궁금하다.
<스위프트-버크왈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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