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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今歷단상-4월17일] 김옥균 명성황후 대원군...망국전야
동북아의 노대국이자 대륙세력인 청나라와 신흥하는 해양세력 일본 간 지역 패권 쟁탈전인 청일전쟁이 끝난 1895년은 간지로 따져 을미년이다
우리는 이해를 당시 왕조 체제에서는 국모로 간주되던 왕비가 본궁인 경복궁 한복판에서 일본 낭인들에 의해 참살당하고 시신이 불태워진 참담하며 부끄럽고 비분강개를 느끼지 않을 수 없는 을미사변이 일어난 해로 기억하고 있다.
청일전쟁을 전후로 하여 우리나라 조선 말기 역사에서 가장 중심인물이며 영향력이 컸던 세 사람이 4년 사이 정치무대에서 모두 사라졌다.
그들은 갑신정변 지도자며 주모자 김옥균, 국왕 고종의 부인으로 최고 실권자 명성황후 그리고 고종의 부친으로 명성황후에 앞서 최고 실권자로 군림하던 흥선대원군 이하응이다.
앞의 두 사람은 생물학적 사망과 함께 더는 정치적 역할을 하지 못하게 됐다. 마지막 한 사람은 생물학적 사망에 앞서 정치생명이 끝을 맺었다.
격동하는 서세동점의 국제정세 소용돌이 속에서 동북아의 약소국 조선의 세 정치인은 외세의 틈바구니에서 이런 운명을 맞았고 이는 망국이라는 비극적 앞날을 예고했다.
청일전쟁 발발 4개월 전인 1894년 3월 김옥균이 암살됐다. 청일전쟁 종결 6개월 뒤인 1895년 10월 명성황후가 시해 당했다.
이하응은 일본의 허수아비 노릇을 거부하여 1898년 생물학적 종생 3년 앞서 정치적 사망선고를 받아야 했다.
1851년생으로 동갑인 김옥균과 명성황후는 정적 관계였다. 시아버지와 며느리 관계인 대원군과 명성황후 역시 불구대천의 정적 사이였다.
1884년 갑신정변을 일일으켜 일본 메이지 유신과 같은 체제 변혁을 하려던 김옥균은 해양세력 일본의 힘을 끌어들여 실패한지 10년 뒤 대륙 세력인 중국 청나라로 말을 바꾸어 타려는 시도를 하려다 암살을 당했다.
그를 죽인 홍종우는 프랑스 유학생 출신으로 개혁파로 간주되어 김옥균의 신임을 얻어 측근이 되었고 중국으로 유인하여 그를 암살한 것이다.
홍종우는 김옥균을 암살한 뒤 청나라 관원에 체포되었으나 귀국한 후 풀려났다. 그는 독립협회와 반대되는 황국협회에 간여, 독립협회를 탄압하는데 적극적인 역할을 하였다.
관리가 된 뒤 독립협회 지도적 인물인 이승만에게 사형을 구형하기도 하였다. 그는 제주목사를 역임하기도 하였으나 러일전쟁 후 정치적으로 몰락하였고 망국 3년 뒤인 1913년 사망한 것으로 전해진다. 홍종우는 1850년생으로 김옥균 보다 한 살 연상이다.
개화파로 출발한 홍종우는 대륙세력 러시아 편에 붙어 이완용과 같은 배를 탔으나 이완용이 재빨리 해양세력 일본으로 말을 갈아탄 반면 홍종우는게속 러시아편에 섰다. 이완용과는 정반대의 말년을 보냈다.
그러나 이완용이 사후 '만고역적 매국노 1호'로 뚜렷이 역사 속에 새겨진 반면 홍종우는 망각 속에 묻힌 인물이 되었다.
명성황후는 일본이 승리하자 또 다른 대륙세력을 끌어들여 일본이 승리를 통해 확보한 한반도에서 세력 우위를 잃도록 만들자 일본의 비상조치로 제거된 것이다.
대원군은 이이제이와 원교근공 방식을 배합하여 프랑스 힘으로 러시아를 견제하려 하였으나 두 차례 서양 세력의 침략을 받기에 이르자 대책 없는 쇄국 정책을 고수하던 와중에 실각했다.
대원군은 실각 10년 뒤인 1882년 임오군란으로 잠시 권력을 되찾았으나 청나라는 일본 등 해양세력의 견제라는 국제 정치적 전략적 판단에 따라 대원군을 천진으로 납치했다. 이는 대원군의 불가역적 실각으로 귀결됐다.
대원군은 이후 정적인 며느리로부터 탈권에 골몰, 일본에 접근하기까지 하였으나 을미사변 후 그들의 허수아비로 이용당하는 것을 주저하다 정치적 식물인간이 되었다.
김옥균은 1894년에, 명성황후는 그 한해 뒤인 1895년 그리고 대원군은 명성황후 시해 3년 뒤에 생을 마감했다.
고종은 힘 있는 외세에 둘러싸여 질식사할 압박을 당하면서도 다중 접시돌리기 식의 위태하고 불안한 세력균형을 취했다.
대한제국으로 국호를 바꾸고 독립자주를 표방하는 황제국으로 체제를 바꾸는 나름 개혁 조치를 취했다. 하지만 이는 허울뿐인 실속 없는 코스플레였다. 결국 대원군 사후 12년 뒤 망하고 말았다.
'앞서의 일을 잊지 말자 앞으로 다가올 일의 스승이 될지니(前事不忘 後事之師)' <盲瞰圖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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