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 : 19/04/20 01:47



[Viewpoint] 트럼프 국정연설서 “한국 일절 언급 안해”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2월6일 정부 기본과제를 제시하는 국정연설을 했다.

대중 무역전쟁과 한반도 정세 등 긴장이 이어지는 가운데 이번 연설은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를 점치는 기회로서 주목을 받았다.

애초 1월29일 예정이었다가 연방기관의 폐쇄(셧다운)가 장기화함에 따라 1주일 늦췄다.

하지만 국정연설은 뚜껑을 열자 맥이 풀릴 정도로 내용이 없었다. 2월27, 28일 베트남에서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제2차 정상회담을 개최한다는 것이 고작이다. 이것도 사전에 전해진 수준을 넘어서지 않았다.

북한에 관해서 "나와 김정은 국무위원장 사이가 좋다"든가 "내가 대통령에 당선되지 않았으면 북한과 전쟁이 일어났다",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가 멈췄다", "약속대로 미국인은 귀국했다"고 언급했을 뿐이다. 이제부터 어떻게 한다는 얘기는 전무했다.

중국과 벌이는 무역전쟁에 대해서도 "중국이 여러 해 동안 미국 산업을 표적으로 해서 지적재산권을 훔치고 미국의 고용과 부를 탈취해갔다. 이런 일은 이제 끝났다고 중국에 확실히 통고했다"고 거듭 비판하는 정도였다.

그나마 '지적재산 절도'라고 트럼프 대통령이 언명한 것이 눈에 띠는 대목이라고 할 수도 있겠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과 합의하려면 불공정 무역관행을 중단하고 만성적인 미국 무역적자를 줄이며 미국 고용을 지켜야 한다"고 역설했다.

다만 매번 그렇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을 대단히 존경하고 있다"는 공치사를 잊지 않았다.

중국 수입품 2500억 달러 상당에 제재관세를 부과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이 미국을 잘 이용해온 것을 비난하지는 않는다. (미국의 대중 무역적자는)이제까지 미국 지도자와 의회가 그런 희극을 용납했기 때문"이라며 유화적인 자세를 보이기도 했다.

국정연설은 모두부터 "내가 오늘밤 제시하는 정책과제는 공화당과 민주당의 과제가 아니다. 미국인의 과제"라며 민주당의 공격을 견제했다.

끝맺는 말도 "지금은 시민으로서 이웃으로서 애국자로서 우리를 연결하는 사랑과 충성심, 기억의 유대를 소생시킬 때"라고 일치단결을 촉구했다.

일치단결 호소는 국정연설의 단골메뉴인데 트럼프에는 더할 나위 없다. 작년 11월 중간선거에서 하원은 여당 공화당이 대패함에 따라 대통령의 예산안과 법안의 성립이 다수파 민주당에 좌지우지되기 때문이다.

트럼프는 멕시코 국경에 건설하는 장벽 건설비를 승인하지 않는 한 임시예산을 편성하지 않겠다며 서명을 거부했다.

이는 사상 최장인 35일간에 걸친 연방기관 일부의 기능 마비를 초래하는 셧다운으로 이어졌다.

여론의 반발에 따라 1월25일 임시 예산안에 사인을 했지만 이것도 2월15일까지 잠정이다.

일각에선 "트럼프 대통령이 국정연설 때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국방비에서 장벽 건설비를 염출하는 것은 아닌가"는 관측도 있었으나 실제로는 이를 피해갔다.

그래도 트럼프 대통령은 "장벽을 세우겠다"고 언명해 장벽에 대한 집착을 숨기지 않았다. 이달 15일까지 민주당과 타협을 보지 못할지, 재차 결렬할지 앞이 보이지 않고 있다.

다만 국정연설에서 드러낸 협력 자세를 감안하면 타협이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2020년 대선에서 재선을 노리고 있다. 재선이야말로 정권의 최우선 과제이다. 이제부터 모든 정책은 "재선을 향해 움직인다"는 것이 확실하다.

의회가 상원은 공화당, 하원이 민주당 장악 항에 있는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내정을 일방적으로 끌어나가기는 어렵다. 그래서 외교 면에서 득점을 올리려는 것이다.

중국과 북한, 여기에 한국, 러시아와 관계를 어떻게 할 것인가.

중국은 대미 무역전쟁을 이길 수 없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중국의 대미 수입액은 수출액의 3분지 1밖에 안 돼 트럼프 행정부의 제재관세에 같은 규모로는 대항할 수 없는 탓이다.

보복 수단으로 미국채를 매각하려고 해도 중국 자체의 신용불안을 야기, 위안화 급락을 가져올 우려가 있기에 그렇게 하기 힘들다.

시진핑 주석은 결국 대폭 양보해 미국과 대립을 무역 부문에만 그치도록 하는 수 외에는 다른 방법이 없다

이미 미국산 대두의 수입을 확대하고 자동차 관세를 내리는 등 꼬리를 내리고 있다.

그러나 근본적인 미중 갈등이 해소되는 것은 아니다. 남중국해에서 군사기지 건설을 비롯해 중국의 대외 확장노선은 계속되고 있다. 트럼프 정부도 중국을 봉쇄한다는 전략을 멈추지 않고 있다.

북한과 관련해선 지속적으로 제재 압력을 가하는 노선을 유지할 전망이다. 구체적인 비핵화 없이 제재를 하겠다는 생각은 없다.

김정은은 중국을 뒷배로 삼아 저항하려고 하지만 미중 협상의 전개에 따라선 오히려 중국이 미국을 달래기 위해 북한을 압박할 공산이 농후하다.

러시아는 어떤가. 미국에 최대 가성적은 중국이다. 이는 제임스 매티스 전 국방장관의 사임 후 정관대행을 맡은 마이크 섀너한은 국방부에서 취임 일성으로 "중국, 중국, 중국에 유의하라"고 훈시한 사실로 잘 드러난다.

원래 러시아는 국내총생산(GDP)이 중국에 비해 8분의 1에 지나지 않는다. 옛 소련 영광을 생각하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어떻게든 경제를 활성화시켜 중국을 따라잡으려고 한다.

한편 중국을 주적으로 간주하는 미국으로선 러시아와 관계를 개선해 중국을 견제하는 쪽이 합리적이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은 일관해 러시아에는 유화적이다. 중국을 둘러싼 미러 간 자세는 일치할 가능성이 크다.

한국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스탠스는 국정연설에 확실히 나타났다. 한반도 정세가 요동치고 있는데도 한국을 지칭하는 'korea'를 일절 언급하지 않았다.

강제징용 배상판결 문제와 일본 자위대 초계기 사격 레이더 조준 논란으로 한국과 관계가 악화하는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조차 시정연설에서 "미국과 한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와 긴밀히 연대하겠다"고 말했음에도 그렇다.

2019/02/09 0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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